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무렵 뉴트렌드로 등장한 ‘투잡스’(Two-Jobs)는 이제 한국사회에 자리를 잡았다. 한 번에 2개의 직업을 지닌 투잡스족에 이어 직업 3개인 ‘스리잡스’까지 등장했을 정도.본격적인 주5일 근무제가 개막되며 투잡스족 또한 크게 늘었다. 특히 젊은 날의 특권인 체력을 최대 활용, 본업이 끝난 저녁시간이나 주말에도 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실제로 직장 3년차 미혼 여성인 최모씨(27)는 주말과 평일 저녁을 이용해 과외를 하고 있다. 최씨는 “월급 250만원은 전액 저축한다”며 “과외 2개를 통해 버는 60만원으로 생활비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종자돈을 마련하려는 최씨와 같은 젊은 재테커에게 인기 있는 투잡스 아이템을 무엇일까. 과외 외에도 대리운전, 쇼핑몰 운영 등이 최근 각광받는 부업이다. 고전적인 신문·우유 배달, 청소대행업, 도배, 네트워크 마케팅도 투잡스 아이템으로 여전히 인기다. 지난 7월 인터넷 취업 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남녀 직장인 1,378명(남 743명, 여 6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8.6%인 1,083명이 “투잡스를 희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5일 근무제 확대 실시와 더불어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심화가 직장인에게 투잡스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투잡스 활동에 있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53.9%(584명)가 ‘체력적 부담’을 꼽았다. ‘직장에서의 업무 소홀’은 21.1%(229명), ‘시간적 여유 부족’은 19.7%(213명)였다. ‘투잡스를 통해 얻고 싶은 적정 희망 수입’에 대해서는 36.5%(395명)가 ‘월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이라고 답했고, 33.9%(367명)는 ‘월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이라고 밝혔다.그렇다면 직장인이 ‘고려하는 투잡스 형태’는 무엇일까. ‘전문 프리랜서’라고 답한 사람이 38.7%(419명)로 10명 중 4명이었다. ‘주말 아르바이트’는 32.3%(350명), ‘인터넷쇼핑몰’ 운영은 18.2%(197명)로 그 뒤를 이었다.이렇게 너도나도 투잡스를 원하는 상황에서 미래에도 ‘돈 벌’ 투잡스분야는 무엇일까. 투잡스 분석을 다년간 해온 뉴비즈니스연구소는 유망 투잡스분야 10가지를 제시했다.먼저 ‘온라인 장터 창업’이 여전히 유망한 직종이다. 1차 도메인으로 자신의 사이트를 운영하지 않더라도 네티즌이 많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 공간에서 창업이 가능하다. ‘구제의류 리폼’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경기침체와 실질소득의 감소로 할인점, 아웃렛 매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 이와 더불어 국내 혹은 외국의 중고의류를 리폼해 다시 판매하는 의류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액세서리, 신발, 모자 등 관련 아이템을 함께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인쇄와 이미지(image)창업’도 감각 있는 직장인에게 유리하다. 프로그램 중 ‘코렐드로우’(CorelDRAW)만 배워도 명함, 전단지, 카탈로그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인쇄편의점이 등장했다. 또 ‘포토샵’(photoshop), ‘일러스트레이트’(Illustrator) 등의 2D 혹은 3D그래픽 소프트웨어를 배워 달인이 되면 다양한 분야의 이미지 창업이 가능하다.결혼식 도우미, 침대 및 화장실 등의 청소대행업, 과외교사 파견,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ㆍ실버시터 파견업 등 ‘인력파견 서비스’ 또한 투잡스족이 노려볼 만하다. 직장인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직접 도우미, 과외교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고, 노하우가 쌓이면 아예 인력파견 회사를 차릴 수도 있다. 가정, 사무실 등에 설치된 컴퓨터와 주변기기에 대한 수리, 업그레이드, 소모품 판매, 잉크 리필 등 ‘컴퓨터 관련 서비스업’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컴퓨터에 능한 직장인에게 유리하다.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주부와 고령자에게 컴퓨터 관련 개인지도를 해 추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전문자격증’도 부업에 도움이 된다. 경영 및 창업컨설턴트, 전문자격인(공인중개사ㆍ조리기능사ㆍ주택관리사ㆍ전자상거래 관리사ㆍ게임기획 전문가) 헤드헌터, 겸임교수 등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만능 스포츠맨이라고 자부한다면 ‘레저, 스포츠강사’로 주말, 퇴근 후에 일할 수 있다. 수영, 스키, 스노보드, 에어로빅 등 스포츠 분야의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또한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정보에 밝은 사람은 휴가기간을 이용, 여행가이드로 돈을 벌어보면 어떨까. 때가 때인 만큼 ‘웰빙 관련 창업’도 유망하다. 산소발생기, 웰빙건강식품 판매, 향기관리업, 차량오존살균탈취업, 광촉매코팅업 등이 웰빙 창업에 속한다. 요리솜씨가 뛰어난 사람은 ‘요리전문가’로 부업전선에 나설 수 있다. 명절과 제사음식, 고사음식, 돌잔치, 회갑 등 고객의 요구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요리를 해주는 출장요리사는 시간만 잘 활용하면 부업이 가능하다. 앞서 사례로 등장한 직장인 최씨처럼 ‘방문ㆍ재택교육’도 그리 어렵지 않다. 영어ㆍ수학 지도부터 논술지도, 미술지도, 영어동화 홈스쿨, 교구놀이 홈스쿨까지 방문형태 또는 재택형태로 투잡스를 할 수 있다.INTERVIEW 김영문 계명대 경영정보학과 교수/‘즐길 수 있는 분야 택해야’김영문 계명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2003년을 ‘투잡스 원년’으로 봤다. 투잡스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는 그는 창업전문 연구기관인 뉴비즈니스연구소(www.newbiz.or.kr)의 소장이기도 하다.김교수는 성공적인 투잡스 전략 10가지를 제시했다. 투잡스를 잘하는 요령 못지않게 유의사항에도 귀 기울여야 본업과 인간관계, 건강을 해치지 않고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김교수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일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즐기는 사람이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두 번째 전략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확장’하라는 것. ‘한두 다리만 건너면 모두 아는 사이’라는 말도 있듯이 온오프라인에서의 튼튼한 인적 네트워크는 자신의 일을 홍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투잡스를 희망하는 사람의 경우 온오프라인의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아울러 자신의 일을 홍보해 줄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투잡스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창업 관련 행사와 교육, 새로운 아이템 정보, 창업동향 등 투잡스와 관련된 정보들을 매일 수집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이버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김교수는 “요즘 사이버 공간은 블로그(blog)와 카페(cafe)를 통해 만나고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며 “특히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여러 포털사이트에서 자신의 사이트를 공짜로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했다.또한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김교수는 “실패하는 창업자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쉽게, 빠르게, 싸게’이다”며 “투잡스로 많은 수익을 올려도 좋지만 평생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서 당장의 수익성을 따지기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것도 투잡스족을 성공 지름길에 이르게 한다. 투잡스의 성과를 내기 위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상표화할 필요가 있다. 즉 자신의 브랜드를 높이는 것이 바로 투잡스의 성과를 높이는 길이 된다는 얘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대중성 또한 갖춰야 한다.‘창업의 흐름과 길목을 지키는 것’도 중시해야 한다. 김교수는 “한국 창업시장은 유행에 민감하고 라이프사이클이 짧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런 이유로 늘 창업시장의 흐름을 체크하고, ‘남이 장에 가니 나도 간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이어 “고객의 길목에 서서 고객의 욕구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족한 부분은 벤치마킹과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벤치마킹과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아이템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장점을 더 발전시켜 절대적인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고 나머지는 전략적 제휴 혹은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하라는 것.‘시간관리를 효과적으로 하는 것’도 그 무엇보다 투잡스족의 성공노하우에 해당된다. 본업에 우선적으로 시간을 할애하고 나면 부업을 위한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서다. 김교수는 “퇴근 후 혹은 주말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해 업무 외에도 운동을 통해서 강인한 체력을 갖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는 것 또한 김교수가 강조한 투잡스 전략이다. 인터넷쇼핑몰의 경우만도 가격경쟁을 바탕으로 레드오션 시장에서 피 튀기는 싸움을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쇼핑몰 창업자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것. 김교수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전문화ㆍ차별화를 시키고, 이를 통해 경쟁자 없는 거대 무경쟁시장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