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나라에는 화장실만 있고 욕실은 없었습니다. 욕실이 단순히 ‘뒷간’의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휴식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일조하겠습니다.”욕실전문업체 새턴바스 정인환 사장(53)의 확고한 신념이다. 정사장의 포부가 반영돼 기업이념 또한 ‘자연을 닮은 욕실문화 창조’다. 새턴바스는 지난 90년 설립된 후 월풀욕조, 샤워부스, 세면대 등 욕실에 들어가는 모든 물건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포천에 ‘바스밸리’(Bath Valley)라는 3,500평 공장이 설립돼 있고, 지난 6월에는 서울 논현동에 ‘바스타워’라는 7층 규모의 욕실 테마 빌딩을 세웠다. 포천 공장에는 럭셔리와 모던, 오리엔탈, 하이테크 등 욕실의 양식을 테마별로 구분한 전시관을 만들어 방문자가 견학할 수 있도록 했다. 논현동 ‘바스타워’에는 다양한 욕실제품을 전시하며, 방문자가 제품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욕실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정사장의 의지가 이 모든 시설에 담겨 있다.“월풀욕조는 소용돌이(whirlpool)에서 생성된 기포와 파장이 인체를 마사지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최근 웰빙(Well-being) 트렌드와 맞물려 판매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타워팰리스와 아이파크, 롯데캐슬 등 아파트에 월풀욕조가 공급, 설치됐습니다.”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욕실제품을 직접 개발하면서 매출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2000년 100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10억원에 이르렀다. 올해는 23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정사장은 목욕만 잘해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기포 마사지 기능이 있는 욕조에 몸을 담그면 혈액순환이 잘되며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는 것. 또 자녀의 정서교육 또한 욕실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욕실에서의 스킨십을 통해 가족사랑을 몸소 전할 수 있습니다. 건강과 가족사랑을 위해서는 일단 욕실공간이 넓어져야 합니다. 거품욕조에 몸을 담그며 음악도 듣고, TV도 시청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 돼야 합니다. 더 나아가 몸무게나 당뇨를 측정하며 운동도 하는 건강센터로서의 기능도 추가돼야 합니다.”그는 한국의 가옥 구조를 볼 때 부엌이나 안방이 너무 넓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하게 넓은 공간을 줄이는 대신 욕실을 넓히도록 건설사 관계자들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있기도 하다.새턴바스의 대표로 취임하기 전 그는 자동차보험사에서 보상담보 업무를 맡았으며 전국택시공제조합과 신영산업운수 등 택시회사에 재직하기도 했다. 90년대 초 욕실문화가 발달한 해외사례에서 욕실 비즈니스의 비전을 읽은 그는 시장에 뛰어들었다.“월풀욕조가 원가절감 등으로 가격이 더욱 인하돼 각 가정마다 월풀욕조가 설치되기를 바랍니다. 고급형 아파트뿐만이 아니라 30평형대 등 중소형 아파트에도 설치돼 국민건강 증진에 일익을 담당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