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은 일찍부터 ‘친환경 아파트’라는 한 방향에 집중해 왔습니다.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건강한 삶, 쾌적한 아파트를 원하기 마련이니까요. 대림 e-편한세상이 ‘웰빙 아파트’의 원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대림산업의 건축영업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김종인 부사장은 대림의 웰빙 아파트 짓기 노력이 한두 해 사이 시작된 게 아님을 강조했다. 아파트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품질’과 ‘실용성’에 가치를 뒀고, 자연스레 친환경ㆍ웰빙 아파트 개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예컨대 새집증후군이 사회문제가 되기 전부터 대림은 이 분야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에코프로젝트의 경우 ‘유해물질 제로(Zero)’를 목표로 삼고 있다. 입주에 앞서 일정기간 아파트의 창문, 방문을 열어두고 난방을 해 집안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기법인 ‘베이크아웃’도 이미 2년 전부터 연구 및 적용하고 있다. 공사기간 중에 더 좋은 친환경 소재로 마감재를 변경, 기꺼이 추가 비용 부담을 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부사장은 이런 노력을 “친환경 아파트에 살기 위해 대림 e-편한세상을 선택한 소비자에게 한발 앞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지”라고 표현했다.또 요즘 아파트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첨단 아파트’라는 표현에 대한 독특한 견해도 밝혔다. 생활의 편의를 돕는 각종 첨단기능들이 속속 개발되고 일반 소비자의 관심이 높지만 무조건 선호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유지ㆍ관리가 어렵고 비용이 들어가는 첨단기술은 생활의 편의가 아닌 불편함을 주는 요소”라는 게 김부사장의 생각이다. 또 “소비자들도 ‘살기 편하고, 기능적이며, 아름다운 아파트’라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화려한 기교보다 낫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품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에코(ECO)프로젝트 등 대림만의 웰빙 아파트 전략이 눈에 띕니다.2004년 4월 에코프로젝트를 런칭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유해물질 제로’에 도전하는 것이죠. 입주자가 마음 놓고 호흡할 수 있는 집을 만들기 위해 바닥재, 벽지, 마루, 창호, 가구, 접착제, 욕조, 천장, 외부조경 등 시공 전제품을 비교 실험하고 연구한 뒤 사용하고 있어요. 인체에 무해한 아크릴 욕조,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다기능 다목적 가구, 생태연못 등도 에코프로젝트의 적용 내용 중 하나입니다. 한마디로 자연과 하나가 되는 아파트를 만들겠다는 의지입니다.최근에는 독일계 화학회사인 한국바스프, 연료전지 개발 벤처기업인 퓨얼셀 파워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에너지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연료전지를 활용한 미래형 고효율 주택 ‘3리터 하우스’를 보급하기 위해서죠. 3리터 하우스는 독일 바스프가 유럽에 선보인 주택모델로, 에너지 절감형 건축기법과 단열재, 연료전지 등 특수 자재를 이용해 평방미터(㎡)당 연간 3ℓ의 연료만으로 최적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연료 소비량이 기존 주택의 7분의 1 정도면서도 에너지효율이 높은 게 특징입니다.이 기술을 활용해 지난 8월 초 대림산업 용인연수원 내 부지에 건평 38평, 2층 규모의 주거용 주택이 착공돼 올 12월 중순께 완공될 계획입니다. 곧 아파트에도 적용이 될 겁니다.대림은 건설 전문기업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아파트 사업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갖고 있습니까.아파트는 집이고, 집은 삶을 영위하는 주거공간입니다. 아파트 사업 진출과 함께 변치 않고 고수해 온 두 가지 원칙이 있어요. 바로 품질과 실용성입니다.품질의 경우 두 가지 개념으로 나뉩니다. 고객의 불만해소와 함께 고객만족도를 고취하는 ‘당연한 품질’과 고객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매력적인 품질’로 구분되지요. 실용성도 ‘거주자가 살면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함과 불필요함을 없애는 것’이라 보고 두 개념의 완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품질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건축 건문가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아파트가 바로 e-편한세상인 셈입니다.간혹 대림이 짓는 아파트는 ‘고급’과 거리가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품질과 실용성에 중점을 둔 결과라고 봅니다. 비용을 화려한 외부 단장에 쓰기보다 시공 품질에 쓰기 때문이죠. 같은 돈이라도 실속 있게 쓰는 것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습니다.LC(Life Creating)팀의 활약이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지난 2001년 12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LC팀을 발족했습니다. 적극적으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품기획을 하기 위해서였지요. LC팀 가동 후 상품기획과 브랜드 관리 측면에서 성과가 아주 큽니다.특히 인간의 시각, 청각, 촉각 등 5감을 만족시키는 필하모니(Feel Harmony)시스템을 개발했고 가구, 조명, 창호, 마루 등에서 국내 최고 전문기업과 손잡고 제품을 개발하는 전문가기업 시스템, 에코프로젝트 등을 개발했어요. 또 모델하우스 이미지 통합화의 일환으로 도우미, 상담사, 주부 모니터의 유니폼을 디자이너 지춘희씨 작품으로 바꿔 좋은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효율적인 수납시스템, 욕실 설계 등 작지만 생활의 편의성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수집해 실제 시공현장에 적용하고 있어요. 브랜드 관리 또한 2003년 4월에 제정된 ‘브랜드 매뉴얼’에 의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습니다.최근 고객 대상 마케팅 활동과 이벤트가 다양해졌습니다. 대림은 어떤 프로그램과 전략을 펴고 있습니까.8ㆍ31대책 이후 시장은 투자목적보다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분양 마케팅 또한 이런 관점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사전에 고객들의 요구를 파악해 기획부터 분양까지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적용 중입니다. 문화 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는데, 모델하우스 내에 ‘에코카페’를 운영해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든가, 대림미술관과 손잡고 미술작품을 설치해 고객들에게 문화의 향기를 느끼게 하는 식이지요.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적극 반영한 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새로 입주하는 고객들에 대해 프리미엄 마케팅을 실시, 완공 이후에도 서비스가 이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계약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입주민과의 관계가 끝나는 게 아니니까요.8ㆍ31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주택건설사 입장에서 정책 제언을 하신다면.정부의 주택가격 안정 의지는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분양시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주택투기지역에서 대출을 규제하는 부문입니다. 정부정책이므로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신규 분양시에는 현재보다 규제를 조금 완화, 실수요자가 보다 수월하게 내집마련을 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향후 등장할 첨단 아파트를 미리 그려봐 주십시오.크게 3가지 방향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첫 번째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어디에 있든 자유롭게 아파트 제어가 가능해질 겁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기능이 접목된 아파트는 오히려 입주민의 편의를 해칠 수 있어요. 잔고장이나 비용이 많이 드는 장치라면 더욱 곤란하지요. 안전이나 방범 등 꼭 필요한 부분에서의 첨단 기술화는 필요하지만, 편안한 생활을 방해하는 기술이나 장치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지금 일반화된 벽식 구조가 기둥식 구조로 변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아파트나 주상복합 등의 고층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건폐율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옥외공간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아파트 사업 분야에서의 목표와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대림산업은 다른 대기업 계열 건설사와 달리 건축전문가가 모인 건설 전문회사입니다. 앞으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 좋고 실용적인 아파트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겁니다. 또 인지도와 선호도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브랜드 ‘e-편한세상’은 2010년쯤 1위에 오를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단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랜드마크 개념의 아파트가 없다는 겁니다. 최근 뚝섬 특별설계구역에 부지를 확보한 만큼 회사의 이름을 건 대규모 프로젝트로 확실한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정말로 살기 편한, 좋은 아파트를 만드는 새로운 기술개발과 디자인 개발, 그리고 고객지향 마케팅에 더욱 매진할 계획입니다.약력: 1950년생. 68년 경남고 졸업. 76년 서울대 건축공학과 졸업. 75년 대림산업 입사. 89~92년 사우디아라비아 KAU 현장소장. 93년 건축설계부장. 95년 해외사업본부 이사. 2000년 건축영업본부 전무. 2001년 대림산업 부사장ㆍ건축영업본부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