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창의적 경영의 첫걸음’
산업기술인터넷방송국(www.itstv.net)은 산업기술 관련 전문 방송국이다. 지난 2001년 산업자원부 출자로 설립됐으며, 정부의 산업정책은 물론 국내외 첨단 산업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 박환승 사장(42)은 설립 초기 유명무실하던 방송국을 산업현장에서 꼭 필요한 곳으로 키웠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인터넷방송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케이블TV, 지하철TV 등과 120개 기업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아침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 방송국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포털 ‘엔펀’(enfun)도 수많은 디지털 마니아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박사장의 리더십은 독서경영에서 출발한다. 직원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2004년 2월 취임 직후부터 매달 필독서를 정해주고, 월말에는 독후감을 받았다. 독후감을 내지 않은 직원들이 적지 않자 인사고과에 반영할 정도로 밀어붙였다. 이렇게 2년 정도 하자 회사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무엇보다 토론문화가 바뀌었다. “예전에는 CEO가 토론을 이끌고, 직원들은 그저 ‘예, 알겠습니다’만 반복했습니다. 지금은 제가 끼어들 여지를 주지 않을 정도로 적극 참여합니다.” 박사장은 책 읽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정착됐다는 판단 아래 지난 7월 독후감 제출을 자율로 돌렸다.박사장의 독서스타일은 ‘잡식성’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이외수의 <벽오금학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 이영도의 <드래곤라자> 등은 그를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게 했다. 하지만 기자에게 소개한 애독서는 주로 경영서다. 맨 먼저 꼽은 책은 그가 경영의 바이블로 삼고 있는 짐 콜린스의 <굿 투 그레이트>다. 그는 이 책을 읽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일반 경영서의 경우 유명한 경영학자들이 자신의 견해를 풀어나가는 방식이잖아요. 그런데 이 책은 5년간의 실증연구를 바탕으로 했습니다.”세스 고딘의 <보라빛소가 온다>도 그의 생각을 바꿔놓은 책 중 하나다. ‘평범한 제품을 만들고 수많은 돈을 광고에 투입하기보다 차라리 사람들의 관심과 눈을 끌 만한 리마커블(Remarkable)한 제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성공한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자, 그가 직원들에게 추천한 이유다.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는 그는 <상자 안에 있는 사람 상자 밖에 있는 사람>과 <마법의 코칭>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 <상자 안에 있는 사람 상자 밖에 있는 사람>은 일종의 우화적인 리더십 책이다. 여기서 상자는 ‘자기기만’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능동적이지 못한 자기를 옳다고 믿게 하는 기만을 말한다. 이러한 자기기만에서 벗어나 조직과 개인을 살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마법의 코칭>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법인 ‘코칭’의 기본적인 사고방식 및 기술을 소개한다.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이틀간 ‘코칭’ 교육을 받았다는 그는 “일반적으로 상사는 부하직원이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지시와 복종의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부하직원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소개했다.자신의 애독서를 한 권 두 권 소개하던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표지가 너덜너덜해진 성경책 한 권을 들고 왔다. “제가 가장 아끼는 책입니다.” 첫 장을 넘기니 ‘1983년 2월22일 복음서림’이라고 적혀 있다. 83년은 그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다. 그는 “인간의 다양한 측면이 다 들어 있다”며 “지식과 지혜는 물론 영감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주로 주말에 독서를 한다. 가족이 주말 저녁에 오순도순 둘러앉아 책을 읽는다. 중학교 1학년인 딸이 “이 시간이 제일 행복해요”라고 말할 때 그도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