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비즈니스 게이트웨이 ‘우뚝’
아세안 5억 시장 중심, 자동차·패션·헬스케어 등 노려볼만태국은 성장 잠재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시아의 ‘게이트웨이(통로)’ 역할을 하는 나라다. 따라서 태국이 포스트 브릭스의 한 축이 되리라는 명제는 자연스럽게 뒤따른다.태국은 투자자 관점에서 볼 때 아시아의 비즈니스 요충지다. 동남아시아, 특히 태국을 비롯해 엄청난 가능성을 지닌 신흥시장으로 평가받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인근 국가들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메콩강 유역권(The Greater Mekong Sub-region)으로 통하는 관문이다. 또한 태국은 서방 입장에서 볼 때 중국과 인도, 그리고 5억 명의 인구를 보유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하 아세안) 등을 대상으로 무역업을 하기에도 편리한 위치에 있다.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10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는 아세안은 5억 명 인구에, 참가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가 7000억 달러가 넘는다. 아세안 내 무역 규모는 1조 달러로, 태국은 아세안 창립 멤버이자 허브 국가다. 아세안 멤버로서 역내 관세 장벽을 낮추는 데 적극적이었던 태국 정부는 2003년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 출범에도 앞장섰다. 2008년부터는 아세안 지역 내 관세가 폐지돼 동남아 지역은 거대한 단일 시장을 이룰 전망이다.인구 규모, 즉 내수시장 크기도 투자할만한 국가를 선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태국은 2003년 6.7%, 2004년 6.1%에 이어 지난해는 4.5%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내수 시장의 소비 진작과 수출에 힘입은 바 크다. 태국의 전체 인구는 약 6400만 명으로, 특히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소비가 활발한 편이다.무엇보다 태국이 이웃 국가들에 비해 주목받는 이유는 외국인 투자에 관한 정부의 태도 때문이다. 세계은행이 전 세계 17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기업환경(Doing Business) 2007’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은 18위로 23위인 한국보다 앞서 있다.태국 정부는 내수가 경제 성장의 한 축을 담당케 해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외부 충격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이른바 ‘듀얼 트랙 정책(Dual Track Strategy)’ 하에 글로벌 업체에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한편 기술과 혁신을 전수받을 수 있는 농업과 대안에너지, 자동차, 패션, 헬스 케어 등과 관련된 투자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정치·사회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것도 태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부분이다. 태국은 얼마 전 쿠데타를 겪었지만 군정에 대한 여론이 크게 부정적이지 않아 정치적인 리스크는 크지 않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히려 올해 태국은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또 전통적인 불교 국가로 국민의 대다수가 불교를 믿어 종교적인 갈등이 없는 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한다.최근 한국 기업들은 특히 자동차 시장에서 진출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태국은 동남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일본 자동차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세안 자동차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생산라인 보유 등의 노력으로 ‘질 낮은 제품’이라는 과거 인식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갖춘다는 각오다. 가전 업체의 경우 역시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등 동남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서 아세안의 허브 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