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낙원’의 춤추는 사장님

“직원 스스로 즐길 수 있어야 고객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하죠. 제가 나서지 않았다면 ‘다이나믹 댄스’는 말단 직원들만 참여하는 형식적인 이벤트로 끝나고 말았을 겁니다.”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테마레스토랑 ‘카후나빌’을 운영하는 조현식 사장(35)은 요즘 ‘춤추는 CEO’로 불린다.카후나빌은 열대낙원을 테마로 한 외식업체로 올림픽공원과 고속버스터미널에 1, 2호점이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강남역과 롯데월드에 3, 4호점이 들어선다. 내년에는 인천신공항, 그리고 2005년에는 현대 용산역사에도 매장을 낼 계획이다.국내 최초의 민자 호텔 명동 사보이호텔 창업주의 장남인 조사장은 카후나빌에서 매일 저녁 직원들이 선보이는 다이내믹 댄스 공연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이래 봬도 일주일에 3번씩 각각 2시간에 걸쳐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는 겁니다. 살도 10kg이나 빠졌다니까요. 비록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는 않지만 말입니다.”평소 전직원이 즐기며 일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컨셉을 사업에 도입하고 싶었던 조사장은 미국에서 카후나빌을 발견하고 그제야 무릎을 쳤다.“호텔은 보수적인 특징이 있는 업종이라 컨셉의 전환이 어렵더군요. 하지만 외식업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하는 게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죠.”조사장은 아예 미국 현지의 다이내믹 댄스 비디오 분석만 전담하는 직원을 두기도 했다. 또 최근 들어서는 한국적 상황에 맞게 춤을 구성할 수 있는 안무가를 영입했다.“물론 음식을 파는 곳이니까 맛이 기본적으로 보장이 돼야죠. 그동안 몇몇 테마레스토랑이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습니다.”미국 본사와 2001년 초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독점 계약한 조사장은 이참에 한국식 테마레스토랑을 역수출한다는 포부까지 세웠다.그는 카후나빌을 ‘우리 동네 디즈니랜드’라고 표현한다. 국책사업으로만 인식됐던 사회의 많은 부분이 민간으로 넘어오듯 공연ㆍ방송 등의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대형극장뿐만 아니라 이처럼 레스토랑에서도 얼마든지 공연이 올려질 수 있어 디즈니랜드에 놀러가는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곳으로 꾸미겠다는 각오다.“직원들이 즐거워야 고객이 즐겁다. 맛의 즐거움은 눈의 즐거움에서 시작된다.”‘춤추는 CEO’ 조현식 사장이 생각하는 ‘카후나빌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