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싸이월드로 불리는 ‘마이스페이스닷컴’(MySpace.com)을 비롯, 네티즌이 적극 참여해 만드는 콘텐츠인 소위 UCC(User Created Contents) 위주의 웹사이트 등 ‘웹2.0’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관련 기업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전통의 미디어기업들이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앞다퉈 인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일각에서는 네트워킹(연결·교류) 사이트를 비롯한 웹2.0 관련 기업들이 광고 이외에 장기적인 수익모델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2000년에 이은 또 하나의 ‘닷컴 버블’을 만드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가 미국의 마이스페이스닷컴을 5억8,0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이다.구글 역시 마이스페이스닷컴 사이트에 검색박스를 설치하고 독점광고를 게재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향후 3년간 9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독일의 대형 상업 TV방송업체인 프로지벤샛은 최근 독일의 온라인업체 ‘마이비디오’(MyVideo)의 주식 30%를 사들였다.마이비디오는 회원들이 스스로 제작한 동영상을 비롯, 비디오파일 등을 서로 교환하는 사이트다.소니픽처엔터테인먼트 역시 동영상을 회원간 공유 및 교환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인 ‘그루퍼’(Grouper)를 6,500만달러에 인수했다.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파일 교환업체로 떠오르고 있는 ‘유튜브’(YouTube)도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기존 미디어기업들이 웹2.0 관련 기업의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젊은층이 TV나 영화 같은 일방통행식의 전통 미디어에서 급속히 이탈, 쌍방향의 웹 콘텐츠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기존 미디어로부터 올릴 수 있는 광고매출이 한계에 다다른데다 인터넷 사이트에 급속히 고객을 뺏기자 전통 미디어업체들이 인터넷 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특히 최근 인기가 급상상하고 있는 네트워킹 사이트들이 폭증하는 방문자와 회원들로 광고 유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자 기존 미디어기업들이 구애의 손길을 내밀기에 이르렀다.이렇다 보니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웹2.0 관련 기업들 중 상당수는 장기적인 사업모델 개발보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초기에 많은 가입자를 확보, 거액의 광고를 유치하거나 곧바로 회사를 비싸게 팔아넘기기를 희망하고 있다.무엇보다 요즘 인기가 높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들은 방문자수를 늘리기 위해 선정적인 내용의 동영상을 교류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사회문제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자 미니 닷컴 버블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가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주피터리서치의 벤자민 레만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기존 미디어기업들의 웹2.0 기업 인수는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간의 새로운 실험이지만 장기 수익모델 부재로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기가 높은 동영상 사이트의 경우 선정적으로 흐르기 쉬운데 광고주들은 이처럼 위험한 콘텐츠를 싫어한다”며 지속적 성장의 한계를 지적했다.<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도 최근 ‘버블 2.0’이라는 장문의 기사에서 웹2.0 붐이 버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영국의 주간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스타벅스는 비싼 커피를 손님에게 파는 대신 매장의 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쉬는 것을 허용하지만, 웹2.0 관련 사이트들은 네티즌이 무료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웹 환경을 제공하더라도 스타벅스의 커피처럼 돈을 받고 고객에게 팔 수 있는 ‘그 무엇’이 없다”며 수익모델 부재를 꼬집기도 했다.국내 유명 네트워킹업체인 싸이월드나 아이러브스쿨이 초기의 선풍적 인기에 비해 장기적인 수익모델 부재로 최근 다소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를 미국의 웹2.0 업체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