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윤리시스템 구축 확산중… <포춘>지 500대 기업의 90% 이미 구축
갑신년 새해가 밝았다.묵은 한해를 보내며 각각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했는지 아쉬움과 회한이 남는 것은 비단 개인의 몫만은 아닌 것 같다.기업들은 올해 경영기획을 수립하면서 지난해에 세웠던 계획과 목표가 제대로 실행되고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점검하며 경영실적이 좋았던 기업들은 잔치와 함께 성과급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을 터이고 실적이 저조한 기업들은 목표와 운영간의 갭 분석 등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을 것이다.지난 몇 년간 많은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조직 구성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자연스럽게 조직 운영시스템으로 이어갈까를 고민해 왔다면 최근에 우리 기업들의 고민은 제도와 규율의 너머에 있는 그 무엇, 개인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열정을 고양시켜 신뢰의 문화를 형성하는 데 있었다. 이에 따른 전략수립과 다양한 문화구축 프로그램 등이 활성화되기도 했다.그러나 돌이켜보면 조직 구성원의 적극적 참여에 기반한 신뢰구축 역시 기업의 가치를 높여 본질적 목적인 이윤추구를 극대화하는 데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한편 우리 사회가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가. 돈을 많이 번 기업일수록, 소위 잘나가는 기업일수록 그 기업에 대한 기여와 공정을 인정하는 데 매우 인색하다. 아마도 한국사회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돈을 잘 버는 것’을 가치기준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데서도 연유한다. 또한 소위 잘나가는 기업치고 정당한 방법으로 투명하게 경영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불신과 함께 특정되지 않은 보상심리 등이 작용하고 있다.이윤추구라는 본분을 어떻게 하면 부작용 없이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가. 경영의 딜레마이다. 기업이 이윤도 추구하고 정당성도 확보할 수만 있다면, 바로 이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2~3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 ‘윤리경영’이다.기업의 윤리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키워드로서 추구하는 가치요소들을 추출하고 이해당사자들을 설정하며 경영이념과 전략에서 윤리강령 실천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한 운용과 이를 심의하는 기관 등을 별도로 둬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미국의 경우 1970년 워터게이트 사건이나 각종 부정, 부패, 비리 사건들을 계기로 이미 기업의 윤리를 중요한 미래지향적 가치로 평가하고 있으며, 2001년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중 90% 이상이 윤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봐 국내기업들에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현재 시행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을 보면 먼저 기업의 성격상 윤리의식이 필수적인 경향적 사업(금융권이나 공적자금 운용기관, 정부출자기관), 기업경영 환경적 측면에서 대고객 접점과 공급 및 외주 관련 업체가 많은 사업(유통, 서비스업, 재정적 소비재 생산업) 등으로 신세계, 포스코,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이 이미 윤리경영 시스템의 도입뿐만 아니라 이의 지속적 유지 및 감시기능으로서의 사외이사제도 활용 등을 통한 공정성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표참조)윤리경영에 있어서의 경영성과적 측면을 반영한다면 우선 내부적으로는 경영상태와 실적, 나아가 성과에 대한 투명성의 기반하에서 분배의 공정성에 대한 기준 역시 투명성과 함께 유지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외부적으로는 기업의 이윤을 사회적으로 환원하려는 노력과 시도들도 중요시되고 있다. 사회환원 및 공급의 방식도 점점 다양해지고 보다 많은 조직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기업이 기업의 본연적 의무인 이윤을 극대화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기부함으로써 기업이미지를 제고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이율배반적이라고 여겨질지 모르겠다. 윤리경영을 실천해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의 조직원의 사기와 자긍심은 기존에 직접적인 성과보상 시스템 도입보다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간이 개인이든 조직이든 선을 행하고 나누는 기쁨을 자기만족적으로 품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실제로 조직원의 신뢰 역시 사기진작을 위한 제스처나 이벤트보다는 투명한 경영마인드와 솔선수범하는 경영자세의 모범을 수용하는 것이 파장효과가 훨씬 크다. 이는 조직에도 마찬가지여서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역시 작지만 꾸준한 기업의 윤리의식에 근거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스스로의 경영에 대한 자부심의 가치가 증가한다.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점은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야 다다익선이겠으나 기업 본연의 임무와 가치를 넘어 본말이 전도돼서는 안될 것이다.기업은 기업이다. 따라서 아무리 기업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하더라도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전제는 여전히 기업으로서의 강인한 생존력을 갖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따라서 기업인과 경영인이 ‘기업의 생존’이라는 절대적 가치와 나이가 ‘미래기업으로의 성장’이라는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딱 2%만 부족한 환경을 미리 조성해야 한다. 이는 절대적인 기업의 생존력, 조직활성화 방안 등의 토대하에 이제야말로 기업이 윤리와 사회공헌 등을 통한 경영 속에서 자기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신뢰가 빠진 재미는 회화되고 부유하기 쉽듯이 좀더 철저한 기업의 윤리경영 실현과 사회공헌을 위한 기업인, 경영인의 독선은 무리다.©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