인상 기정사실…‘연말 콜금리 5%’

한국은행(한은)의 금리정책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중장기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지만 그 시기와 인상의 이유에 대해선 ‘백화제방(百花齊放)’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언제쯤 얼마나 어떤 목적으로 콜금리를 조정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몇 차례에 걸친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한국의 정책금리가 명목성장률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의 과잉 유동성 현상이 벌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를 흡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여기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결과적으로 저금리가 주택시장 과열을 부추겼으니 금리인상을 통해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금리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킨 사례가 적지 않다.하지만 한은은 2006년 연말 집값이 폭등했음에도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대신 지급준비율을 높여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통화량을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썼다. 가뜩이나 냉기가 도는 실물경제를 더욱 얼어붙게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가계 부실 우려도 금리 인상의 길을 막아섰다. 가계부채가 이미 심각한 수준인데 금리까지 올리면 제2의 신용 불량 사태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한은이 경기 부양이나 가계 부실 방지 차원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하강 조짐이 농후해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면, 그 효과보다 주택시장 불안의 심화라는 부작용이 더 클 가능성”이 있으며 “금리 인하가 소비나 투자 진작에 미치는 효과는 지난 5년간 미미했다”고 경고하고 있다.결국 한은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낸다. 이성태 총재 취임 이후 금리 인상이 한은의 기본 방침으로 자리 잡은 데다 최근 지급준비율 인상에 이어 총액대출한도를 축소하는 등 과잉 유동성 잡기에 본격 나선 상태여서 분위기가 무르익는 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다.문제는 시기와 폭이며 이는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호전되면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고 그 폭도 상향 조정될 수 있다. 부동산 가격 변화도 금리 인상을 결정할 변수다. 2007년은 대선이 있어 정부의 억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 폭등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은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큰 폭의 인상은 없을 것이다. 가계 불안을 증폭시켜 자칫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대우증권은 한은이 1분기 중에는 현재의 금리(콜금리 기준 4.5%)를 이어가겠지만 2분기 중 계절적 요인으로 집값이 들썩이면 2분기 말 무렵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하반기 중 2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해 연말 5%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다. 시중금리는 2분기 말 전고점(2005년 12월 5.27%)까지 도달한 후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모건스탠리는 2007년 상반기엔 콜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콜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