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정부의 각종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힘입어 전국의 부동산가격이 들썩이는 가운데 전라권도 예외는 아니다.▷ 전라남도 = 전남 목포시 옥암동에 사는 김철호씨(63)는 요즘 부동산 하면 웃음부터 나온다. 김씨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해남군 산이면의 임야가 대규모 복합관광레저도시 개발계획인 ‘J프로젝트’ 지역에 위치해 있어서다. 불과 1~2년 전 평당 1만원도 안되던 땅값이 5만~6만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김씨는 “부모가 물려준 땅인데다 팔아봤자 큰돈도 안돼 갖고 있었더니 그게 금싸라기 땅으로 바뀔 줄 누가 알았겠냐”며 마냥 뿌듯해하고 있다.전남지역 땅값은 최근 기업ㆍ혁신도시 개발 등의 대형 호재에 힘입어 해당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요동치고 있다. 또 투자 여력이 점차 인근지역으로 옮아가면서 지난 10년간 깊은 침체에 빠져 있던 전남지역 부동산경기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전남 내에서 땅값 상승을 선도하는 지역은 해남ㆍ영암ㆍ무안ㆍ신안 등 서남부 일대다. 특히 전남 내 최대 규모의 개발계획인 J프로젝트는 이 지역 부동산경기 활성화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이 계획은 해남과 영암군 일대 3,000만평에 300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해 108홀 규모의 골프코스 30개와 빌라 6,000호, 호텔ㆍ카지노ㆍ컨벤션 등을 갖춘 인구 50만명 규모의 해양레저타운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올 초 이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후보지인 해남군 산이면 등지에는 외지투기꾼들이 몰려들어 평당 1만5,000원 하던 논밭이 3만5,000원에서 4만원까지 급등했다. 최근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이어 행정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한때 무서운 기세로 번지던 투기 열풍이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목포의 W부동산 김지일 대표는 “지금도 현지인 명의를 빌리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전에 땅을 소필지로 나눠 거래하는 토지가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토지 소유자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금은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설명했다.산업교역형 기업도시로 지정된 무안도 땅값이 급등한 곳 중 하나다. 무안군 청계ㆍ현경ㆍ망운면 기업도시 후보지의 경우 평당 3만~3만5,000원 하던 논밭이 기업도시 예정지로 알려지면서 갑자기 평당 5만~6만원까지 뛰었다. 특히 인근 무안공항 배후부지 등 일부 선호지역은 평당 7만~8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일대도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일찍 묶이면서 지금은 거래가 완전히 끊긴 상태다.해남과 영암ㆍ무안에서 불붙은 부동산투기 열풍은 신안 섬지역 전체로 확산되기도 했다. 해남과 영암ㆍ무안이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J프로젝트 지역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안 섬지역이 새로운 토지매입 대상지로 떠오른 것이다. 신안군의 관문인 압해도의 경우 벌써 60% 이상이 외지인 수중으로 넘어갔다. 이곳도 지난 7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뒤 거래가 자취를 감췄으나 가격조차 형성되지 않았던 땅값이 지금은 자은과 비금면 일대 바닷가 임야의 경우 평당 2만7,000원에서 3만2,000원선까지 크게 올랐다.전남 내 투기 열풍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곳은 광주 인근 혁신도시 후보지들이다. 장성군 진원ㆍ남면의 담양군 대전면 등지는 평당 5만원 하던 논밭이 10만원 가량으로 뛴 상태. 특히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나주시 노안면의 경우 최근에만 15곳의 부동산중개소가 생겨나는 등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격도 도로 인근의 논밭이 평당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과수원은 6만~7만원에서 12만~15만원으로 2~3배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혁신도시의 경우 오는 9월 말로 예정된 최종선정에서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이들 지역의 지가 급등에 따라 최근에는 불분명한 개발정보를 흘리며 투자자들을 현혹하다 검경에 적발되는 사례도 적잖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반드시 해당 행정기관 등에 이를 확인한 후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향후 투자처로 이들 지역 외에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추천한다. 광주시 풍암동 다나공인중개사무소 이경수 대표는 개발계획이 집중된 전남 서남부로 통하는 길목의 나주ㆍ함평ㆍ무안 등지를 추천했다. 이대표는 “나주ㆍ함평ㆍ무안 외곽지역은 특별한 호재가 없어 땅값이 10여년 전과 변함없을 정도로 저렴한 반면, 서남해안이 개발되면 함께 개발될 여지가 많아 5~10년 정도를 내다보고 투자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전남의 경우 동부권 경제자유구역으로 개발되고 있는 광양만권과 해양엑스포 유치를 추진 중인 여수권 등도 개발 잠재력에 비해 가격이 저평가된 지역이다. 향후 도로ㆍ철도 등 SIC와 대규모 관광단지, 산업단지, 주택단지 등이 개발될 예정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기 적당한 곳이다.▷ 전라북도 = 전북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지역은 무주군 안 성면(기업도시)과 설천별(태권도공원), 전 주시 성덕동 일대(혁신도시 후보지)와 만성동(법조타운 예정지), 익산시 삼기면(혁신도시 후보지) 등이다. 또 최근 종영한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 세트장과 가깝고 영상테마파크가 들어서는 부안군 궁항과 격포, 그리고 35사단 이전에 따라 향후 개발이 예상되는 전주시 송천동, 군산시 내흥동(방폐장 후보지)이 주목받는다.이 가운데 레저형 기업도시 및 태권도공원으로 지정된 무주군 안성면과 설천면 일대는 이미 땅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건교부가 발표한 ‘7월 토지시장동향’에 따르면 무주군 일대 땅값 상승률은 3.63%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상승률 0.48% 및 주요지역 상승률 1%와 비교할 때 무주군의 땅값 상승률은 두드러진다. 토지거래량도 전년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전주나 익산의 혁신도시 후보지와 법조타운 예정지, 35사단 이전부지 등도 토지거래량이나 지가상승률이 예년보다 2~3배 증가했다. 혁신도시 후보지인 전주 남정동의 토지거래량은 2002년 352필지에서 지난해 1,388필지, 올해 833필지(6월 말 현재)로 급격히 늘고 있다. 역시 혁신도시 후보지인 익산 삼기면 일대도 2003년 7월~2004년 6월까지 1년 동안 거래량(3,782건)에 비해 2004년 7월~2005년 6월까지 거래량(4,451건)이 20% 가량 늘어나는 등 혁신도시 후보지의 토지거래가 활발하다.이는 토지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남정동의 임야와 농지가격은 올해(2분기 기준) 평당 각 15만5,000원과 16만원으로 조사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4,000원, 4만6,000원과 비교할 때 1년 동안 땅값이 무려 3배 이상 뛰었다. 특히 익산시 삼기면은 외지인이 전체 토지거래량(4,451필지)의 51%를 차지하면서 농지가격(7월 현재 10만원선)이 치솟고 있다. 또 법조타운 예정지로 거론된 전주시 만성동의 거래면적은 올해 118만4,000㎡로 지난해보다 80% 이상 늘었다. 35사단 주변 토지도 올해 115만2,000㎡로 70% 가까이 증가했다.그러나 지금까지 거론된 무주군 안성면과 설천면, 전주시 만성동 및 익산시 삼기면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거나 추진 중이어서 투자처로 가치를 상실했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업계의 관측이다. 대신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일대와 송천동, 완주군 이서면 일대, 부안군 변산면 일대 등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거론된다.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전주실내수영장 주변은 주택공사가 개발하는 효자4ㆍ5지구(4,200가구) 맞은편에 위치한데다 향후 개발 예정인 효자6지구에 포함돼 투자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주대학 입구 왼쪽에 위치한 자연녹지 또한 주변의 개발 여건을 감안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투자처로 거론된다.또 전주시가 추진하는 북부권 개발의 중심에 위치한 전주시 송천동과 전미동, 그리고 법조타운 예정지인 만성동 주변 중동도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장동 화물차물류단지와 여의동 사이에 위치한 원동, 용정동은 혁신도시 후보지 영향권에 위치한데다 개발 예정인 교통공원이 인접해 있고 CBS 사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와 함께 전주IC와 가깝고 도로 여건이 좋은 완주군 이서면 갈산리는 장동 유통단지와 완주군 이서면 경계에 위치해 추가 상승 여력이 풍부하다. 전주시 중인동 일대도 전원주택용지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이순신 장군 세트장이 위치한 부안군 변산면 궁항과 영상테마파크 조성 예정지인 격포 등도 최근 들어 투자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경주시와 함께 방폐장 유치경쟁에 나선 군산시 내초동, 내흥동 일대도 유치 여부에 관계없이 땅값이 들먹이고 있는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