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오는 10월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경기회복세에 따라 올 하반기 4.5%, 내년 5%의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어서 금리정책의 방향조정이 필요한 단계라는 게 발언의 배경이다. 금리정책이 경기보다 6개월 앞서 나간다는 점, 올 들어 금리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금리인상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김영익 대신증권 상무는 “외환위기 이후 크게 벌어졌던 저축률과 투자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자금의 초과공급 현상이 완화되고 따라서 금리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면서 “적정금리 6%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금리인상 가능성 소식은 고유가, 원화강세 등 거시경제 변수와 8ㆍ31부동산대책, 주가 사상 최고치 경신 같은 매머드급 이슈와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어느 때보다 굵직한 재테크 변수가 요동치는 판국이라 향후 환경변화를 예측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박총재는 “저금리 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인상 정도”라고 밝혔지만, 부동산담보대출 등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 중산층 서민이나 중소기업들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게다가 8ㆍ31부동산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이 눈에 띄는 숨고르기에 들어가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겨야 하나’ 고민하는 이가 크게 늘었다. ‘다시 은행으로 가자’는 회귀형도 적잖다.추석연휴 이후 재테크 장세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 이 예측에 따라 재테크 시나리오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우선 부동산부터 보자. 8ㆍ31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엔 세 가지 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급등세를 주도했던 강남, 분당, 용인 등의 중대형 아파트와 강남권 재건축은 대책발표 이전부터 선조정을 거친 까닭에 ‘정적’ 그 자체다. 매물이 드물고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지도 않은 ‘멈춤’ 상태다. 반면 강북권 재개발, 뉴타운지역은 강북광역개발 호재로 상승세가 감지된다. 또 전세값은 강남을 필두로 강북, 수도권으로 상승흐름이 빨라지고 있다.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8ㆍ31대책 이후 하방경직성이 강한 부동산의 특성 때문에 별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면서 “과거에도 대책이 나온 후 일러야 10일에서 2주 정도 지나야 매물과 호가변동이 감지되곤 했다”고 밝혔다. 매도자, 매수자 모두 본격적으로 실행에 나서는 시기는 아무래도 추석 이후가 될 것 같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매물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가격도 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중 부동자금의 급속한 흐름변화도 예상된다. 고대표는 “430조원에 이르는 시중 부동자금이 어디로 튈지에 따라 금융, 주식, 실물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며 향후 부동산시장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예측했다.주식시장도 심상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9월7일 종합주가지수는 10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펼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엇보다 최근의 주가상승이 외국인과 간접투자 펀드에 의한 투자자금 증가에 힘입은 것인 만큼 대세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경기회복이 뚜렷해지고 기업의 투자도 늘어나야 주식시장에 대한 믿음도 한층 탄탄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따라서 투자도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용준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 활황의 수혜를 입기 위해서는 분기 영업이익 등 실적이 탄탄한 우량기업 위주로 선별 투자 전략을 펴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격변기를 겪고 있는 부동산과 주식을 피해 창업에서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직장인, 자영업자, 주부층에서는 소액자본과 아이디어, 노하우를 합쳐 공동창업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특히 혼자서는 역부족인 대형 점포, 창업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대형 브랜드 공동창업 효과가 뛰어나 창업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심상훈 작은가게창업연구소장은 “상향 소비패턴인 트레이딩 업 조류가 뚜렷해지는 만큼 공동창업을 통해 불황을 돌파하고 투잡의 효과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소자본을 투자해 정기적인 수익원을 창출하는 ‘더블인컴’ 도구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이처럼 추석 이후 재테크시장은 수많은 변수들로 인해 격변이 이어질 전망이다. 주식, 부동산을 필두로 시장의 변곡점, 대세 전환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추석 이후 재테크 시나리오를 어떻게 짜는가에 따라 내년 재테크 성패까지 좌우될 공산이 크다. 어느 때보다 각 재테크 종목이 보내는 ‘사인’을 정확하게 읽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