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출신 경영학박사 ‘감자탕에 푹~’
웨이터 출신 박사 1호. 전세계 유명인사 1,000여명 의전 담당. 돈 안받는 창업 컨설턴트....이준혁 TLG 대표(44) 이름 앞에 붙는 이력이 다채롭다. 20년 가까이 호텔·외식업계에 몸담으면서 쌓은 유명세가 진작부터 대단했다. 경주현대호텔 식음과장, 삼성에버랜드 식음팀장, 인천공항 식음팀장 등을 거치면서 14년만에 경영학 박사 학위를 땄는가 하면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음식업 전문 창업컨설턴트로 이름을 알리면서 영세 자영업자에게 무료 컨설팅 서비스를 폈다.그의 요즘 관심사는 감자탕이다. 지난해 외식 전문 프랜차이즈 TLG를 설립하고 첫 번째로 런칭한 브랜드가 ‘한동길감자탕’이기 때문이다. CEO로서 첫 시도라는 점이 주는 긴장감이 적지 않지만 시장성을 확신하는 터라 기대도 크다.“처음 맛을 본 후 완전히 매료됐었어요. 평범하지 않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뿌리가 100년전 노량진에서부터 시작됐더라고요. 삼고초려하면서 오동철 사장에게 프랜차이즈화를 권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자고 설득했지요. 장인의 맛과 첨단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손을 잡은 겁니다.”그가 침이 마르게 자랑하는 한동길감자탕은 18가지 한방약재가 들어가 ‘약선 음식’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한동길’은 1875년 전라도 한의사 가문에서 태어나 한방지식을 활용해 감자탕을 만든 오동철 사장의 외할아버지.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가문의 비법에다 남태평양 화산지대에서 자라는 ‘노니’라는 천연식물을 첨가, 웰빙을 넘어 메디컬 음식으로 재탄생시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맛’과 함께 신경 쓰는 분야는 ‘교육 효과’다. 매장 벽면을 이용해 대한제국 말기부터 일제 강점기까지의 역사적 사진 자료를 전시하고 국어, 영어, 일어로 된 설명문을 부착했다. 내년에 일본에서 개업할 매장에도 같은 인테리어를 적용할 계획이다. ‘가장 한국적인 음식점’을 만들겠다는 희망에서 나온 아이디어다.예사롭지 않은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맹점 개설을 원하는 창업희망자에게서 사업계획서를 받아 엄격한 심사 후 가맹점을 내주고 있다. 무조건 가맹점 늘리기에 주력하는 여느 프랜차이즈와는 정반대 길을 택한 셈이다. 게다가 최고 1억원의 ‘한동길 창업 장학금’을 만들어 좋은 조건으로 자금 지원까지 한다. “확실한 가맹점주를 선택해 확실히 밀어 주겠다”는 뜻이다.“음식장사는 주인 부부가 함께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분야입니다. 전국 66만개 음식점 중에서 매년 18만개가 폐업을 하는 상황에서 안이한 생각은 절대 금물이죠. 가맹점주와 일심동체가 돼 폐점율 0%에 도전합니다.”현재 TLG는 한동길감자탕 말고도 2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새로 런칭했다. 우선 중국 현지에서 에스프레소 커피 프랜차이즈를 시작한다. 상하이 푸둥에 낼 1호점 준비가 한창이다. 중저가로 고품질 커피와 샌드위치를 선보여 중국 젊은층을 사로잡겠다는 복안이다. 국내에선 신개념 피자 프랜차이즈 ‘코노(KONO)’를 올 11월부터 시작한다. 고깔 모양의 다양한 도우에 신선한 토핑이 곁들여져 세계 12개국에서 사랑받는 히트상품이다.“무료 컨설팅을 하면서 어려운 처지의 자영업자들을 무수히 봤습니다. 이들을 웃게 하려면 탄탄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초심을 잃지 않을 겁니다.”상지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는 그는 최근 <성공창업 성공인생>을 출간, 자영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했다.이준혁 TLG 대표1962년생. 세종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 하얏트호텔·경주 현대호텔 근무. 삼성에버랜드 식음팀장. 제2건국위원회 선정 신지식인. 상지대 관광학부 겸임교수(현). 2005년 TLG 대표(현)©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