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J는 ‘해외시장까지 뚫을 수 있는 명품김치를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치가 인체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밝혀내기 위한 김치의 ‘생리기능성 연구’에 돌입했다는 것. 이 연구를 통해 김치의 세계화ㆍ상품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이야기다.CJ측은 이를 위해 지난 10월부터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식품연구소 내 신선식품센터 김치팀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이 분야 연구를 시작했다. 각각 식품공학과 식품미생물학, 조리학 등을 전공한 김치팀 연구원들은 앞으로 2년 내에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김치의 다양한 생리학적ㆍ영향학적 기능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특히 CJ측은 그동안 여러 기관에서 김치의 품질 표준화ㆍ균일화 작업을 오랫동안 진행해 온 만큼 김치 효능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조진숙 CJ 식품연구소 신선식품센터 수석연구원(34)은 “장기적으로 김치시장이 세분화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제품의 차별화를 꾀하고 해외 수출시장을 키우기 위해 ‘프리미엄 김치’의 개발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김치시장도 저가제품과 고가제품으로 양극화될 것이라는 게 조수석연구원의 예측이다. 그녀는 특히 유산균발효유의 예를 들어 제품 세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즉 정장작용 한 가지만 강조되던 유산균발효유가 요즘 들어서는 ‘간기능 개선 제품’ ‘항헬리코박터 유산균 제품’ 등으로 고유의 기능을 앞세운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CJ측의 계획대로라면 조만간 ‘항암성분을 강화한 김치’, ‘머리를 좋게 하는 김치’, ‘특정 영양성분이 많이 함유된 김치’를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CJ는 아울러 공정개선과 소형 포장제품 개발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1998년 태스크포스팀을 편성해 상품 김치연구에 들어간 CJ는 2000년에 제품을 개발, 2001년부터 본격 유통하기 시작했다. 2001년에 통신판매를 시작한 CJ측은 백화점(2001년)과 할인점(2003년), 일반소매점을 담당하는 대리점(2004년)순으로 판로를 확대해 왔다.CJ는 김치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시장진출 초기부터 ‘명품김치’ 전략을 고집해 왔다. CJ의 포장김치 브랜드인 ‘햇김치’는 배추, 고춧가루, 무 등 농산물은 물론 모든 원료를 100% 국내산으로 사용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고급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둬 제대로 만든 김치, 즉 품질로 승부한다는 것. 식품업계 1위 업체로 다년간 쌓아온 위생적인 공정운영, 관리와 품질안정 노하우의 결합으로 소비자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최고의 김치를 만들겠다는 각오에서 나온 제품이라는 주장이다.특히 ‘햇김치’는 겨울철 ‘김장독 원리’를 과학화한 ‘저온(4도 이하)숙성’ 과정을 거쳐 인체에 유익한 유산균과 각종 생리조절 활성물질이 풍부한 제품이라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지난해 CJ 햇김치의 매출액은 50억원이며 올해는 70억원을 목표로 한다. 최근 기생충 알 김치 파동 이후 소비자 불신으로 전체적인 포장김치시장이 위축된 상태지만 판매ㆍ유통망이 꾸준히 늘고 있어 전년 대비 약 30% 신장을 예상하고 있다.현재 CJ의 신선식품센터 태스크포스팀은 김치의 발효패턴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팀은 배합기에 따라 달라져 계절마다 변하는 유산균의 연중 일정한 발효에 대해 심도 있게 관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장 맛있다는 한겨울 김치의 유산균을 뽑아낸 일종의 ‘김치스타터’ 제품을 내년 중 상품화할 계획이다.조수석연구원은 “우리 김치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과 표준화 연구, 아울러 한국 김치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메뉴개발만이 김치종주국의 면모를 세우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