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에 기생충 알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더군다나 중국 당국이 한국산 김치에 기생충 알이 발견됐다며 금수 조치를 내리는 등 역공에 나서면서 한ㆍ중간의 통상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김치 없이는 못살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치는 전 국민의 음식이다. 국내 김치산업 규모도 5,50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기생충 알 김치 파동’은 상당기간 충격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중국산 김치의 국내 유입량은 엄청나다. 현재 국내에 공식수입되는 김치는 전량이 중국산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1년 393t에 불과하던 중국산 김치 수입이 2002년 1,051t으로 늘어나더니 2002년 2만8,700t, 2004년 7만2,000t으로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9월 말 현재 8만5,266t이 수입돼 지난해 연간 수입량을 이미 넘어섰다.이러다 보니 중국산 김치의 시장점유율도 급속히 늘어났다. 2004년 말 기준으로 국내 전체 김치 소비량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했고, 올 들어 김치수입이 폭증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산의 시장점유율은 30%에 육박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중국산 김치는 주로 식당이나 단체급식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림부가 최근 한국음식업중앙회에 의뢰해 서울 및 경기지역 한식집 7만9,311곳의 김치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 가량인 3만9,663곳에서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한국의 대중국 김치수출 규모는 7월 말 현재 21t으로 중국산 김치 수입물량의 0.02%에 지나지 않는 수치다. 이뿐만 아니라 이 기간에 김치종주국을 자처하는 한국산 김치의 전체 수출물량은 중국산 수입물량의 3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산 김치가 가장 많이 수출되는 곳은 일본이다. 2004년 3만2,428t(9,700여만달러 규모)을 수출해 전체 물량(3만4,800여t)의 93%를 차지했다. 일본에 이어 미국(515t), 대만(446t), 홍콩(253t) 등이 주요 수출국이다.김치 수출물량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올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7월까지 2만685t을 수출해 6,101만달러를 벌어들여 지난해 대비 물량은 2.9%, 금액은 3.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수출이 부진한 이유는 일본 현지의 한국식 김치 생산이 증가하고 중국산 김치와의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더군다나 수출업체 50여개 중 100만달러 이상 수출업체는 12개에 불과할 정도로 영세한데다 수출업체의 80%가 OEM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점도 장애요인으로 꼽힌다.하지만 일본에서 한국 김치의 인기는 대단하다. 도쿄식품박람회에 설치된 한국관을 찾은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김치와 일본 김치 가운데 한국산의 맛이 더 뛰어나다고 응답한 비율은 84%에 달했다. 중국인들의 한국 김치 사랑도 이에 못지않다.농수산물유통공사가 중국 베이징 소재 베이징건흥리서치엔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6~7월 베이징과 상하이지역 소비자 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 3명 중 1명은 ‘한국’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김치’라고 답했다. 구매하는 한국식품도 김치(30.5%), 장류(12.5%), 면류(12%), 김(10.7%), 음료(10.7%), 인삼(6.1%) 등의 순으로 김치를 첫손가락에 꼽았다.일본인과 중국인이 제아무리 김치를 사랑한들 한국인을 따를까. 한국산 김치의 연간 생산량은 152만t이다. 그중 배추김치가 70% 정도를 점하고 있고 총각, 열무, 깍두기, 갓김치 등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1인당 김치 소비량은 2004년 말 기준 32.4㎏이다. 이는 1991년 35.1㎏보다 줄어든 수치다. 젊은층의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인구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전통음식인 김치소비의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김치를 직접 담가먹는 비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94년과 2001년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김치를 직접 담가먹는 비율은 88.8%에서 68.5%로 감소한 반면, 친지에게 얻는 비율은 7.2%에서 21.1%로, 가공품 구입비율은 3.0%에서 9.3%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가정에서 직접 담가먹는 김치가 55%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단독주택 거주자, 학력, 소득수준이 낮고 연령, 가족수가 많은 계층에서 직접 담그는 비율이 높다. 아파트에 거주하며 연령, 학력, 소득수준이 높은 계층에서 가공품 구입비율이 높았다.시판용 김치를 유통경로별로 보면 대형마트, 식품가게의 포장김치가 41.5%, 재래시장이나 반찬가게 등 비공장김치가 24.2%, 구내식당 휴게소 단체급식 14.3%, 군납 8.1%, 식당 7.5%, 수출 4.5%(한국식품개발원 자료)등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치 원재료의 구성비율은 배추 74.7%, 무 10.9%, 고춧가루 3.5%, 마늘 1.5%, 생강 0.4%, 미나리 0.4%, 젓갈 2.9%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