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해 보세요. 하!”조곤조곤 인터뷰에 응하던 사람이 갑자기 기합을 넣듯이 큰소리로 외친다. 이어 “으흐흐흐” 낮게 웃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얼굴색이 빨개지도록 박장대소다. 보는 사람은 일순 당황한다. ‘이 사람이 왜 이러나’ 하는 기색이다. 하지만 몇 초 지나지 않아 분위기가 바뀐다. 사람들 얼굴에 웃음기가 번지기 시작한다. 이유도 모른 채 그를 따라 한참을 웃어젖혔다.“억지로도 웃을 수 있어요. 웃기 시작하면 얼굴이 바뀌지요. 얼굴이 밝아지면 마음도 바뀝니다. 웃음에 감염되면 세상이 달라져요.”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 소장(37)은 “웃음의 위력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깜짝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바탕 웃음 이후 인터뷰 분위기는 꽃이 핀 듯 밝게 바뀌었다.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웃음 전염’을 시도한다. 국내 첫 웃음치료사로 불리는 그는 밑천 하나 들지 않는 웃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연구소 슬로건도 ‘박장대소 코리아’다.“9년째 웃음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요즘처럼 신나는 적이 없어요. 기업들이 유머경영, 펀경영에 주목하면서 웃기 시작했고 관공서나 학교들도 조금씩 웃음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추세거든요. 웃기 시작했다는 것은 꿈과 희망이 살아 있다는 겁니다. 웃는 사람은 위기상황에서도 강한 대처능력을 보여주지요.”이소장은 연방 웃음 예찬론을 펴면서 다양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한 중소 의류회사는 웃음컨설팅을 받기 시작하면서 업계 1등이 됐고, ‘크게 웃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한 유통회사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을 이뤘다는 것이다. 암환자들이 웃음치료를 받고 면역력이 높아진 사례나 처칠 총리, 테레사 수녀 같은 위인들이 웃음을 위기극복의 도구로 활용한 에피소드도 빼놓지 않았다. 웃음은 사람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이자 사람의 능력을 배가시키는 묘약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나아가 국민생산성을 높여 국가경쟁력까지도 높인다는 주장이다.이소장은 웃음을 ‘사람의 태도를 바꾸는 기술’이자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기업경영에서 위력을 발휘한다고 보고 있다.“기업의 CEO는 근엄해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하지만 CEO가 밝은 표정인 회사는 직원들도 신나게 일합니다. 덩달아 고객도 웃게 돼 있지요. 창의력과 생산성을 높이고 싶다면 직원들부터 웃게 만들면 됩니다. ‘소문만복래’는 어디서나 통하는 진리니까요.”이소장이 말하는 ‘웃음’은 단편적인 것만이 아니다. CEO가 유행어를 잘 안다고 해서 유머경영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우스개 몇가지로 사람을 웃게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웃는 연습을 해야 한다”면서 “웃음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는 공부와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자신도 웃음의 깊이를 위해 틈나는 대로 인간관계와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결국 웃음이 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태도와 마인드까지 바꾸는 내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존심, 희망을 회복한다면 최고의 효과를 보는 셈.“웃는 데 익숙지 않다면 우선 하루 한 번 큰소리로 웃어 보세요. 기분이 좋아지고 의욕이 생기며 생활이 달라질 겁니다. 웃음의 주인은 ‘나’입니다. 내가 행복해지면 가정과 회사, 국가도 자연스레 행복해지겠지요?”<약력>1969년생. 경기대 경영학과 졸업. 건국대 평생교육원 웃음치료전문가과정 지도교수. 한국웃음연구소장. △저서 : <인생을 바꾸는 웃음전략> <즐거운 아버지> <기업을 살리는 웃음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