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전직지원서비스 시급히 도입해야”

올해 중장년 직장인들 사이의 최대 유행어는 ‘사오정’(45세 정년)과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다. IMF 외환위기 이후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퇴직 후 인생재설계에 직장인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월 세계 최대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ㆍ전직지원) 컨설팅업체인 라이트 매니지먼트 컨설턴츠(Right Management Consultants) 한국지사가 설립됐다.“퇴직자를 대상으로 경력진단과 진로상담에서부터 재취업, 창업에 이르기까지 퇴직자의 경력전환을 지원하는 게 아웃플레이스먼트입니다. 퇴직자의 성공적인 진로개척을 위한 교육과 훈련, 컨설팅은 물론 사무실, 비서 서비스 등 행정지원을 포함한 종합 전직지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겁니다.” 한국지사의 진두지휘를 맡은 컨설턴트 출신 김재욱 지사장(38)의 설명이다.“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라이트 매니지먼트 컨설턴츠는 전세계 35개국에 300여개의 지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보유한 컨설턴트만 3,000여명이고 지난해 매출은 4억6,600만달러였죠. 1980년 설립돼 20여년 동안 5,000개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포천 designtimesp=24114>지 선정 500대 기업 중 80% 이상이 라이트의 고객입니다.” 라이트는 사업확장 방법으로 M&A를 택했다. 10년 동안 58개 기업을 인수해 다국적 기업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M&A 방식이 아닌 지사 형태로 진출한 나라는 말레이시아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두 번째. 아웃플레이스먼트 비즈니스가 성숙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는 라이트의 M&A 대상이 될 만한 기업이 없었다는 얘기다. “퇴직자 대상의 아웃플레이스먼트 지원을 단순 지출로만 생각하는 한국기업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기업들이 아웃플레이스먼트의 필요성을 절감하도록 할 겁니다.” 아웃플레이스먼트 지원을 하는 기업은 대외적 기업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퇴직과 관련된 소송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 남아있는 인재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더 좋은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토대로 작용한다.“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80년대부터 보편화된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도입된 정부 차원의 ‘전직지원 장려금 제도’에 힘입어 아웃플레이스먼트가 각 기업의 중요 인사 프로그램으로 확산될 전망입니다.”김지사장은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과 동양학을 전공하고 UC버클리 대학원 MBA를 거쳤으며 미쓰비시상사와 베인앤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후 미국에서 15년, 일본에서 7년을 살았던 까닭에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에 능통하다. 컨설턴트로 활동한 8년여간 미국과 서울을 오가며 수많은 기업의 구조조정과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김지사장의 글로벌감각과 HR노하우를 높이 산 라이트 본사는 그를 한국지사장으로 전격 스카우트했다.“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 현지화된 한국형 전직지원 컨설팅을 제공할 겁니다. 1년 내에 국내 정상의 아웃플레이스먼트 전문기업으로 자리잡겠습니다. 성장가능성 높은 업체와의 M&A를 통해 전국으로 지사를 넓혀나갈 계획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