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이후 금리가 완만하게 오르고 있다. 무엇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 것인가.1997년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 우리는 만성적인 자금부족과 고금리경제에서 살았다. 고금리의 원인은 저축에 비해 투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투자는 자금수요이고 저축은 자금공급이라 할 수 있다. 투자율이 저축률을 초과한다는 것은 자금의 수요가 공급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저축률이 투자율을 넘어서면서 우리 경제는 ‘자금초과, 저금리경제’로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가계의 소비증가로 2002년에는 저축률이 31.3%까지 떨어져 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위축되면서 투자율이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저축이 투자를 초과한다는 것은 외환위기 이전과는 달리 자금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돈의 가격인 금리가 하락했다. 국고채수익률(3년물)이 98년 12.9%(연평균)에서 2004년에는 4.1%까지 떨어졌다.저축률이 투자율을 초과하면서 우리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금리경제로 변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지난 2003~2004년에는 가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저축률과 투자율의 차이가 확대되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그러나 2005년에 들어서면서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금리가 정상수준으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앞으로 가계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저축률은 다시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따라 기업의 투자가 늘면서 투자율은 소폭이라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크게 벌어졌던 저축률과 투자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국내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대기업 중심으로 이익을 크게 냈다. 그러나 기업들은 투자를 거의 늘리지 않았고 따라서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과거처럼 많이 빌려 쓸 필요가 없었다. 금융기관은 기업이 돈을 빌려가지 않자 채권투자를 대폭 늘렸다. 예를 들면 금융기관의 자산 가운데 채권비중이 97년에는 22.4%였으나 2001년에는 31.5%까지 상승했고, 현재도 28%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금융기관의 채권 매수 증대는 채권금리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기간에 채권수익률이 계속 하락(채권가격 상승)했기 때문에 채권투자로 안정적인 이익도 낼 수 있었다.적정금리 수준 6% 안팎그러나 최근 산업활동동향 등 각종 거시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회복될 때 국내 금융기관은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고 대출이나 주식투자 비중을 늘렸다. 앞으로는 금융기관의 채권수요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면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렇다면 채권수익률은 얼마까지 올라갈 것인가. 일반적으로 채권수익률은 명목금리인데 이는 실질금리와 물가상승률의 합으로 구성된다. 실질금리는 사전적으로 추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것의 대용변수로 실질소비증가율이 사용된다. 장기적으로 소비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이 수렴하기 때문에 보통 실질금리의 대용변수로 실질경제성장률을 사용한다.이런 방법을 이용해 추정해 보면 우리나라 적정금리 수준은 6% 정도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4% 안팎이고 근원물가상승률은 2%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국고채수익률이 4%대에서 안정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증가율이 GDP 성장률에 접근해가면서 금리는 점차 적정수준인 6%까지 올라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