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부실 여파로 위기에 빠졌던 LG카드(사장 박해춘)가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해외자금 유치로 자금난을 풀 계기를 만들었고, 획기적 경영혁신을 통해 내부결속도 다지고 있다. 아울러 금융기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시장신뢰도 급속히 회복하고 있다.먼저 LG카드는 8월4일 미국 메릴린치증권과 카드매출채권을 담보로 4억달러 규모의 자산담보부유동화증권(ABS)을 10월 중순께 외국에서 발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LG카드의 해외 ABS발행은 2003년 2월 3,579억원 규모로 발행한 이후 약 1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LG카드와 손을 잡은 메릴린치증권은 그동안 국내 초우량 기업의 ABS에만 투자해 온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해외 ABS발행 때는 신용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에 LG카드가 ABS발행에 성공할 경우 해외시장에서의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앞으로 국내에서의 자금조달 역시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앞서 LG카드는 지난 5월 국내에서 5,250억원 규모의 ABS발행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총 1조2,050억원의 ABS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아울러 7월 말에는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2조5,000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는 데 성공, 경영정상화 행보에 가속도를 냈다.박해춘 LG카드 사장은 “이번 해외자금 조달은 연체율 하락과 우량고객 증가 등으로 자산건전성이 개선된데다 2차 출자전환의 성공으로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의 지분이 99.3%로 높아짐으로써 LG카드의 신뢰도가 크게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특히 박사장은 “이번 해외자금 조달의 성공으로 향후 국내외 시장에서 자금조달의 길이 활짝 열려 경영정상화가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자금사정이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는 것과 함께 시장의 신뢰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잠정 중단됐던 ARS 및 인터넷을 통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지난 4월14일부터 재개했다. 카드회사 본연의 기능을 회복한 것이다. 또 ‘LG T플러스 카드’, ‘LG교육사랑카드’ 등과 같은 신상품을 속속 출시하는 등 영업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1만7,583개에 이르던 LG카드 거부 가맹점이 모두 사라지는 등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경영지표도 크게 나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이 지난 2월을 정점으로 3월과 4월에 각각 15.15%와 14.78%를 기록하는 등 두 달 연속 하락 추이를 나타내며 선전했다. 5월에는 16.4%로 다소 상승했으나 6월 들어 다시 15.14%로 떨어져 연체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회사측은 연체를 줄이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또한 정상입금률이 3월부터 점차 개선되기 시작해 9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30일 미만 연체율도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경영지표가 나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향후 추가적인 충당금 전입 부담이 감소해 자산건전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대환대출을 감안한 총연체채권 규모도 지난 2월(7조3,768억원) 이후 2조1,228억원이 감소한 5조2,540억원(6월 말 기준)으로 감소하는 등 자산 클린화 작업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그동안의 교훈을 바탕으로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적인 신용관리 평가기업인 익스페리온사의 신용관리 프로그램을 새로운 환경에 맞게 도입, 고객 신용분석 모델을 재구축했다. 회사측은 “철저한 고객의 능력과 신용도에 근거한 카드발급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아울러 LG카드는 전사적 경영혁신 운동인 ‘New Start 운동’을 6월부터 전개하고 있다. 올해를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선포하고 경영정상화를 조기에 달성한다는 실천의지를 다지기 위해 ‘연말까지 주요 경영지표 목표 대비 10% 이상 초과달성’, ‘행동변화를 통한 창의적 업무창출을 위한 혁신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다.LG카드는 이미 전 임직원의 급여를 2년 연속 동결하기로 했고, 주택자금과 학자금 등 복리후생제도도 폐지했다. 회사회생의 의지를 다지고 직원들부터 이를 적극 실천하자는 취지다. 또한 지난 7월 사옥을 이전해 연간 40억원을 절감한데 이어, 임원비서를 현업에 배치해 정상화를 앞당긴다는 각오다. LG카드의 정상화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