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택 사장(54)은 국제적인 경영감각은 물론 전자업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기획력을 고루 갖춘 CEO다. 김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최근 몇년간 삼성SDI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PDP, 2차전지, 유기EL 사업의 경영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오고 있다. 그는 지난 87년 이건희 회장 취임 당시 비서실에서 전자계열의 경영관리를 총괄했으며 당시 브라운관, 반도체와 LCD 등 첨단사업을 추진, 세계적인 삼성전자 관계사의 터전을 만든 주역 중 한사람으로 꼽히고 있다.삼성SDI는 ‘시장이 있는 곳에서 바로 생산한다’는 글로벌 경영전략에 따라 세계 7개국에 12개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 글로벌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김사장이 경영방침을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정하고, 국내외 생산법인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품질과 원가구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IT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약 6조6,339억원의 매출에 5,89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3년 연속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4년 연속 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해 국내외 생산법인이 모두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김사장은 올해도 경영방침을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정하고, 국내외 생산법인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품질과 원가구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완전한 현지화를 목표로 해외 핵심 현지인력을 1년간 한국에 불러들여 한국의 기업문화를 전수시키는 KEC(Korea Expert Course) 연수제도를 실시, 향후 현지법인의 리더가 될 핵심인력 양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지난 11월 김사장이 국제경영학회로부터 ‘글로벌 CEO상’을 수상한 것도 이런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김사장은 경영의 성패가 임직원 개개인에 달려 있다는 취지에서 수시로 현장을 방문한다. 사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로 개개인에 대한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현장방문시 직접 청취한 의견과 아이디어들을 꼼꼼히 메모, 경영활동에 반영하고 있다. 이런 그의 성격 때문인지 생산현장에서 즉석 회의를 갖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며 현장의 동아리 활동 발표대회에 참석해 각종 개선활동을 일일이 평가할 만큼 철저하게 현장위주 경영을 펼치고 있다.김사장은 “외형에만 치우친 경영으로는 최근의 국내외 경기불황을 결코 이겨낼 수가 없다”며 “경영여건이 어려울 때일수록 제조업의 기본인 생산현장을 잘 챙기는 일이 내실경영의 첩경”이라고 강조한다.김사장은 주주중시 및 투명경영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방침 아래 경영정보의 투명성을 극대화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지난 7월 상반기 경영설명회에서도 ‘2002년 CEO 약속사항 점검’이라는 이색적인 자기반성의 시간을 마련, 참석한 투자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날 김사장은 지난해 상반기 경영설명회 때 자신이 PDP, 2차전지,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사업부문별로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던 목표사항들에 대한 달성여부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향후 전략을 제시했다.김사장은 일단 인연을 맺고 함께 일한 사람을 끝까지 신뢰하고 챙기는 스타일이어서 따르는 직원들이 많다. 상사이기에 앞서 직장과 인생 선배로서 마음으로부터 감복할 수 있는 ‘감성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아무리 일정이 바빠도 입문교육 중인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을 보면 그의 열정을 잘 알 수 있다. 그는 특강에서 신입사원들이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갖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뭔가를 ‘저지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한국보다 세계를, 현재보다 한발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갖도록 비전을 심어줘 입문교육 강의평가에서 매번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로 뽑힐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고 인사관계자는 설명했다. 김사장은 “신입사원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가공되지 않은 원석”이라며 “이들이 장차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보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그는 또 지난해부터 매년 자신의 영상메시지를 담은 <웰컴 뉴 패밀리(Welcome New Family) designtimesp=24526>란 제목의 CD 및 비디오를 제작, 예고 없이 신입사원들의 각 가정으로 우송해 이를 받아본 신입사원과 그 가족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이 영상메시지는 김사장이 회사가 사원 한사람 한사람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신입사원과 그 가족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CEO 영상메시지, 신입 및 선배사원 가족 인터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사장은 수시로 신입사원들과의 식사자리를 마련, 격려와 더불어 이들의 의견을 꼼꼼히 메모해 두었다가 좋은 아이디어는 경영에 직접 반영하기도 한다.지난해 간담회자리에서 한 신입사원으로부터 “일반 소비자들을 직접적으로 상대하지 않는 부품업체의 특성상 회사 인지도가 생각만큼 높지 않아 속상한 적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김사장이 우수인재 확보 차원에서 과감하게 TV광고를 실시하기로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지난 10월 삼성SDI가 <한국경제신문 designtimesp=24533>과 엘테크경영연구소가 주관한 ‘훌륭한 일터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된 것도 김사장의 이러한 ‘감성적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약력 designtimesp=24537>1949년 대구 출생, 69년 경북고 졸업, 73년 경북대 경제학과 졸업, 2002년 서울대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72년 삼성그룹 입사(제일합섬), 88년 그룹 회장 비서실 상무이사. 92년 그룹 회장 비서실 전무이사. 93년 삼성전관(주) 기획관리본부장. 94년 그룹 회장 비서실 실장보좌역(부사장), 97년 그룹 미주본사 대표이사, 2000년 삼성SDI(주) 대표이사 부사장, 2001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