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간통사건이 왜 노동의 문제로 비화되었는지가 오늘의 주제다. 낙원을 쫓겨나는 아담과 이브에게 두가지 형벌이 가해졌다. 하나는 출산의 고통을 맛볼 것이라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이제 힘든노동을 해야 먹고 살 것이라는 점이다.이 두가지 주제는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창세기가 인간의 역사에 관련해 길고 긴 「진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하자.그렇다면 창세기는 적어도 수백만년 동안 서서히 진행된 성의 진화를축약적으로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다.우선 무수한 아담들과 이브들을 가정할 수 있다. 아마 창세기 시절의 인간은 아이를 낳을 때 별다르 고통이 수반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늘날 들판의 야생동물들이 그렇듯이 잠깐의 산고만으로도 자식을 낳았을 터이고 애비가 누군지 알아야할 필요도, 알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아이는 또 태어난지 수시간이면 제발로 뛰어다녔을 지도 모른다.그러나 어느 시점에선가 인간은 진화의 결정적 순간, 즉 직립하는순간을 맞았다. 약 1천만년 쯤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부터성은 본격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우선 여성의 질이 앞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땅바닥을 길때 항문쪽으로 열려있던 질이 이제 두발로 일어서면서 앞쪽으로 열리게위치가 변경됐다. 물론 서서히 변해갔다. 모든 아담과 이브들에게서 직립이 보편적인 것이 되었을 때 이제 섹스도 앞으로 하는 것이정상위 가 됐다. 자세도 다양하게 발전되어 갔다. 질의 위치가바뀌면서 대면위가 새로 추가됐을 뿐만아니라 실로 다양하고 아름다운 체위들이 창조됐다.다듬어지고 개발되어온 체위들중엔 지나치게 복잡해 흉내내기 어려운 것들마저 있을 정도다.대면위 섹스를 결정적 중요성을 갖는 일로 평가하는 인류학자들도많다. 심지어 어떤 학자는 이것이 언어가 형성된 계기였을 것이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얼굴을 맞댄 자세의 섹스는 상대의 표정을통해 상호간 복잡한 감정을 낳았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말이 생겼다는 것이다. 연애편지를 많이 써 문학가가 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떻든 얼굴을 맞댄 섹스에서 말이생겼다는 말은 흥미있는 분석이다.이제 골반도 변했다. 직립자세에 맞추어진 골반은 점차 좁아졌고아이를 낳을 때는 지독한 고통이 따랐다. 아이도 미성숙 상태에서출생했다. 좁은 골반을 빠져나오기 위해서 아이는 몸집이 작아야했다.이제 기능으로서의 아비와 어미가 출현했고 경제단위로서의 「가족」이라는 것이 태어났다. 창세기는 인간 진화의 바로 이 순간을 낙원에서 추방되는 인간으로 기록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