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 프로슈머… 마케팅 주역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자는 스스로가 충실한 소비자다.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성공한 이들의 입문 스토리에는 ‘제품을 써보고 품질이 너무 좋아…’라는 표현이 어김없이 들어가 있다. 우연히 접한 제품의 품질에 반해서 가까운 이들에게 써볼 것을 권하다가 본격적인 사업자로 나서, 결국 부를 거머쥔 성공 비즈니스맨으로 거듭난 이가 적지 않다. 제품에 대한 애정을 바탕 삼아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경우다.이런 특성 때문에 네트워크 마케팅업계에서는 ‘사업자가 곧 프로슈머(prosumer)’라는 말이 널리 퍼져 있다. 또 ‘네트워크 마케팅의 기본이 바로 프로슈머’라고도 한다. 프로슈머는 미래 사회학자인 앨빈 토플러가 자신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언급한 용어로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를 합성한 말이다. 최근작 베스트셀러 <부의 미래>에서도 프로슈머는 거대한 조류로 언급되고 있다.토플러는 프로슈머라는 용어를 통해 미래 소비자의 속성을 분석, 예견했다. 소비자가 단지 제품의 소비뿐만 아니라 개발, 유통과정에 직접 참여해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된다는 게 골자다. 소비자가 생산자의 역할까지 담당하면서 신제품의 히트여부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의 운명까지 틀어쥐는 신소비 권력층으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보의 전달과 교육, 경험을 통해 소비자가 동아리를 이뤄 스스로의 구매욕구 충족을 위해 자기만의 특별한 소비재를 OEM 등의 방식으로 생산, 사용하는 프로슈밍(prosuming)이 화폐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네트워크 마케팅에서의 프로슈머 개념도 다르지 않다. 소비자가 제품 품질 또는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스스로의 소비 만족을 위해 생산자의 지위, 역할까지로 발전한다는 속성이 프로슈머의 원뜻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소비 경험과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서 그 사람 또한 많은 제품과 서비스 중에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현명하게 선택,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는 네트워크 마케팅의 기본 이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짭짤한 수익까지 올리는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자는 극대화된 의미의 프로슈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연 5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네트워크 마케팅 성공 사업자 A씨의 경우를 보자. 전업주부였던 A씨는 우연한 기회에 H업체의 생활용품을 사용해보고 품질에 무척 만족했다. 다른 종류의 제품도 고루 써본 그는 ‘품질이 아주 좋다’며 자연스럽게 주변에 제품을 권하게 됐다. 그러다 직접 사업자로 나서 지금은 내로라하는 네트워크 마케팅 전문가가 되기에 이르렀다.‘프로슈머’는 화폐경제의 주역A씨는 “평범한 소비자로 출발해 이웃들과 소비 정보를 나누면서 이미 프로슈머의 역할을 시작한 것”이라면서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해 다수의 소비자 그룹을 거느리게 되면서부터는 제조회사에 적극적으로 제품 개발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또 “소비자들이 지식을 공유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소비가 이뤄지는 게 네트워크 마케팅의 속성”이라면서 “좋은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데 한몫할 뿐만 아니라, 좋은 제품이 더 많이 소비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즉 평범한 소비자가 프로슈머가 되는 순간 화폐경제의 주역으로 올라섰다는 이야기다.또 다른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자인 B씨 부부도 비슷한 사례다. B씨 부부의 아들은 어릴 때부터 아토피를 앓아 별별 약을 다 써보고 있던 차, 한 네트워크 마케팅업체의 제품을 접하게 됐다. 아토피를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던 B씨 부부는 제 때 집으로 배달해주는 데다 효과 뛰어난 이 제품에 금세 매료됐다. 주변의 아토피 환자 가족들에게 제품의 효과와 서비스의 편리함을 알리다 직접 사업자로 나섰다. 지금은 부부가 본업을 제외하고도 연 1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정도로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B씨 역시 “사업 내용, 그간의 성공 과정이 토플러가 말한 프로슈머의 그것과 일치한다”면서 “내 경험을 주변 소비자에게 전달하면 그것이 곧 소비정보가 되고, 그 순간 소비자와 생산자의 역할을 함께 담당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업종과 달리 광고 없이 직거래를 하더라도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적극적인 소비 활동이 소비효율 극대화를 낳고, 비즈니스적으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마케팅세계에서는 이미 ‘프로슈머가 주도하는 입소문(mouth to mouth)을 이기는 마케팅기법은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벌써부터 프로슈머의 역할이 주목받는 것은 물론, 시간이 갈수록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토플러 역시 ‘프로슈머의 폭발’을 예견하며 “프로슈머 경제의 폭발적 증가에 따라 새로운 백만장자들이 수두룩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또 “기존에는 프로슈밍이 단순한 비화폐 경제로 평가절하됐지만 오늘날 프로슈밍은 어마어마한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 이에 대한 가치를 재고해야 지식 혁명의 부 창출 시스템이 완성된다”고 했다. 네트워크 마케팅이 프로슈머를 기반으로 어떠한 ‘부의 미래’를 창조할지 관심을 끈다.돋보기 네트워크 마케팅 vs 피라미드물건 강매·사람 모집 강요 ‘경계’아직도 네트워크 마케팅과 피라미드를 혼동하는 경우가 적잖다. 외형 구조상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제이유 사태처럼 대형 사고가 터지면 업계 전체가 도매금으로 넘어가곤 한다. 아직 명확한 개념 정립이 되지 않은 탓이 크다.네트워크 마케팅은 특정 상품을 사용해 본 소비자가 네트워크 마케팅업체의 사업자가 되어 상품을 구입,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과정이 순차적,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판매방식으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서 인정하고 있다. 방문판매법에 의하면 네트워크 마케팅이 불법 피라미드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가입비 명목 또는 사업자 가입 조건으로 돈을 받거나 물건을 사게 하는 행위 △상품 또는 용역을 강매하거나 상위 자업자가 하위 사업자에게 상품을 판매하거나 용역을 제공하는 행위 △다단계사업자에게 일정 수의 사업자를 모집 후원하도록 의무를 지우는 행위 △판매하지 못한 상품 또는 제공하지 못한 용역을 반환함에 있어 기한을 두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비용을 공제하는 행위 △제품의 반품 및 환불 규정이 명확치 않거나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 행위 △후원수당 산정 지급 기준 등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행위 등이 대표적이다.가장 뚜렷이 구별되는 것은 피라미드의 경우 제품이 아닌 사람을 장사의 수단으로 본다는 것이다. 하위 사업자를 동원, 사람 장사로 이익을 얻는 구조는 십중팔구 피라미드 조직이라고 보면 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