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엔씨소프트가 있기까지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게임은 ‘리니지’다. 1997년 직원 20여명으로 시작한 엔씨소프트가 처녀작으로 내놓은 MMORPG(다중접속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리니지는 출시하자마자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98년 동시접속자수가 1,000명이던 것이 2000년에는 10만명을 돌파했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30만명이 동시에 즐기는 게임으로 급성장했다.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덕분에 97년 5억4,000만원이던 매출액이 2004년에는 2,400억원으로 급증했다. 리니지는 산업자원부와 산업정책연구원이 시행한 ‘2005 기업 브랜드 가치평가연구’에서 2년 연속 온라인게임부문 슈퍼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리니지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리니지는 한국인의 기질을 잘 이해하고 만든 게임으로 통한다. 리니지 성공의 핵심은 ‘혈맹 시스템’과 ‘아이템 시스템’이다. 게임 내에서 혈맹은 비슷한 성향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만드는 단체다. 이들은 가상공간에서 혈맹의 일원으로서 맡은 임무를 수행한다. 게임 속의 성(城)을 차지하려는 혈맹간의 경쟁을 통해 소속감이 증가하고 게임을 하는 동기부여가 강화된다. 연대감과 소속감, 가족애를 중시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제대로 간파한 것이다.리니지의 아이템 시스템은 일반적인 RPG(롤플레잉게임)와 약간 다르다. 일반적으로 RPG에서 고급 아이템을 착용하려면 레벨이나 경험치의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리니지는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고급아이템을 착용하는 데 별다른 제한이 없다. 아이템은 이전 아이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성능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또 단순해 보이는 조작법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게임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들었다.매년 2회의 업데이트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한 것도 온라인게임에서 8년이 넘도록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확산과 PC방 인프라가 성공의 기본 전제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리니지는 국내 인기를 등에 업고 해외로 진출했다. 2000년 7월 대만에 처음 진출한 이래 미국·일본·중국에 차례로 진출했다. 엔씨소프트의 해외진출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다. 다른 게임업체들이 현지 게임서비스업체에 게임판권을 팔 때 엔씨소프트는 합작법인 혹은 지사를 설립했고 각 지역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게임을 수정했다.현재 리니지는 5,000억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인터넷 콘텐츠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