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장군은 없다… 주변신뢰가 우선

서로 연결돼 살 수밖에 없다는 좁은 네트워크 사회를 흥미롭게 설명하는 게임이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이다. 게임의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어떤 영화를 가지고 시작하든지 출연한 배우들을 연결해 가면 아무리 많아도 6번째 영화 이전에 반드시 케빈 베이컨이 출연한 영화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벤지>라는 영화에 출연한 영화배우 패스티 개럿은 다른 한 편의 영화에서 덴절 워싱턴과 같은 영화에 출연했고 덴절 워싱턴은 <아폴로 13호>라는 영화에서 케빈 베이컨과 함께 출연했다는 식이다. 우리가 넓은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서로가 피해가기 어려운 아주 좁은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이와 같은 이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 역시 같기 때문이다.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사람도 결국 몇 단계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반드시 알 수밖에 없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이가 된다. 이런 네트워크 사회에서 협상을 잘하는 사람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사회에서 신뢰할만한 사람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한 조직에서 신뢰받을 수 없는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얻어낸다는 것이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신뢰할만한 사람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가장 강력한 힘을 갖춘 셈이다. 신뢰할만한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고 따라가는 것이 우리들이 살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사회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협상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1. 업무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한다.신뢰받는 협상가의 첫 번째 특징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업무 영역에 대해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력이 없는 사람에게 다른 일을 맡길 수 있을만한 믿음이 생겨날 수 없다. 성공적 협상가의 가장 중요한 기본 중 하나가 협상의 주제에 대한 깊고 넓은 해박한 지식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2. 신뢰 받을 수 있는 정치력을 확보한다.신뢰할만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사회로부터 인정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법률적 문제가 발생한 사람은 먼저 주위에 있는 가까운 법조계 관련자로부터 유능한 변호사를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이 전문가의 능력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같은 조직에 속한 사람의 평판이나 추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상에 독불장군이 없다는 말은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더욱 더 설득력이 있다. 종종 우리는 조직 내의 정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을 능력이 없는데 아부만 잘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하곤 한다. 그러나 정치적 성향을 발휘하며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네트워크 사회에서 갖춰야 하는 협상가의 특징 중 하나다.3. 열정적이며 목표 지향적이다.열정적이며 성공을 추구하기 위해 적극적인 사람이 신뢰받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 것이라는 예감을 가지고 있는 쪽에 투자하지 않는다. 물론 때때로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시각도 필요하다. 그러나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과 함께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4. 성과를 언제나 공평하게 나눈다.성과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신뢰를 쌓는다. 비즈니스 사회에서 형성된 관계는 이해관계를 떠나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냉정한 시각으로 비즈니스를 바라보자.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하듯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함께 일을 한 후 성과를 나누어 가질 수 없다면 불신과 배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신뢰받는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일관성이다. 우리는 변덕스러운 사람을 신뢰하지 못한다. 차라리 생각이 나와 다르더라도 일관성 있는 사람을 더 믿고 싶은 것이 우리들이다. 적어도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은 없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네트워크 사회에서 신뢰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일관되게 신뢰받는 협상가의 특징들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경영회계학 석사. 시카고 로욜라대학 법학 박사. 국제변호사이자 공인회계사. K&P홀딩스 대표. △저서: <비즈니스 협상론>, <상대를 내편으로 만드는 협상기술>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