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직함 싫어하는 영원한 ‘사진작가’

“사진도 개념이 있어야 하며 작가 나름대로의 소신 있는 사진과 추구하는 분야가 있어야 합니다. 작품사진이든 상업사진이든 그 소신과 추구하는 분야가 있다면 명성을 떠나서 작가로서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제가 추구하는 개념은 사진의 신고전주의 입니다.”이지오스튜디오(www.egofilm.co.kr) 대표이자 사진작가인 김태동 사장(38)의 사진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다.김사장은 사장이라는 직함을 싫어한다. 사장은 사업에만 전념해야 하는데 그는 사업보다는 자신의 작품세계에 빠져드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나 외부로부터 실장으로 불리길 원한다.김사장이 추구하는 신고전주의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으면서 21세기 현대적인 감성이 만나 이루어낸 사진작품’이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스튜디오에는 동서양의 고풍스러운 소도구가 많다. 바로크풍의 아치, 그리스시대의 조각품, 조선시대의 소품 등이 그것이다. 신고전주의는 일반적인 제품이 아니라 명품과 그 뜻이 일맥상통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김사장은 디지털카메라가 아무리 발전해도 필름카메라는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명품은 오래될수록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훌륭한 사진은 오래도록 그 빛이 바래지 않습니다.”김사장이 카메라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집에서였다. 셔터만 누르면 인화지로 돼 나오는 것이 신기해 몇 달 동안 용돈을 모으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비싼 카메라를 구입했다. 이후 주변 친구들을 찍어주는 어설픈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일상적인 스냅사진이지만 그 사진을 보면서 좋아하는 친구들의 표정에 마음이 뿌듯했다. 김사장은 대학도 사진만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미국 뉴욕의 NYI를 선택했다. 체계적으로 배워 사진작가의 길을 걷겠다는 목표에서였다.졸업과 함께 귀국한 김사장은 처음에는 영화 스틸사진을 찍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영화계에서도 일찌감치 그의 재능을 인정했던 것이다. 당시 함께 일했던 동료는 한 장의 스틸사진을 찍기 위해서 감독보다 더한 열정을 보였다고 기억한다. 그 동료는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가 영화 한 장면보다 스틸사진 하나 찍는 것이 더 어렵다고 고개를 흔들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지금도 몇몇 연예인들은 그의 스틸사진을 보곤 개인촬영을 부탁한다고 한다.지금도 카메라의 앵글만 보면 아무리 지쳐도 열정이 생긴다는 김사장은 자신을 총정리하는 전시회를 여는 것이 목표다.“사진은 모델과 작가의 작품입니다. 진실된 표정의 모델을 얼마나 잘 표현해 자연스러운 매력과 독특한 개성을 이끌어내는냐가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