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연령이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흔히 주식을 생명이 있는 유기체라고 말한다. 주식값이 증권시장 외부요인들의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주가의 유동성을 자극하는 요인들은 너무나 많다. 정부의 거시적인경제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실물경기나 금리 및 자금시장 흐름과개별종목의 경영성적표 등에 따라 주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인체에 비유해 금융이 혈액이고 금리가 혈압이라면 신체의 종합적인 건강상태를 나타내 주는 건강진단표가 바로 주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주가는 「경제의 거울」이라고도 불린다.이같은 종합적인 건강진단 항목속에 기업들의 연령도 한 몫을 하고있는지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이에 대한 해답은 최근 3년 사이 많이 젊어진 상위 30개 기업(A그룹)과 많이 늙은 상위 30개 기업(B그룹)의 주가추이가 말해 주고있다.우선 A그룹의 주가는 91년 말부터 94년 말까지 3년동안 평균2백2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중 B그룹은 평균1백22%가 오르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젊어진 기업이 늙은 기업보다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특히 주목되는 것은 연령 증감폭과 주가상승률간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상관계수도 음수(-0.30)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령이 낮아져젊어지는 기업일수록 주가는 더 많이 오른다는 분석이다.이같은 분석결과를 통해 결국은 기업연령도 주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A그룹은 91년말의 1만3천7백35원에서 94년말엔 3만8천9백90원으로2만5천2백55원이 올랐다. 반면에 같은 기간중 B그룹은 9천7백92원에서 2만7백48원으로 1만9백56원이 오르는데 그쳤다. 또 젊어진 기업들이 포진한 A그룹의 주가 자체도 B그룹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두 그룹사이의 주가상승률이 뚜렷한 차이를 보인 것은 우리 증시내면의 질적인 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내재가치 높은 기업, 투자자에 각광변화의 계기는 지난 92년초에 단행된 외국인에 대한 주식시장 개방조치.그동안 업종별로 동반상승하거나 동반하락하곤 하던 주식시장에 외국인투자자들은 기업들의 내재가치를 따지는 새로운 투자패턴을 몰고왔다. 기업의 수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된 종목을 찾는 이른바 저PER(주가수익비율)혁명을 일으키기도 했다. 주식시장이 이처럼 기업가치나 영업실적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수익성이높은 기업들이 자연히 투자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게 됐다.연령평가면에서 보면 탄탄한 외형성장과 활발한 설비투자 등을 통해 젊어진 기업들이 대부분 투자유망종목으로 떠오른 것은 당연한결과라 할 수 있다.그 결과 3년사이 56세에서 44세로 회춘한 만호제강의 주가는 91년말의 1만5천9백원에서 94년말엔 20만8천원에 달해 무려 12배나 뜀박질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48세에서 68세로 조로해 버린명성의 경우엔 1만5천2백원에서 1만3천6백원으로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다.이 기간중 B그룹에서도 상승세를 보인 것은 지난 92년 8월을 고비로 우리 주식시장이 대세하락을 마감하고 상승기로 돌아선데 따른것으로 풀이된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91년 말의 610.92에서 94년말엔 1,027.37로 68.2% 상승했다.특히 A그룹에 비해선 덜오른 B그룹의 주가상승률마저 같은 기간중의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웃돈 것은 이번 조사에서 금융업종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에 큰영향을 미치는 금융주들의 주가는 3년동안 거의 오르지 않아 결과적으로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도두자리수에 그쳤다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