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생산성대상 수상」 「94년 산업표준화대상 수상」 「95년품질경영1백선 선정」 「95년 품질경영상 수상」 이같은 수식어는자동차부품 업체인 평화산업에 따라 다니는 화려한 이력서의 하나다.이 회사가 눈길을 끄는 것은 이처럼 다채로운 수상경력 때문만이아니다. 평화산업은 <한경BUSINESS designtimesp=19913>가 새로 개발한 기업연령 평가지표에서 가장 젊은 회사(20세)로 나타나 돋보이는 활력과 성장성을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로 창업45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창업당시의 의욕과 높은 외형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부품 및 소재산업은 그 특성상 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면서도나라경제의 뿌리역할을 맡아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이기도 하다.자동차의 앞뚜껑을 한 번 열어 보자. 엔진옆에 둥그런 모양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있다. 엔진마운트라고 불리는 부품이다. 엔진시동을걸거나 외부충격을 받았을 때 진동과 충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장치이다. 자세히 볼 수만 있다면 그 제품에 PH라고 새겨진 이름을놓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평화산업(주)」을 뜻하는 영문약어이다.서대구를 지나 구마고속도로로 20분정도 걸리는 대구 달성공단내2만2천여평 부지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 평화산업. 이 회사는 이같은 자동차용 진동방지 제품이나 방유고무 및 고무호스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업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 창업주인 김건기 회장이 만25세 되던 지난 50년 가내수공업으로 지우개와 고무공을 만드는 평화고무공업사로 출범한 뒤 57년에 자동차부품 제조업으로 업종을바꿨다. 중간에 평화산업사로 변신했다가 창업 25년만인 지난 75년법인체로 탈바꿈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정착했다.◆ 품질 높이기 뼈를 깎는 노력법인으로 전환한 20년전만 해도 기술수준이 낮은 부품을 생산하는외형 10억원의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올 한해동안의 매출액은 20년사이 80배 이상 늘어난 8백65억원에 달한다는 게 회사측의 전망이며 품질도 선진국 수준에 버금간다. 현재 종업원수는 9백35명.주요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엔진마운트 등 전체매출액의 58%를차지하는 진동방지제품은 약 60%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특수목적용 중장비에 사용되는 특수방진제품은 이 회사에서 전량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자동차용 호스제품의 점유율도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영세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방유제품에선 약 2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평화산업은 이들 제품을 국내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기아자동차 등에 중점 납품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부품구매담당자인 박명호 의장부품개발부 과장도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수준에비해서도 별 손색이 없을 뿐더러 만들기 어려운 하이테크부품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선 평화산업밖에 없다』라는 평가를 서슴없이 내릴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지난 80년대 중반에는 수출길에도 나섰다. 미국의 크라이슬러나 제너럴모터스(GM) 등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납품을 시작한것이다. 평화산업은 작년에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10개국에 1천2백43만달러어치의 부품을 수출한데 이어 올해 수출액도 1천6백62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작년을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에 대한 수출비중은 16.6%.◆ 관리체계 정비 경쟁력 높이기이 회사는 올해 한걸음 더 나아갔다. 지난 2월 자동차의 진동을 크게 개선한 「유체감응형 엔진마운트」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통상산업부의 공업기반연구자금 2억3천만원을 지원받아 자동차부품연구원과 공동으로 2년간의 노력끝에 개발해낸 신제품이다. 새제품을개발한데 따른 수입대체효과도 연간 약1천만달러에 달하는 실정이며 앞으로 국산엔진부품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이번 기술은 샌드위치형 유체감응형으로 소음을 크게 줄인 것이 장점으로 꼽히며 현대 대우 기아 등 자동차업체에 납품되고 있다.평화산업의 성장비결은 최근 수년간의 자동차산업 경기호조와 부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이 회사는 자동차부품관련 매출액이 전체의 88%를 차지하고 있어자동차경기와 떼놓을 수 없는 관계를 갖는다. 더군다나 특정모델용이 아니라 범용부품을 생산하고 있어 자동차 생산대수만 늘어나면매출도 덩달아 늘어날 수 있는 구조적 장점도 지니고 있다. 국내자동차산업은 지난 93년이후 지속적인 내수성장과 수출신장으로 작년엔 자동차생산실적 2백31만대를 달성했다. 한해전에 이룩한 세계6위의 위치를 확고히 다진데다 5위인 캐나다에 1만대 차이로 육박한 수준이다. 최근들어선 내수시장의 신장률이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세계경기 호전과 업계의 신모델 개발노력이 맞물려 자동차수출은 탄탄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로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하는 원재료인 고무가격이 작년부터 크게 올라 이회사의수익성을 위협했지만 지난 6월을 고비로 고무가격도 다시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추세다.물론 자동차산업의 경기호조만으로 부품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완성차업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부품의 기술 및 품질경쟁력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평화산업은 품질경영만이 회사의장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전 종업원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품질경영활동을 적극 추진해왔다.현재의 달성공단으로 공장을 이전한지 6년쯤 흐른 지난 93년 하반기에 전사적인 관리체계를 재정비하기 위한 자체진단에 착수했다.이를 토대로 주요 문제점에 대한 45개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과제별로 전담팀도 구성했다. 여세를 몰아 지난해에는 「뉴챌린지-4.3.4운동」을 벌여 생산관리 원가관리 등에 대한 집중적인개선작업을 벌였다. 이를 통해 생산성혁신의 기반을 조성하고 회사표준을 재정립해 제품 및 관리의 질적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 생산성이 크게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올해도 고객만족을 위해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총체적 품질경영 활동을 벌인다는 내용의 「’95 BEST-Q운동」을 경영방침으로 설정했다.실제로 품질경영에 대한 김종석 사장의 의지는 대단하다. 그것도관리부문의 혁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생산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3배 차이밖에 안나지만 관리분야에선 10배정도로 어마어마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현장의 생산성이나 자동화같은 것은 우리기술로 얼마만에 선진국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눈에 보인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문제는 관리측면에서 전반적인 경영성적을 즉각 찾아내 곧바로 대처해야 대외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은 한달동안의 살림살이를 다음달 9일에야 파악할 수 있는 것을 1차적으로 4~5일정도 앞당길 예정이다.이같은 노력에 대한 자그만 결실로 작년말엔 한국표준협회가 주최한 94전국품질경영대회에서 산업표준화대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달24일엔 품질경영상으로 영예의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품질에 관한한 중소기업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을 받았다며 직원들도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다.◆ 신제품 개발에도 온 힘 기울여이에 앞서 작년 7월엔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주관하는 생산성대상으로 상공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작년 말엔 ISO 9001인증을 획득해 국제적인 품질규격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 9월엔 공업진흥청이 뽑은 「’95년도 품질경영 1백선」에도 선정됐다.평화산업은 이같은 품질경영에 만족하지 않고 신제품개발에도 꾸준히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지난 87년 개발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에 매진해온데 이어 그동안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수입해 써오던고압호스부문의 국산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카에어컨이나 파워스티어링 브레이크 등에 쓰이는 고압호스를 겨냥해 외국회사와 합작생산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중이다.현재 평화산업의 지분구성은 김종석 사장의 15.3%를 비롯해 김건기회장 11.6% 등을 합쳐 대주주들이 33.4%의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계열사로는 평화오일씰(오일실 오일링 등 생산) 평화기공(금형 기계제작) 평화부품(호스 방진제품생산) 평화CMB(배합고무제조)와 합작회사인 한국게이츠(자동차용 벨트생산) 등 5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회사를 합친 평화계열의 지난해 외형은 1천5백억원으로이미 중소기업을 넘어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오는 2000년엔외형 5천억원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