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히트상품을 만들 핵심인재를 키워라!’문화콘텐츠산업 전반에 특명이 떨어졌다.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범재’가 아닌 ‘수재’가 필요하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이야기다. 특히 문화콘텐츠 분야는 다른 분야와 달리 기획과 창작력에서 승부가 판가름나는 경우가 많아 ‘핵심 브레인’ 발굴이 관건이다. 팀워크 못지않게 개인의 능력이 중시되는 분야라는 점도 인재육성이 중요하게 거론되는 이유다.현재 문화콘텐츠 인력 키우기는 정규 교육기관과 공공 아카데미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다. 대학, 대학원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과정에도 문화콘텐츠 관련 커리큘럼이 개설돼 총 474개 학교에서 1,124개 전공과목이 개설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의하면 문화콘텐츠 관련 전공분야는 방송이 343개(36.3%)로 가장 많고, 만화ㆍ애니메이션ㆍ캐릭터 관련 전공 332개(35.2%), 영화 전공 127개(13.5%), 음악 전공 102개(10.8%) 및 게임 전공이 40개(4.2%)로 나타났다.학교 및 과목의 증가에 따라 배출인력도 해마다 늘어나는 상태다. 지난 2월 졸업생수가 1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기준 모집정원은 총 2만1,876명이었다. 앞으로 연간 1만명 이상의 문화콘텐츠 전문인력이 배출되는 셈이다.물론 문화콘텐츠산업의 필요인력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해만 해도 2만1,000여명이 추가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08년께는 19만명에 달하는 인력이 문화콘텐츠산업에 종사하게 되면서, 해마다 2만명 안팎의 인력이 새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급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문화콘텐츠산업의 인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전문인력의 지명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각급 교육기관에서 배출된 전문인력들이 실제 산업분야에서는 재교육을 거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역량이 뒤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제작하고 있는 한 업체 CEO는 “문화콘텐츠에 관심 있는 젊은 인재들이 다양한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회사 문을 두드리는데, 정작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은 거의 없다”면서 “무용지물인 커리큘럼으로 시간낭비만 하는 셈”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업체들로서는 재교육에 비용을 지출, 이래저래 낭비가 심한 교육체계라는 게 이 CEO의 지적이다.실제로 문화콘텐츠 관련 대학들은 기자재와 장비 보유 수준을 묻는 질문에 60% 이상이 ‘보통 이상’이라고 응답했지만, 해당 장비를 산학연계에 활용한 실적은 1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교육과정 중 산업현장을 체험하는 기회가 극히 드물다는 의미다.불안정한 고용형태와 낮은 보수도 지적감이다. 한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과장은 “10년 경력, 30대 중반인 직원의 봉급이 월 170만원 수준”이라며 “회의를 느끼고 다른 분야로 떠나는 이들이 적잖다”고 토로했다.이런 문제점을 감안, 앞으로 정부의 문화콘텐츠 전문인력 양성방향은 ‘소수정예 중심, 고부가가치화’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작인력이 아닌 기획 및 창작 중심으로 인력구조가 개편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정용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인력양성팀장은 “기술부터 비즈니스 원리, 창작과 기획까지 두루 간파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내년부터는 ‘많은 전문인력’이 아닌 ‘소수 핵심인력’ 양성에 예산과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