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속도 ‘와우’…‘MP3, 안~녕’

‘MP3플레이어(MP3P)가 MP4플레이어(MP4P)로 진화하고 있다.’최근 각 MP3P 업체들이 앞 다퉈 MP4P를 내놓고 있다. MP4P는 기존 MP3P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MP4 방식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MP4P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MP3P보다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할 뿐 일반 MP3P처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부가 기능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어학용 및 교육용으로 MP3P를 사용했던 소비자들은 MP4P로 실제 강의 화면을 보면서 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MP3P보다 활용도가 뛰어나다.국내외 관련제품 ‘봇물’MP4P가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MP3P에 대형 컬러LCD를 장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초기 MP3P는 단순한 흑백LCD가 장착돼 있었고 칩셋 성능이 낮아 MP3 오디오 파일만을 처리할 수 있었지만, 고성능 칩셋과 컬러 LCD가 등장하면서 MP4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디빅스플레이어, PMP 등도 MP4 파일을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MP4P에 포함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적으로 MP3P처럼 휴대용으로 들고 다니는 제품 중 MP4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을 MP4P라고 부르고 있다.MP4P는 PDA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애플 아이팟 등 대부분 모바일 동영상 재생기기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급속히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레인콤을 비롯해 코원시스템, 아이옵스 등 MP3P 업체들이 MP4P를 출시한 상태이며 내년에는 더 많은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애플이 MP4 재생이 가능한 5세대와 5.5세대 아이팟을 내놓았으며 향후 아이팟 제품에서도 MP4를 지원할 예정이다. 샌디스크, 크리에이티브 등 MP3P 업체들도 MP4를 지원하는 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MP4P 시장이 열리고 있다.MP4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MPEG라는 단체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동화상 전문가 그룹(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으로 불리는 이 단체는 비디오, 오디오 압축 표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988년 처음 만들어진 이 단체에서는 다양한 산업과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디지털 비디오, 오디오 관련 표준을 만들고 있다.이 단체에서는 MPEG-1, MPEG-2, MPEG-3, MPEG-4 등 다양한 규격을 만들었는데 MP4는 MPEG-4에서 파생된 파일 형식 중 하나다. MP4는 영상과 음성을 프레임 단위로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든 규격이기 때문에 동영상 데이터를 빨리 감거나, 편집할 때 편리하다. 한마디로 동영상 데이터 재생 및 편집에 편리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초기 MP4는 동영상을 장시간 기록하는 용도로 디지털카메라에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3세대 휴대전화 동영상 포맷으로 채택되고, 대부분 휴대기기에서 MP4 파일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매우 높은 데이터 압축률을 가지는 MP4 표준 파일 중 하나인 ‘H.264’는 애플 컴퓨터 퀵타임 및 아이팟에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지원하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H.264는 기존 동영상 파일 형식과 비교해 절반 수준 데이터 크기에서도 좋은 화질을 얻을 수 있고, 다양한 네트워크와 시스템에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하지만 MP4는 파일 표준을 선정하면서 범위가 커졌기 때문에 MP4P 중에는 일부 형식을 서로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각 업체들은 MP4 파일을 자사 MP4P에서 볼 수 있게 변환할 수 있는 컨버팅 프로그램을 따로 제공하고 있다.배터리 용량 클수록 좋아MP4P 제품들이 많아지면서 어떤 제품을 골라야 좋을지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일반적으로 MP4P는 MP3P보다 배터리 소모가 많다. 이 때문에 넉넉한 재생 시간을 제공하는 기기를 선택해야 한다. LCD 화면 크기는 자신의 용도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이동이 잦은 사람이라면 1.8인치 LCD로도 충분하지만 휴대성을 좀 줄이더라도 화면이 큰 것을 원하면 2.5인치 LCD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같은 MP4P라도 일부 제품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코덱이 있기 때문에 변환 기능을 거쳐야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있다. PC에서 볼 수 있는 디빅스(Divx) 파일은 MP4P와 함께 제공되는 전용프로그램을 이용해 인코딩을 거쳐야 볼 수 있다. 최근 각 기기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H.264를 지원하는 MP4P를 구입한다면 큰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다.경매 사이트나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유통되는 MP4P를 구입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이들 제품은 1기가 용량이 5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 MP3P나 애플 아이팟 모양과 흡사한 디자인을 갖춘 이 제품들은 대부분 보따리상과 중소 유통업체를 통해 들어오는데 사후 지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구입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MP4P는 애플, 삼성전자, 레인콤, 코원시스템 등 MP3P 업체들에 PMP 업체들이 가세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삼성전자 ‘옙 T9’는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하는 MP4P다. 블루투스 헤드셋을 사용하면 무선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블루투스 휴대전화와 연동돼 헤드셋에서 바로 전화를 받을 수 있다. 1.8인치 LCD를 내장해 MP4 방식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으며 텍스트 파일, 사진 파일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등 부가기능도 뛰어나다.코원시스템 ‘코원 D2’는 올 하반기 가장 주목받는 MP4P 중 하나다. 2.5인치 LCD를 장착해 다른 제품보다 큰 화면에서 MP4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으며 지상파DMB 수신 기능도 갖췄다. SD메모리카드 슬롯을 내장해 SD카드를 이용해 추가로 메모리를 확장할 수 있으며 TV 출력 단자를 제공해 MP4 동영상을 TV에서도 볼 수 있다.PMP 전문 업체 디지털큐브가 출시한 ‘아이스테이션 미니’ 역시 지상파DMB 수신 기능을 내장한 MP4P다. 옵션으로 판매되는 전용 크래들을 사용하면 제품 충전뿐만 아니라 오디오처럼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배경화면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위젯 기능은 개성을 표현하기에 충분하다.아이옵스 ‘블루큐스윙’은 30프레임 동영상을 지원하는 MP4P다. 가격도 1기가 용량 제품이 7만9000원으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국산제품이기 때문에 품질도 믿을 수 있다. 음악을 자주 듣는 사람이나 무엇보다도 휴대성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MP3P 가격이 이미 많이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2007년도 MP4P 제품군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2007년에는 저가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제품들이 MP4P로 등장할 것으로 보이며, 부가기능과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제품으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올해엔 MP4P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했지만, 2007년에는 콘텐츠 업체와 협력해 어학 및 자격증,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MP4P 사용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DVD나 동영상을 변환해서 MP4P에 전송한 뒤 감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앞으로는 MP4P 전용 콘텐츠가 등장해 더 쉽고 간편하게 MP4P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콘텐츠는 데이터 보안성과 압축성이 우수한 H.264 등 방식에 집중되거나 각 업체들 간 협의를 통해 공동 규격이 제정돼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즐길 수 있게 될 예정이다.MP4P 가장 큰 경쟁자는 휴대전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3세대 휴대전화에서는 H.264 방식을 표준 규격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MP4P가 제공하는 MP4 재생 기능을 지원하면 MP4P의 입지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가 콘텐츠 서비스를 주도하는 현 상황으로 볼 때 MP4P는 MP3P를 대신해 당분간 휴대용멀티미디어의 ‘주연배우’를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