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장단 살린 <햇님달님>, 시사성 띤 <방구아저씨> 등 가족극도 눈길

영화와는 달리 공연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티켓 판매가격에 부담감을 갖거나 내용에 관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가을에는 ‘공연으로 연휴나기’를 실천해도 좋을 만큼 부담 없는 가족극서부터 화려한 대작 뮤지컬까지 다양한 공연이 마련돼 있다.◇연극ㆍ뮤지컬=연말까지로 예정된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유씨어터)는 가족단위로 감상하기에 알맞다. 백설공주를 향한 반달이의 슬픈 짝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2001년 5월 초연 이후 수많은 관객들과 비평가들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매년 전회ㆍ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1975년 초연된 연극 <에쿠우스>의 앙코르 공연은 10월 말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계속된다. 극단 실험극장의 대표작으로 창단 45주년 기념공연으로 제작되는 <에쿠우스>는 강태기, 송승환, 최재성, 최민식, 조재현 등 알런 역을 맡은 배우들이 최고의 배우로 성장, 스타산실로도 주목을 받아왔다. 이밖에도 <빨간피터>(인켈아트홀), 코믹극 <뉴보잉보잉>(두레홀), 박정자의 열연이 돋보이는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산울림소극장), 여배우 시리즈의 네 번째 무대인 김지숙의 <로젤>(우림청담씨어터), <품바>(상상아트홀) 등 다양한 연극이 추석연휴에 계속된다.뮤지컬은 초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서부터 창작뮤지컬, 살롱뮤지컬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총제작비 130억원에 이르는 디즈니 뮤지컬 <아이다>(LG아트센터)는 사랑을 주제로 한 본격적인 성인 타깃의 뮤지컬로 화려한 볼거리가 특징이다.김혜린의 원작만화를 뮤지컬로 만든 <불의 검>(국립극장)은 연휴 마지막날인 9월19일에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마리아 마리아>의 이소정과 팝페라 가수 임태경이 주연을 맡았다.뮤지컬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 <그리스>(동숭아트센터)는 추석연휴에 하루 2회씩 공연된다. 1950년대 젊은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귀에 익은 친숙한 멜로디와 흥겨운 춤이 관객의 시선을 잡아끄는 요소다.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또 다른 뮤지컬 <풋루스>(연강홀) 역시 10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이라는 게 이 작품을 접한 기존 관객의 평가다.2001년에 초연됐던 창작뮤지컬 <셰익스피어의 여인들>(열린극장)은 9월16일에 시작된다. 셰익스피어의 각 작품에 등장했던 6명의 여인들이 시공을 뛰어넘어 한 공간에서 만나 사랑과 인생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뮤직인마이하트>(PMC대학로자유극장), <밑바닥에서>(나무와물), <사랑은 비를 타고>(인켈아트홀) 등 다양한 창작뮤지컬이 공연 중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러시아 볼쇼이아이스발레단의 <볼쇼이아이스쇼>(목동 아이스링크)는 지난 8월24일 시작해 연휴 마지막날인 9월19일에 막을 내린다.◇가족극=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서구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의 장단과 가락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는 가족마당놀이극 <햇님달님>(대학로 두레홀)이 10월3일까지 공연된다.가족뮤지컬 <방구아저씨>(발렌타인극장 1관)는 ‘대학로 좋은 어린이연극 만들기’를 모토로 한 제작사의 첫번째 기획물. 대학로 발렌타인극장(1ㆍ2ㆍ3관)에서 질 높은 어린이극을 만들어 연중 운영하기 위해 기획됐다. 1관은 교육에 관련된 연극, 2관은 시사에 관련된 연극, 3관은 전통에 관련된 연극으로 준비하고 있다. <방구아저씨>는 6학년 1학기 읽기책에 있는 소설을 희곡화한 것으로 아직까지도 일제강점기 통치의 잔재가 남아 있는 이 시점에서, 분명한 역사적 사실인 일제강점기의 만행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방귀를 잘 뀐다 하여 방구아저씨로 불리는 목수 김봉구가 누명을 쓰고 일본인 순사의 손에 억울하게 죽게 된다는 내용이다. (각 공연 예매문의는 1544-1555 또는 1588-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