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브랜드 푸마(PUMA)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2001년 이후 해마다 큰 폭의 성장을 계속하며 다른 브랜드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더욱이 최근 몇 년 사이 불황의 골이 점점 깊어져 왔다는 점에서 푸마의 선전은 예사롭지 않다.푸마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1994년이다. 올해로 11년째를 맞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런 브랜드가 있는지조차 알기 힘들 정도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했다. 회사에서도 무엇이 잘못돼서 그런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판매가 정체를 보였다.하지만 오랜 산고를 겪은 푸마는 2000년 이후 새로운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회사 차원에서 대대적인 수술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확 바꾼 것이다.특히 푸마코리아는 고속성장을 시작한 이후에도 해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매장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는 등 늘 변화를 추구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푸마의 인기가 고공비행을 하는 것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브랜드 리인벤팅에 적극 나선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실제로 푸마의 성장속도는 업계를 깜작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2000년 1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2001년 350억원에 이어 2002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300억원을 올렸다. 4년 만에 무려 13배나 증가한 셈이다. 스포츠브랜드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고속성장을 기록한 것이다.국내 소비자들에게 푸마의 이미지는 ‘패셔너블’(Fashionable)과 ‘역동성’으로 요약된다. 소비자층도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여성이 80%를 차지한다. 상품 역시 젊고 예쁘다. 해마다 다른 컨셉의 전략상품을 내놓고 있고, 이는 예외 없이 빅히트로 연결됐다. 가슴에 커다랗게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푸마 로고티’는 최근 여성용 상품라인을 별도로 선보이면서 한해 동안 100만장 가까이 판매되고 있다.스니커즈 운동화인 ‘AVANTI’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2004년에는 본사와 발맞추어 영국 출신의 디자이너 닐 배럿이 디자인한 ‘이탈리안’ 라인과 요가 전문 라인인 ‘마하누알라’를 선보여 젊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푸마의 인기비결 가운데는 매장의 업그레이드도 빼놓을 수 없다. 2000년 이후 해마다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재조정해 재래상권에 집중돼 있던 매장을 신세대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명동, 이대 앞, 신촌, 대학로 등으로 옮겨놓고 있다. 2004년 3월에는 서울 압구정동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컨셉스토어를 오픈, 얼리어답터(Early Adoptor)와 패션리더들을 위한 새로운 매장을 선보였다.매장 인테리어도 시대적 분위기를 적극 반영해 그때그때 변화를 주고 있다. 브랜드 상징 컬러를 그린(Green)에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한 레드(Red)로 교체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매장 안에 금속성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실버 컬러와 스틸 소재를 사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측은 “실내 인테리어를 하나하나 바꿔나간 결과 이제는 모던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고 설명했다.푸마코리아의 ‘힙합 마케팅’ 전략도 새로운 이미지를 쌓아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듣는다. 한때 푸마는 축구로 대변되는 남성적인 정통 스포츠용품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댄스뿐만 아니라 10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문화코드인 힙합을 테마로 설정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여성과 젊은층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