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4세 생산가능인구 급감…국내시장 규모도 작아져

한국경제는 인적자원이 국력으로 직결되던 시기를 경험했다.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까지 출생한 베이비 붐 세대는 국가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이들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70~80년대 한국경제는 고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히 진전되는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는 국가경제 성장에 먹구름을 드리울 전망이다.출산율이 떨어지면 가장 활기차게 일할 25∼49세 인구 또한 줄어든다. 이들은 2007년 2,082만명으로 정점에 달한 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15세부터 64세의 생산가능인구 또한 급감한다. 현재 이들 생산가능인구는 3,467만명으로 총인구의 71.8%다. 하지만 이런 추세로 2050년에 이르면 2,275만명으로 총인구의 53.7%를 차지한다.특효를 발휘할 대책이 없다면 인구감소는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지게 된다. 인구가 줄어들면 노동공급은 물론이고 국내시장 규모가 작아지게 된다. 그동안 닦아놓은 경제성장의 발판조차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노동력의 질적 저하를 불러일으킨다.한 나라의 경제성장 잠재력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는 ‘자본, 노동, 생산성’이다. 이들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가 바로 ‘노동’이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웃나라 중국은 13억 인구를 경제성장의 무기로 내세웠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매년 2,500만명이 도시로 몰려들기까지 한다. 한국경제는 중국의 풍부한 노동력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2020년 이후의 국내 경제성장률은 2~3%, 2030년 이후에는 1∼2%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1월 <인구고령화와 거시경제>라는 자료를 내놨다. KDI는 이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 추세가 지속될 경우 현재 5% 수준인 GDP(국내총생산) 잠재성장률이 2020년에는 3.6%, 2030년에는 2.3%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난 5월 <저출산시대의 경제 트렌드와 극복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한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5년 이후에는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하락하고, 2017년부터는 생산연령인구 자체의 감소로 저출산의 악영향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연구위원은 이어 “향후 10년 동안 잠재성장률은 4%대 중반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2015년부터는 저출산에 따른 경제활동인구비율이 하락하고, 2017년 이후에는 경제활동인구가 감소(2015~2025년 기준 240만명 감소)해서 성장세가 더 가파르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아울러 이연구위원은 저출산에 따른 경제활동인구의 정체와 감소세로 취업자수 증가율이 낮아질 것으로 봤다. 2004~2010년의 취업자수 증가율은 90~2000년의 17.0%보다 10%포인트 낮은 7.7%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저출산의 영향이 심화되는 2010~2015년에는 취업자수 증가율이 3.4%로 하락할 전망이다. 경제발전을 이끌어갈 젊은 인적자원의 규모 자체가 줄어든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