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그만두고 밥집이나 할까’ 하는 발상은 절대 금물입니다.”문인술 오모리찌개 사장(56)은 “외식업은 아무나 할 수 없다”며 “이 사업이야말로 자기 브랜드를 키워낼 노하우를 갖춘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그가 운영하는 서울 잠실의 김치찌개 전문점 ‘오모리찌개’는 하루 매출이 1,000만원에 이른다. 서울과 경기도 일대, 대전에까지 7개의 직영 분점을 냈다. 분점까지 합하면 거느리고 있는 직원이 200명이다.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해 4년 만에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의 성과를 일궈낸 문사장은 “창업 전 수만번 검토하는 편이 실패보다 나은 것 아니냐”며 신중론을 폈다.오모리찌개만 하더라도 7년의 준비 끝에 나온 ‘역작’이다. 7년은 그가 갈치, 멸치, 새우, 황석어 등 젓갈 담그는 법을 배우고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느라 보낸 시간이다. 오모리찌개의 오모리는 김치를 담아 저장하는 항아리를 상징한다. 본래 뚝배기를 뜻하는 ‘오모가리’ 찌개로 시작했지만 상표권 등록 문제로 오모리찌개가 최종 상호로 낙찰됐다. 그는 이 김치숙성용 항아리를 사는 데만 2억원 가량을 썼다.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큰 항아리를 전국을 뒤져 500개나 모았다.무엇보다 그가 생각하는 성공노하우는 ‘맛’이다. 강원도 고랭지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에 158m 지하암반수를 쓰고 지하 10m 깊이에 게르마늄 황토로 만든 저장고에 보관한다. 그리고 숨쉬는 독에 3년간 숙성시키는 게 오모리 김치찌개 맛의 비결이다. 김치 맛을 좌우하는 소금간과 젓갈양념은 모두 그가 직접 한다. 김치만을 위해 수년을 투자한 그가 아닌가.물론 창업에 뛰어드는 많은 이들이 그렇듯 그에게도 힘든 시간이 있었다. 그는 20대부터 부지런히 이런저런 사업에 뛰어들었다. 축산사업가가 되겠다고 시작한 가축사육은 돼지콜레라로 접어야 했다. 전화기공장을 해서 해외수출로 성공하는가 싶었으나 임금상승과 환율하락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이후 5년을 맥없이 보낸 뒤 다시 무선호출기 영업사원으로 변신했다. 시장상인을 상대로 잔심부름을 마다하지 않고 매달린 덕분에 돈도 꽤 만지기 시작했지만 한창 ‘잘 나가던’ 즈음 또 다른 사업아이템에 대한 그의 고민이 시작됐다.“신형 단말기가 계속해서 쏟아지니까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다 저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역시 밥장사가 최고지’ 하는 마음으로 새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횟집, 설렁탕집 등을 운영하면서 외식업이 만만치 않은 일임을 깨달았다. 특히 손님 중에는 밥을 먹고 기분 좋게 나가지 못하고 인상을 찌푸리고 나가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띄었다.“김치가 맛이 없다는 손님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김치가 뭐 별 것 있겠나 싶었지만 결국 좋은 김치를 위해 제가 발벗고 나섰습니다.”이것이 그의 평생사업 오모리찌개가 되리라고는 그조차 상상도 못했던 일. 맛있는 김치를 찾아 헤매다 김치의 매력에 빠지면서 ‘팔도김치 사나이’가 돼 버린 것이다. 전국 방방곡곡 김치의 달인을 찾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안 간 곳이 없다.그는 안될 사업은 빨리 접으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24시간 편의점 사업도 경험한 문사장은 “3개월 동안 편의점 사업을 했지만 가능성이 없어 보여 ‘땡처리’로 하루 만에 처분한 일이 있다”며 이 같은 사업내력의 일화를 들려줬다. 물론 오모리찌개도 처음부터 손님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첫 6개월은 그도 고전했다. 하지만 그는 가능성을 중요시한다. 하루에 손님이 10명도 채 안되는 날도 있었지만 점차 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손님이 기분 좋게 식사하고 가는 모습에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그는 앞으로 김치제품을 계속 개발해 대를 물리는 식당을 하고 싶은 게 꿈이다. “김치가 곧 내 자식”이라는 문사장은 몇 개의 지점을 내느냐보다 몇 대를 물리느냐에 관심이 많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김치가 세계로 뻗어가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식당을 한다고 해서 밥만 많이 먹으면 안됩니다. 지식을 먹어야죠. 책도 많이 읽고 늘 미래를 생각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농담처럼 던지는 그의 한마디가 비수처럼 꽂히는 이유는 무엇일까.문인술의 성공 팁1. 장사는 입지가 중요하다2. 품목선택은 신중히 해라3. 창업 전에 모든 항목을 자세히 검토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