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의 계열사인 네오팜이 아토피 피부염 관련 의약품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2000년 창사한 이래 매출액이 연평균 70%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00년 7억5,000만원이던 것이 5년 만인 2006 회계연도(2005.7~2006.6)에 100억4,000만원으로 13배나 불어났다. 아토피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어 매출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내실도 확실하게 다져나가고 있다. 2000년 1억원 남짓이던 순이익이 2006년 24억6,500만원으로 무려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섭게 큰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의 놀라운 성장세다. 수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네오팜의 성공은 더욱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해외시장서 호평 잇달아네오팜 성장의 일등공신은 두말할 것 없이 기술력이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아토팜’이 높은 소비자 만족도를 보이면서 쾌속질주하고 있는 것이다.아토팜의 비밀은 네오팜이 자체 개발한 유사 세라마이드인 PC-9S에 있다. 세라마이드는 피부 각질을 구성하는 요소로 함량이 정상치보다 적으면 피부염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많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우 세라마이드가 정상인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토팜은 부족한 세라마이드를 인공적으로 보강해줘 피부 각질층의 라멜라 구조를 형성시켜 질환을 개선시키는 원리를 이용한 제품이다.원리 자체가 독특한 것은 아니다. 세라마이드를 이용한 아토피 치료제는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네오팜의 세라마이드는 경쟁제품에 비해 생체 안전성이 높으며 라멜라 액정구조의 형성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네오팜의 한 관계자는 “어떤 세라마이드를 사용했는지보다 이를 이용한 제품이 얼마나 라멜라 구조를 복원하는 데 효과가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이 점에서 네오팜의 다중층상유화물(Multi Lamellar Emulsion·MLE) 기술은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네오팜의 MLE 제품들은 임상을 통해 효과가 여러 번 입증됐다. 2000년 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 피부과에서 시행한 임상과 2001년 충남대병원 피부과에서 진행한 임상이 대표적이다.영동세브란스 병원의 임상에서는 4주 만에 질환이 절반 이상 치유됐고 8주에 걸쳐 실시된 충남대병원 임상에선 이전의 제품에 비해 효과가 1.5~2배 정도 높은 것으로 결정이 났다.네오팜의 MLE 기술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세계피부연구학회지를 비롯해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의 유명 학회지에 10여차례나 네오팜의 기술이 소개됐을 정도다. 미국과 국내 특허를 취득했으며 KT마크를 획득했다. 미국 마이애미대학의 레슬리 바우만 교수는 자신의 저서 <스킨 타입 솔루션(Skin Type Solution)>에서 아토팜이 건조하고 민감한 피부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해외에서 이 정도 평가를 받고 있는 마당에 네오팜이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2001년 중국과 러시아를 시작으로 미국, 영국, 대만, 호주 등 수출 대상국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추운 지역에 민감성 피부가 많다는 점에 착안, 중국 동북부, 러시아, 미국 북부, 캐나다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2억원이던 수출액이 올해 6억5,000만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내년에는 3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해외시장에 노화방지 신규 브랜드를 런칭할 예정인데다 네오팜의 수출길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목표치다.네오팜은 아토팜 브랜드를 아토피 관련 전문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사업영역을 피부관리뿐 아니라 영양관리, 환경관리로 확대해 면역강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의류까지 아토피 관련 종합 브랜드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노화방지제 특허획득제품이 우수하다고 기업이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날개를 채 펴보지도 못하고 사라진 벤처기업들이 부지기수다. 생산관리, 마케팅, 조직운영 등이 미숙해서다. 이 점에서 네오팜은 ‘노련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인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모기업인 애경과 적극적인 제휴를 맺고 안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적극적인 아웃소싱 전략이다. 고정투자가 필요한 부문은 과감하게 밖으로 돌리고 네오팜은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창업 당시 사장을 포함, 직원 수는 6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4명이 연구원이었다. 적은 인원이지만 기술개발 위주로 회사를 꾸려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애당초 출생지 자체가 ‘연구실’이기도 한 기업이 네오팜이다. 박병덕 사장은 2000년 7월 창사 당시 애경 중앙연구소의 신물질 개발담당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창업 멤버들 역시 이 연구소의 연구원들이었다. 개발 중이던 세라마이드를 이용하면 민감성 피부에 효과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박 부장’의 아이디어를 안용찬 애경 부회장은 즉각 이해했고, 사외벤처 창업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웃소싱 분야는 다양하다. 모기업인 애경이 생산을 맡고 있으며 핵심 원료인 세라마이드는 화학연구소에서 만들어진다. 판매는 제약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해결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기관들과 협력관계를 통해 제품과 기업의 이미지를 단기간에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의사나 약사 등 제품 구매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교류는 네오팜의 시장 조기 안착에 큰 기여를 했다고 회사측은 분석하고 있다.그렇다고 대고객 접촉에 소홀했다는 것은 아니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홈페이지와 약국을 통해 제품의 샘플을 꾸준히 나눠준 체험 마케팅, 피부질환에 대한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마케팅, 전문의가 강의하는 아토피 교실강좌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여나가고 있다.네오팜의 주력제품은 분명 아토피 치료제인 ‘아토팜’이다. 그렇다고 네오팜에 ‘아토팜’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환경복원사업과 산업용 대체세정제 등 다양한 바이오 제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오염된 토양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인 생계면활성제 ‘코리노미콜산’의 대량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계면과학 기술을 이용한 세정제인 ‘네오졸’은 전자제품 생산시설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신제품 개발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새집증후군의 원인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는 ‘세이프하우스’는 특히 큰 기대를 모으는 제품이다. 종전 제품들이 벽이나 바닥의 포름알데히드를 없애는 데만 효과가 있는 반면, 세이프하우스는 옷장, 서랍장, 싱크대 등 좁은 공간의 포름알데히드까지 잡는 장점이 있다.최근 노화방지와 주름개선에 효과적인 스핑고신카나제 활성화제인 K6PC-5를 이용한 피부질환 치료제도 네오팜의 차기 기대작이다. K6PC-5는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충북대, 연세대와 2년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했으며 지난 7월엔 이 물질을 이용한 피부질환 치료제의 특허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네오팜은 이 치료제의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네오팜의 한 관계자는 “현재 주력하고 있는 피부 관련 제품뿐만 아니라 정밀화학 기술을 이용한 면역강화제 개발과 환경오염이 적은 바이오 활성물질의 개발, 계면화학 응용제품 개발, 피부 관련 의약품 개발 등 미래형 바이오 연구개발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다.2007 회계연도(2006.7~2007.6) 목표 매출액은 160억원이며 2010년까지 매출액 70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2007년에는 기업공개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