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연구·투자 열기 ‘활활’… 중국 약진 ‘눈에 띄네’
뉴로인사이츠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등 신경과학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전세계 20개 지역을 평가, 신경기술 산업화 선도지역을 선정했다.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샌디에이고 등 미국의 7개 지역이 상위 10위권을 휩쓸었고 영국 런던·케임브리지, 중국 상하이, 스웨덴 스톡홀름이 10대 신경기술 산업지역에 포함됐다. 싱가포르와 일본 도쿄가 15위권에 들었다. 서울은 1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선도지역은 기술혁신이 뛰어날 뿐 아니라 신경기술기업과 대학 및 연구소간의 협력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지역이다. 지역 내 연결고리가 잘 형성돼 있고 전문화된 인력이 풍부하고 벤처캐피털에 대한 접근도 용이한 곳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뉴로밸리로 발전하는 샌프란시스코 일대, 뉴로밸리를 강력하게 견제하는 보스턴 일대가 대표적이다.샌프란시스코 일대는 정보기술혁명에 이어 신경기술혁명도 주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명성을 뉴로밸리로 잇고 있는 셈이다. 신경기술 전문기업만 30여개사가 넘고 신경기술에 특화된 벤처캐피털도 많다. 정보기술혁명에서 서부에 선수를 빼앗긴 동부의 반격도 만만찮다. 하버드대학과 MIT의 신경과학 연구성과를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투자자본이 탄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MIT의 경우 신경과학 관련 연구소들을 한곳에 통합, 맥거번 두뇌연구소를 설립했다.선도지역의 특징은 정보통신혁명을 이끌었던 벤처투자 시스템이 그대로 신경기술산업 투자에도 활용된다는 점이다. 스탠퍼드대학, MIT 등 대학에서 기초 연구성과가 나오고 이들 대학에서 지원하는 벤처기업이 설립된 후 벤처캐피털 투자를 통해 임상실험을 마치고 나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상용화한다.신흥지역은 기술혁신이 뛰어나지만 지역 내 기술과 자본의 통합 연결고리가 미흡하다. 그만큼 네트워크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랠리-듀럼, 로스앤젤레스 어바인, 필라델피아, 중국 상하이, 스웨덴의 스톡홀름 등이 신흥지역에 속한다. 특히 아시아지역에서 유일하게 10대 지역에 들어간 중국 상하이의 발전이 두드러진다. 뉴로인사이츠는 뇌기능유전학 상하이 연구소(Shanghai Institute of Brain Functio-nal Genomics·SBG)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2년 1월 동중국 노말대학에 설립된 이래 단백질체학(Prote-omics) 등 뇌기능 유전자에 대한 학제간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단백질체학은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는 최종단계의 학문으로 산업화에 성공할 경우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신생지역은 기술혁신을 이뤄내고 있지만 산업화 정도가 미미한 지역이다. 산업계와 학계간의 협력체계가 느슨한데다 연구도 정부기관의 대규모 지원에 의존한다. 독일 뮌헨, 캐나다 몬트리올, 싱가포르, 일본 도쿄, 호주 멜버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외에도 미국 시애틀, 대만, 서울, 인도 방갈로도 유력한 신생지역으로 꼽혔다.산업보고서를 작성한 잭 린치 뉴로인사이츠 이사는 “한국정부가 뇌에 대한 연구에 미래가 걸려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경과학 연구에 대한 지원을 배가하면서 신경기술기업 육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luxid@naver.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