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투자자인 김모씨는 요즘 ‘적립식펀드’라는 말만 들어도 이가 갈린다며 투덜거린다. 적립식펀드에 투자하지 않고 한꺼번에 일시금으로 투자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렸을 것이라는 ‘욕심’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 9월부터 매달 20만원씩 투자했는데 최근까지 1년 동안 수익률을 계산해 보니 17.8%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240만원을 한꺼번에 투자했다면 그보다 2배 이상인 38.4%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립식펀드를 추천한 사람이 누구야”라고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지난 1년간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김씨처럼 생각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적립식 투자는 주가 하락기를 거쳐 싼 값에 많이 사야 주가 상승기에 그 차익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최근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이런 효과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적립식펀드 투자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투자의 ‘성과’ 이면에 있는 ‘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적립식펀드 투자는 주가 상승을 타서 ‘한몫’ 잡아보자는 투자 방법이 결코 아니다. 위험을 관리하면서 적정한 수익을 기대하는 합리적인 투자자의 필수선택이다.유행만 좇아선 장기성과에 불리해적립식투자의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위해 장기로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좋은 운용사의 좋은 펀드를 고르는 게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성공적인 적립식펀드 투자를 위해서는 다음의 다섯 가지를 기준으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첫째, 펀드수익률 움직임이 예측 가능한 펀드가 적립식 투자에 적합하다. 복잡한 운용전략을 구사하기보다 단순하게 운용하는 펀드가 좋다. 즉 “주가가 오르면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도 올라가겠구나”라고 짐작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주가가 올랐는데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수익률 움직임을 짐작할 수 없는 복잡한 펀드는 적합지 않다.둘째, 장기로 투자하는 만큼 변동성이 어느 정도 있는 펀드가 적합하다. 변동성이 어느 정도 있어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변동성에 따른 위험은 장기 적립식에 투자함으로써 이를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복잡한 파생상품 구사를 통해 절대수익률을 추구하거나 주식에 일정액만 들어가는 혼합형 펀드보다는 펀드 자산의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하는 명확한 전략을 가진 주식펀드가 적립식 투자에 더 적합하다.셋째, 이미 장기로 운용된 결과 성과가 검증된 펀드를 골라야 한다. 일부 운용사들에는 적립식펀드가 하나의 ‘유행’ 상품으로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한 번 가입해 오랫동안 불입해야 하는 투자자에게는 바람처럼 왔다가는 유행일 수 없다. 따라서 적립식 바람을 타고 새로 등장한 펀드보다 오랫동안 미리 제시한 운용전략대로 꾸준히 운용된 펀드를 고르는 것이 현명한 투자방법이다.특히 장기간 운용을 검증한다는 것은 수익률에 대한 부분보다는 운용전략의 일관성에 대한 부분의 체크다. 수익률은 주가나 금리에 따라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다. 주가나 금리의 오르내림과 관계없이 투자자와 미리 약속한 운용전략을 꾸준히 유지해 왔는가를 평가해 펀드를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이때 운용전략은 시장상황에 따라 운용회사가 알아서 한다는 식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짐작할 수 없는 모호한 것이 아닌 이해하기 쉽고 뚜렷한 운용전략이 좋다.넷째, 적립식펀드 투자는 3~5년 이상 장기로 운용하기 때문에 운용 및 판매보수 등의 비용이 만만찮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예를 들어 보수로 나가는 비용이 펀드에 따라 연 1%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5년간 모으면 5%나 차이가 난다.따라서 이왕이면 비용이 저렴한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험이나 부가서비스 등의 혜택 때문에 비용이 비싼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점도 투자자 입장에선 사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꼭 따져봐야 할 점이다. 가입할 때 먼저 판매보수(선취판매수수료)를 받고 해마다 받는 보수는 적게 받는 펀드가 그렇지 않은 펀드보다 장기투자 때 훨씬 유리하다.마지막으로는 안정적인 운용사와 규모가 큰 펀드를 골라야 한다. 한 번 고르면 장기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운용회사가 인수합병(M&A) 등으로 크게 변하거나 펀드의 운용 규모가 작아 언제 해지될지 모르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아무리 좋은 전략으로 잘 운용돼 왔다고 해도 운용사가 갑자기 다른 운용사로 M&A 되면 중간에 펀드매니저가 변경될 수도 있고 운용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 펀드매니저나 운용조직이 큰 변화 없이 꾸준히 운용될 수 있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적립식펀드를 고를 때는 펀드와 자산운용사를 먼저 선택한 후 해당 펀드가 어느 증권사나 은행에서 판매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해당 자산운용사의 홈페이지나 전화로 문의하면 알 수 있다. 같은 펀드라도 판매사에 따라 적립식으로 투자가 가능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으므로 사전에 반드시 알아봐야 한다.그리고 적립식펀드 투자를 시작할 때 정액적립식과 자유적립식을 선택하게 되는데 가능하면 정액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액적립식은 매월 일정액을 자동이체시키는 방법이며 자유적립식은 불입시기와 금액을 투자자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적립식으로 투자하다 보면 주가 상승기에는 더 많이 투자하고 싶고 주가 하락기에는 투자를 중단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런 유혹에 빠지면 적립식 투자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초보투자자일수록 유혹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매월 일정한 금액이 자동으로 투자되는 정액정립식 투자방식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돋보기 펀드수익률 보는 법기준수익률과 비교하면 ‘한눈에’누구나 자신이 가입한 펀드 투자수익률이 어느 정도 됐는지 궁금하기 마련이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익률은 펀드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시장 움직임과 펀드수익률 움직임을 비교해 보면 이 펀드가 성장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지 아니면 가치주에 투자하는지, 또 펀드가 제대로 잘 운용되고 있는지 방치되고 있는지 등을 분석할 수 있다.펀드수익률은 한국펀드평가(www.kfr.co.kr)와 같은 펀드평가사 홈페이지나 자산운용협회 홈페이지(www.amak.or.kr), 해당 운용사나 판매사의 홈페이지에서 쉽게 알 수 있다. 또 판매직원에게 전화로 문의해 볼 수도 있다. 요즘에는 경제지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펀드수익률을 볼 수 있다. 펀드는 설정한 날이 제각각이므로 비교하기가 간단치 않다.펀드수익률 정보는 최근 평가일을 기준으로 과거 3개월, 6개월, 9개월, 1년, 2년 등으로 수익률을 표시한다. 예를 들어 2005년 10월1일 현재 1년간 수익률이 20%였다면 2004년 10월1일부터 2005년 10월1일까지 1년간 20%의 성과를 올렸다는 뜻이다. 이 수익률이 잘 했는지 못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교할 수 있는 기준수익률(Bench Mark)을 활용한다. 기준수익률로는 종합주가지수(KOSPI)나 채권지수 수익률, 같은 유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등이 있다.자신의 펀드수익률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방법을 알고 스스로 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펀드수익률은 기준가를 알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익률은 평가 기준일 기준가와 펀드 가입시 기준가의 차액을 펀드 가입시 기준가로 나눈 다음 100을 곱해 구한다. 가령 1,200원에 펀드에 가입했는데 평가일 현재 기준가가 1,300원이라고 하자. 자신의 펀드수익률은 (1,300-1,200)/1,200×100으로 계산하면 8.33%다. 이는 매우 간단하고 단순한 수익률 계산으로 일반적인 방법이다.민주영ㆍFPnet 금융컨설팅팀장<긴 인생, 당당한 노후 펀드투자와 동행하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