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현황이 연일 언론에오르내리면서 검찰내 비자금 등 경제사건에 대한 전문검사가 누구냐 하는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지난 8월 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의 4천억원 비자금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기대에 못미쳤다는사실 때문에 궁금증은 도를 더하고 있다.특히 이번 사건을 지켜본 법조계의 일각에서는 비자금수사에 일가견을 지닌 경제전문검사들이 수사진행에 한몫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검찰내 「경제통」들에 대해 마니폴리테(깨끗한손)의 기대마저 일고 있다.검찰내에서 「경제통」으로 인정을 받는 인물들은 검사가 되기전에은행에 근무한 경력을 가진 일부 검사들과 과거 대형 경제사건을파헤치면서 나름대로 수사능력을 키운 검사들이다. 특히 80년대 이철희·장영자사건 명성개발사건 영동개발사건 등 이른바 3대 경제사건인 「장·명·동사건」을 겪으면서 경제검사로서의 수사역량이대폭 강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명·동사건’이후 역량 강화이들은 현재 검찰내에서 수사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금융계관련 사기사건이나 돈세탁 자금추적 등에서 발군의능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법무연수원에서 후배검사들에게 자신들의 수사사례를 예로들며 경제사건수사의 전반에 관한 것을 대물림하고 있다.검찰내에서 알아주는 경제통으로 첫손을 꼽는 인물은 노씨의 검찰출두때 직접 수사한 김진태 대검연구관. 김검사가 이번 비자금사건에 합류했을 때 중수부의 수사역량을 높여줄 인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검사의 길로 들어서기 전에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각종 금융비리수사에 능력을 발휘했다. 「돈세탁수사 전문가」로 지난해 국회 노동위 돈봉투사건때 주임검사였으며 항도·동아투자금융의 실명제 위반사건을 맡아 반실명제사범 1호로 기소,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또 양도성예금증서(CD)의 불법유통을 수사하는 등 경제비리에 일가견을 보여 검찰내에서 「경제통」이란 소리를 듣고 있다. 함승희전검사와 홍준표전검사의 장점을모두 갖췄다는 평을 듣는 김검사는 이번 수사에서 노씨외에도 두산그룹의 박용곤회장과 동아그룹의 최원석회장 등을 심문했다. 경남사천출신으로 진주고 서울법대를 나와 사시 24회에 합격했다.서울지검 특수 3부장으로 있으면서 이번 사건에 투입된 김성호검사도 굵직한 경제사건을 전담해와 검찰에서 경제검사에 속한다. 83년명성개발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아 명성그룹의 자금출처와 조성방법등을 명쾌히 밝혀냈다. 지난해 9월 안병화 전한전사장의 원전관련뇌물수수사건 수사때 기업들의 비자금계좌를 추적했으며 지난 8월에 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의 비자금사건에서 주임검사를 맡았었다.이번에 창업이후 그룹총수로는 처음으로 검찰청사에 출두한 삼성그룹의 이건희회장을 심문했다. 경남 남해생으로 브니엘고 고대법대를 나온 사시 16회 출신이다.지난 92년 검사 8명을 이끌며 정보사부지 사기사건을 매끄럽게 처리한 이명재 현 사법연수원부원장은 검찰안팎에서 인정하는 경제전문검사로 이름이 높다. 이철희·장여자사건, 명성사건을 처리했으며 5공비리, 전경환과 새마을비리, 현대상선 탈세사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뇌물감정의혹사건 등을 수사했다. 경북 영주생으로 경북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한국은행에서 3년간 은행원생활을 하다 사시 11회에 합격해 법조의 길로 들어섰다.수서택지분양사건을 맡아 한보그룹 정태수회장으로부터 뇌물수수진술을 받아내 국회의원 청와대비서관 등을 구속했던 정홍원울산지청장도 경제전문 베테랑으로 통한다. 정검사는 5공때 이철희·장영자사건을 수사하면서 미궁에 빠진 돈의 행방인 이·장부부의 주식투자손실분을 명쾌히 밝혀 경제검사로서의 이름을 날렸다. 경남 하동출신으로 진주사범학교 성균관대 법정대를 나와 14회 사시로 검찰의 길에 들어섰다.서울지검 3차장인 이종찬검사도 경제통으로 꼽히는 검사다. 재벌을꿈꾸다 좌초한 율산그룹사건과 이철희·장영자사건을 담당했으며새정부출범후 사정작업을 위해 대검 중수부에 합류한 뒤 동화은행안영모전행장과 김종인전청와대경제수석을 수사했었다. 이번 비자금 사건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중수부에서 수시로 자문을 구했었다. 경남 고성태생으로 삼천포제일고 고대 법대를 나온 사시12회 출신이다.◆ 자금추적 뇌물수수 등 철저 해부이번 사건의 주임검사인 문영호중수2과장은 대검 마약과장을 거친수사와 기획에 밝은 「학자풍 검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 87년 범양상선사건의 주임검사로 기업자금의 변태지출인 외화범죄와 조세포탈 등에 관해 나름대로 일가견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구자경 LG그룹명예회장을 심문했으며 주임검사로 노전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의 청구인이다. 부산태생으로 부산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시 16회에 합격했다.김성호검사와 함께 「사시16회 트리오」로 불리는 서울지검 박주선특수 2부장, 김상희 형사3부장도 대형 경제사건들을 수사해온 경제통에 속하는 검사들로 알려져 있다.김상희검사는 이·장사건의 주임검사로 사채시장을 파헤쳤으며 『하나의 대형경제사건은 또 다른 대형경제사건을 불러일으킨다』고나름대로의 경제사건에 대한 견해를 경제사건사례집에서 피력하기도 했다. 대구생으로 경북고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박주선검사는 지난 81년 저질연탄사건을 맡아 매끄럽게 끝맺었으나경제사건이 가져온 경기위축으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해 검찰의경제사건수사에서 법리와 실물경제의 경계점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환기시키기도 했다. 전남 보성태생으로 광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이밖에 현금카드위조사건의 채방은서울지검 북부지청장, 일본인 금괴밀수사건을 맡은 채수철대검 감찰1과장, 세무자료조작사건의 박영수대검 강력과장, 국유지사기사건의 조한욱제천지청장등도 대형경제사건을 무난히 종결지은 경제전문검사로 검찰내에서 인정받고있다.채방은북부지청장은 서울태생으로 경기고 서울대 공대를 나와 사시12회출신이다. 채수철감찰과장은 전북 군산태생으로 전주고 서울대법대를 나와 사시 15회로 검찰문을 들어섰다. 박영수 대검강력과장은 제주태생으로 동성고 서울대 문리대를 나와 사시 20회에 합격했다. 조한욱 제천지청장은 부산태생으로 경남고 부산대 법대를 나와사시 23회로 검찰의 길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