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다운 CEO를 위한 ‘잠언’

● 예종석 지음/리더스북/308쪽/1만3,000원학문은 때로 상아탑의 말장난 정도로 치부되곤 한다. 현실에 뿌리를 내리기보다 뜬구름 잡는 논설만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실용학문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경영학도 마찬가지 야유를 들어왔다.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예종석 교수의 아주 특별한 경영수업〉이 그렇다. ‘학문’이라는 갑갑한 틀에서 걸어나와 현실 경영의 혈과 맥을 차분히 짚어나간다.‘경영학이 결코 실제와 별개의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학문으로서의 경영학이 현장의 경영을 사후적으로 분석하거나 설명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되고, 경영 현실을 한 걸음쯤은 예측함으로써 경영자들이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하는 역할까지도 해야 한다고 믿어왔다.’경영학의 숱한 주제 가운데 책이 주목하는 테마는 CEO의 역할과 덕목, 과제들이다. ‘경영이란 결국 의사결정’이고 그것의 최종 책임은 CEO에게 있기 때문에 CEO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다. 책은 기업의 비전수립과 혁신, 신규사업의 추진과 제품개발, 브랜드 경영과 고객서비스, 인재양성, 비즈니스 매너 등 CEO가 체득해야 할 내용을 두루 살피고 조언을 한다. 무엇보다 ‘CEO가 CEO다워야 CEO’라는 점을 강조한다. 경리사원이나 할 일을 챙기거나 한 가지 업무에만 밝아서는 제대로 된 CEO라고 할 수 없다. 역량 이상의 욕심을 내는 것도 금물이다. 교만을 떨어서도 안된다. 좋은 습관으로 몸과 마음을 길들이는 데도 부지런해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나 실천하지 못하는 충고들이다. 전략가로서의 CEO의 자질을 키우는 방법도 제시한다. 선도기업에는 공격경영을 주문한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에는 효과적인 틈새전략과 포위전략을 내민다. 어떤 전략을 택하든 CEO는 대담해야 한다. 우유부단한 태도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냉철하게 판단하되 실행은 과감해야 한다.2세 경영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2세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 1세 경영자가 염두에 둘 점, 후계자가 갖춰야 할 능력과 자질 등을 제안한다. 주주와 직원, 1세 경영인과 2세 경영인 모두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곤조곤한 어투로 학문적 통찰과 풍부한 현장지식을 평화롭게 결합시키는 저자의 공력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q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 경제·경영 베스트셀러(9.7~9.13) 1. 부의 미래/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지음/김중웅 옮김/청림/2만4,800원 2.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 3.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박경철 지음/리더스북/1만2,000원 4. 긍정적인 말의 힘/할 어반 지음/박정길 옮김/웅진윙스/9,800원 5. 피라니아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안진환 옮김/시공사/9,500원 6.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원 7. 관심: 삶을 재발견하는 최고의 법칙/척 마틴 지음/김명신 옮김/대교베텔스만/9,800원 8.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이민규 지음/더난/1만원 9. 콜드 리딩/이시이 히로유키 지음/김윤희 옮김/웅진윙스/9,800원 10. 한국의 젊은 부자들/박용석 지음/토네이도/1만2,000원 (집계: YES24)〈불확실성을 경영하라〉최희갑 지음/삼성경제연구소/536쪽/2만5,000원경영환경은 늘 불확실하다. 불확실성은 통제도 불가능하다. 예측능력은 그만큼 떨어지고 위기는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난다. 책은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는 복잡계 이론을 통해 불확실성 속에 존재하는 질서를 파악하고 창조하는 도구를 제시한다. 기업을 복잡적응계로 간주하고 경영전략과 혁신, 조직 관리, 리더십 등의 문제에 대한 복잡계 연구자들의 해법을 제시한다.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하라〉스티븐 데닝 지음/안진환 옮김/을유문화사/312쪽/1만3,000원CEO의 조건 가운데 하나는 ‘말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재미있거나 유머러스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조직의 비전과 문화를 직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상대를 설득하고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스토리텔링’은 바로 이를 위한 기술이다. 책은 스토리텔링과 리더십을 결합했다. 리더가 알아야 할 스토리텔링 전략과 기법을 소개한다. 분석이 아니라 감동을 무기로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다.〈21세기 신사유람단의 밥상 경제학〉현의송 지음/이가서/292쪽/1만5,000원일본 농업 탐사서다. 직접 발로 뛰어 농촌 현장을 살피고 일본의 농부들을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개방에 맞서 자신감을 잃지 않고 오히려 전문가를 지향하고 도시민을 끌어들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집단영농으로 생산성을 제고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농민들의 지혜를 담았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가 수행했던 역할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농민신문 사장을 지낸 농촌 전문가다.〈부동산 마케팅〉서상혁·고종욱·이선영 지음/경문사/348쪽/2만원건설경기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공급자 위주의 시장구도는 무너지고 있다. 그만큼 마케팅의 필요성이 강해지고 있다. 책은 부동산이야말로 리스크가 큰 상품이므로 철저한 시장분석과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선진국에서 검증된 마케팅 시스템의 핵심을 분석하고 국내에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