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증설 및 부지 경쟁 불붙어… 22평 아파트값 1년새 ‘껑충’

호남 최대의 지방산업단지인 광주 하남 산업단지에 요즘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장가동률이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주문량이 밀리면서 야근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 생산액도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6조4,160억원으로 올해 목표 6조2,640억원을 이미 초과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7,439억원에 비해 무려 73%가 늘어난 액수다. 한 입주업체 대표는 “불과 1~2년 전만 해도 업체 사장들과 만나면 사업에 대해 물어보기 힘들 정도로 표정들이 굳었으나 지금은 얼굴에 생기가 돌고 있다”며 산업단지의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변화의 진원지는 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 이들 업체는 생산액과 고용 등에서 광주경제의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7~9월 수원의 세탁기, 에어컨라인을 옮겨오면서 하남산업단지뿐 아니라 광주와 인근 지역에까지 메가톤급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광주공장을 국내 가전전문 생산기지로 키우겠다는 발표에 따라 극심한 침체에 허덕이던 지역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삼성전자는 올해 매출이 지난 2003년 1조7,000억원보다 2배가 늘어난 3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향후 광주공장을 로봇가전과 홈네트워크 등 유비쿼터스 전문단지로 키워 2007년께 가전 매출을 10조원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어서 지역에 미칠 파급효과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기아차 광주공장도 35만대 양산체제 구축작업을 끝내고 올해 뉴 스포티지 등 5개 차종 30여만대를 생산해 지난해 2조4,000억원보다 108% 증가한 5조원의 매출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주력 차종인 뉴 스포티지 수출을 강화하는 한편 내년 3월 카렌스 후속모델인 ‘UN’ 양산을 계기로 오는 2007년엔 연간 매출을 7조원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아차 협력업체 대부분이 몰려 있는 하남산업단지에는 요즘 설비증설과 새로운 공장부지 확보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삼성전자의 가전라인 이전 후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이 지역 부동산경기였다. 가전라인과 함께 협력업체 26개사 이전에 따라 3,300여명의 직원이 내려오면서 산업단지는 물론 산업단지가 속한 광산구의 아파트값이 뛰고 있다. 하남지구 22평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보다 20%가 오른 1억5,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이들 직원이 선호하는 소형 임대아파트는 2년째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공장용지도 마찬가지다. 땅을 구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으나 공급용지는 이미 바닥난 상태다. 2003년 평당 45만원선이던 산업단지 내 공장용지가 55만~60만원선으로 올랐으나 매물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사정이 이렇자 업체들은 장성과 함평군 등 주변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하남산업단지 내 새로운 간판업종으로 떠오르는 분야가 금형산업이다. 가전과 자동차산업의 영향으로 금형업체가 지난 10여년새 150여개사로 늘어났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7월 광주 금형산업진흥회(회장 김성봉 한국정밀대표)를 결성해 기술, 정보교류, 공동마케팅과 인력양성 등에 나서고 있다. 광주시도 평동 2차단지에 2만5,000평 규모의 금형클러스트를 조성해 17개 업체를 내년 상반기에 입주시킬 계획이다.강왕기 광주시 산업진흥과장은 “자동차, 가전 등 기존 산업에 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인 광산업, 첨단 부품소재산업, 금형산업 등을 접목시킨다면 고부가가치화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