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떠돌기 시작한 말이다. 이 3개의 자격증을 모두 따면 자격증끼리 찰떡궁합을 이뤄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의미다.아울러 자격증 과포화 시대를 반영한 얘기이기도 하다. 널리 알려진 자격시험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자격증 ‘레드오션’ 시대.보다 경쟁력 있는 블루오션 자격증, 신종 자격증의 세계를 파헤쳐봤다.“공인중개사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하고 시간여유가 생기면 ‘가맹상담사’ 자격증 또한 따볼까 생각 중입니다.”지난 2003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회계사 김모씨(29)의 말이다. 김씨는 최근 회계사 업계에서 회자되는 ‘삼합’을 이루기 위해 공인중개사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2003년까지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세무사로 등록할 수 있다. 김씨 입장에서는 공인중개사시험만 합격하면 꿈의 ‘삼합’을 실현할 수 있다.그렇다면 김씨가 연이어 도전하겠다는 ‘가맹상담사’는 무엇일까. 김씨는 “가맹상담사는 프랜차이즈 분야의 신종 국가자격증으로 앞날이 밝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해 1,000명이 넘는 공인회계사가 배출되면서 회계사 시장은 거의 포화상태가 됐다”며 “공인중개사, 가맹상담사와 같은 국가공인 자격증을 더 따서 나만의 경쟁력을 기르고 싶다”고 덧붙였다.프랜차이즈: 가맹사업거래상담사가맹상담사의 정확한 법적 명칭은 ‘가맹사업거래상담사’다. 통상적으로 간단하게 ‘가맹상담사’로 불린다. 이 시험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국가자격시험이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 활동하는 컨설턴트들과 구별하기 위해 시험합격자간에는 ‘가맹사’ 또는 ‘공인가맹사’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맹사업거래의공정화에관한법률’에 따르면 가맹상담사의 업무는 가맹사업의 사업성 검토,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의 작성ㆍ수정 등이다.2003년부터 시행된 가맹사업거래상담사시험은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지금껏 배출된 가맹상담사는 2003년 62명, 2004년 52명으로 총 114명이다. 총합격자가 150명을 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종 자격증인 셈이다.대한가맹사업거래상담사협회의 김경창 회장은 “프랜차이즈업계 종사자의 분쟁조정에 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며 “창업자가 가맹계약서를 작성하고 수정할 때 가맹상담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이어 “프랜차이즈는 특허ㆍ상표 등 지식재산권과 계약법, 부동산, 마케팅, 기타 세무, 노무 등 여러 전문성을 요구하는 특수한 분야”라며 “법률과 경영, 기술이 혼재된 특성을 갖고 있어 가맹상담사가 유망한 자격증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내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외식업 분야에서 점차 학원, 사진, 미용업, 꽃집, 인테리어, 유통 등 다양한 서비스업종으로 뻗어나가 가맹상담사의 활동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그렇다면 시험은 어떻게 구성되며 난이도는 어느 정도일까. 매년 한 번씩 치러지는 가맹사업거래상담사시험은 1차와 2차로 구성된다. 1차는 객관식이며 2차는 주관식으로 서술형이다. 서술형인 2차 시험의 문제를 살펴보면 ‘가맹사업거래의 분쟁조정제도에 대하여 설명하시오’, ‘가맹사업의 유형에 대해서 설명하시오’ 등 넓고 깊은 지식을 요구한다.2004년 시험에 합격한 김경창 대한가맹사업거래상담사협회 회장은 “7~8개월의 시험 준비기간이 필요했다”며 “난이도는 법무사시험 수준이라고 보는 응시자가 많다”고 말했다. 합격자의 경력은 다채롭다. 김회장의 경우 IT 벤처회사에서 일했고, 이외에 다른 합격자 가운데는 변호사, 노무사, 국가고시 준비생 등이 있었다.시험준비에 정도는 없다. 관련 교재를 구입해 독학한 합격자가 있는가 하면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하거나 학원에 다닌 경우도 있다. 신종 자격증이기 때문에 가맹상담사 준비반을 둔 학원은 그리 많지 않다. 고려프랜차이즈 아카데미, TIFS 프랜차이즈 시스템연구소 등이 가맹상담사 대비반을 운영 중이다. 스터디그룹은 대한가맹사업거래상담사협회 홈페이지(www.fea.or.kr)의 게시판을 이용해 꾸리거나 학원을 다니며 결성하는 경우도 있다.금융 : CRA, CFP, CDCS, CAIA, CTP금융 관련 자격증에도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업계가 변화무쌍한 하루하루를 맞고 있어서다. 해외의 금융기법은 물밀 듯이 국내에 들어왔다. 금융자격증의 종류 또한 폭넓어졌다. 동시에 어제의 신종 자격증이 오늘의 유명무실한 자격증으로 전락하는 속도도 빨라졌다.올해 신한은행에 입사한 신입행원 이윤희씨(27)는 “CFA(Chartered Financial Analystㆍ공인재무분석사)는 너무 많은 사람이 도전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자격증을 따기 위해 CRA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이씨가 눈독을 들인 CRA는 신용위험분석사(Credit Risk Analyst)로 금융감독원이 2003년 도입한 자격제도다. CRA 합격자는 금융회사와 기업신용평가기관 등에서 기업에 대한 신용상태를 조사,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기업의 신용위험을 측정, 관리하는 여신전문가로 활약할 수도 있다.한국금융연수원이 진행하는 이 시험은 매년 1번씩 치러진다. 이 시험 역시 1차와 2차로 나뉜다. 1차는 객관식으로 기초통계 등 6과목, 2차는 주관식으로 기업신용분석 등 5과목으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CRA 합격자수는 46명으로 대부분 현직 은행원 또는 증권사 직원이다. 2003년 제1회 CRA시험의 경우 960명의 응시자 가운데 단 10명만 합격,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CRA의 특징은 또 다른 국가공인 여신 관련 자격인 신용분석사나 여신심사역보다 신용리스크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능력을 강화했다는 것. CRA 배출을 통해 철저한 기업신용위험분석으로 기업부실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게 주관기관인 한국금융연수원의 목표다.이 시험에 합격한다고 누구든지 CR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험에 합격한 뒤 한국금융연수원에서 60시간의 실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시험합격 전에 3년간의 실무경력을 이미 갖췄거나 합격 후 3년간의 실무경력을 쌓은 사람만이 CRA자격을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다.CRA 시험준비반을 운영 중인 와우패스학원의 우민균 팀장은 “시험준비생 가운데 직장인이 많다 보니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설된 주말반이 인기”라며 “그동안 은행권에서는 두드러진 금융자격증이 없었으나 CRA 등장 이후 은행원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우팀장은 이어 “승진이나 이직을 위해 CRA시험을 준비하는 학원 수강생이 많다”고 덧붙였다.CRA시험 합격자에게 채용 우대를 하는 금융기관도 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신입행원을 뽑을 때 변호사, 공인회계사(CPA), 공인재무분석사(CFA), 세무사와 함께 CRA 자격증을 보유한 응시자를 우대했다. 또 올해 기업은행은 하반기 신입행원 100명 공채 때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CFA, FRM, AICPA와 함께 CRA와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기로 했다.기업은행의 올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 우대에 등장한 ‘CFP’는 어떤 자격증일까. 이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Certified Financial Planner)다. CFP는 이외에도 국제재무설계사, 국제공인 개인재무설계사 등 변형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CFP는 1960년대에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자격제도다. 미국 CFP보드(Borad)가 자산운용과 관리, 세무, 노후설계, 위험관리 등에 대한 종합적인 재무계획 작성과 자문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시험을 만들었다. 이 시험을 국내에서 주관하는 곳은 비영리기구인 한국FP협회(KFPA)다. 시험은 1년에 2번,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실시되며 시험유형은 사례문제와 객관식 다지선다형이다. CFP 역시 자격시험에 합격했다고 자격인증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는 3년, 전문대 졸업자는 4년의 실무경험을 쌓아야 자격인증서를 손안에 쥘 수 있다.CFP시험에 합격한 뒤 현재 AIG생명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홍성우씨는 “시험에 합격하려면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며 “대부분 6개월 학원수업을 받고 6개월간 복습하며 공부한 뒤 시험을 치른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어 “일종의 CFP 입문자격시험인 AFPK(Associate Financial Planner Korea)에 먼저 합격해야 CFP 응시자격이 주어진다”면서 “학원 등 별도의 지정기관에서 일정시간 이상의 연수를 받아야 CFP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각광받는 자격증 가운데는 CDCS(CertifiedDocumentary Credit Specialistㆍ국제공인신용장전문가)도 있다. 이 자격증을 딴 사람은 수출계약 절차, 수출입 관련 은행의 수수료 분석, 신용장거래의 분쟁 등을 다룰 수 있게 된다. 수출입 관련 서류심사를 하거나 외환분쟁과 관련된 은행직원, 수출입업무를 취급하는 기업체 직원에게 유용하다. 아울러 수출입 분쟁 사건처리를 담당하는 법무직원, 운송과 보험업계 실무직원들도 탐내고 있는 자격증이다. 전세계적으로 CDCS 자격증 보유자가 2,300여명 정도다. 하지만 국내 합격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배출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4명이 이 시험에 응시해 23명의 합격자가 탄생했다. 올해부터 국내은행들이 CDCS 자격증 보유자를 신용장전문가로 인정하면서 ‘블루오션’ 자격증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CDCS 자격증시험은 그동안 홍콩에서 치러져 국내 응시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한국국제금융연수원(www.ikifi.com)이 영국은행협회(IFS)와 협약을 맺으며 서울에서 시험을 볼 수 있게 됐다. 국제금융연수원은 10월8일부터 11월26일까지 ‘제2기 국제공인신용장전문가 과정’을 운영한다. CDCS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된 이 과정은 매주 토요일 총 8주간 64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2006년도 시험일은 4월15일로 예정돼 있다.CAIA(Chartered Alternative Investment Analystㆍ국제대안투자분석사)도 최근에 국내에 선보인 신종 금융자격증이다. 이 자격증을 딴 사람은 미국 CAIA협회로부터 헤지펀드, 파생상품, 부동산 등 대안투자(Alternative Investment) 분석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CAIA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사람은 4년 이상의 경력이 있거나 또는 학사 이상의 학력에 1년의 경력이 있는 경우다. CAIA가 국내에 소개되며 시험 준비과정을 개설한 학원도 차츰 생겨나고 있다. FRM코리아의 유진석 사장은 “지난 8월 CAIA 공개설명회를 연 뒤 준비반을 시작했다”며 “CAIA가 어떤 시험인지 국내에 갓 소개된 상태”라고 말했다.이외에도 CTP(Certified Treasury Professionalㆍ국제공인재무전문가)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재무인협회(AFPㆍAssociation for Financial Professional) 인증 공인자격증인 CTP를 준비하기 위한 온라인상의 커뮤니티도 눈에 띈다.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상의 포럼 가운데는 ‘CTP를 준비하는 모임’이 2003년 개설돼 23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CTP를 국내에서 주관하는 곳은 한국CFO(재무최고책임자)협회다. 이 자격증을 활성화해 기업재무관리의 선진화와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CTP 시험은 대학 재학생 이상이면 응시할 수 있으며 1년에 두 차례, 6월과 12월에 실시된다. 오는 12월1일부터 2006년 1월31일까지 시험이 치러진다.자격증 하나라도 더 따야 고용불안에 덜 시달리는 직장인들. 하지만 무턱대고 자격증 공부에 들어가기보다는 투자비용과 시간을 잘 따져봐야 한다. 자신의 커리어 계획에 자격증이 제대로 들어맞는지 꼼꼼히 알아보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