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씨. 지난 88년에 강원도 홍천군 서면 개야리에 대지 1백30평에 세워진 허름한 농촌주택을 샀다. 집구입에 들어간 돈은 모두2천만원. 처음 집을 봤을 때만 해도 개야리의 도로는 모두 자갈길인데다 교통이 불편한 외진 곳에 있어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몇번다니다보니 산수가 워낙 수려해 가끔은 요양도 할 겸해서 집을 구입키로 결정했다.백담사에서부터 내려온 홍천강물이 바로 앞을 흐르고 종자산자락이강줄기를 따라 치마폭처럼 펼쳐진 모양새가 한 폭의 산수화였다.경기도 용인이 고향이었지만 정년퇴직후 돌아갈 집으로 이곳을 정했다. 박씨는 퇴직을 눈앞에 둔 지난 93년 5월, 약 3천9백만원을들여 방 5개를 들인 건평 35평규모의 집을 짓기 시작했다. 열악한도로사정에도 불구하고 워낙 산수가 빼어나 주말이면 강변이 휴양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어 민박집이라도 할 요량으로 방을 넉넉하게 만들었다. 퇴직금을 몽땅 털어 넣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셈이었다. 텃밭 한 귀퉁이에 닭장을 만들어 토종닭을 기르며 요리도 배웠다. 물놀이가 시작되는 오뉴월부터 단풍이 끝날 때까지 주말에는예약손님이 아니면 받지 못할 정도로 단골이 늘어났다.지난해부터는 마을 앞길이 말끔히 포장까지 됐고 15분 거리에 대명스키장이 들어섰다. 양평 청평 홍천 춘천 등 사방이 똑같이70리(28km)길로 어디를 가든 왕래가 편했다. 박씨는 주말주택으로정한 집이 삶의 정착지가 된데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동산투자에 성공한 경우였다.박씨가 구입한 이른바 주말주택은 요즘 새로운 부동산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동산상품이다.최근들어 주말이면 각종 스포츠 레저시설물 등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행렬들로 인근 도로가 꽉 찬다. 또 조기 출퇴근제 주5일근무제등이 확산되고 있어 주말을 즐기려는 인파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호젓한 산과 숲이 있는 곳에서 주말을 보내고 싶어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주말탈도시화로 주말주택 인기이러한 경향을 감안해 주말 탈도시의 한 방법으로 주말주택을 권할만하다. 전원주택은 직장 출퇴근이 문제가 될뿐만 아니라 자금도더 소요돼 형편이 여의치 않지만 전원생활을 만끽하려면 주말주택이 유리하다.전원주택이 생활장소의 제약이 따른다면 주말주택은 주말에만 내려와 쉬었다 가는 세컨드하우스의 개념이다. 물론 전원주택이나 주말주택이나 도심지 주변에 있다는 점은 비슷하다.이농현상으로 농촌의 비어있는 주택을 눈여겨 보았다가 조건을 고려해 구입해 주말주택으로 사용하면 된다. 주말주택은 근무형태의변화와 여가시간을 더욱 즐기려는 경향이 확산됨에 따라 그 선호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천지역주말주택의 조건은 도심을 벗어난 곳이다. 주변경관이 수려하고 교통거리상 멀지 않은 곳에 스포츠 레저시설물이 있는 곳이면 더욱좋다. 그러나 이런 시설들이 있는 수도권 인근은 값이 많이 올라평당가격이 비싸므로 소액투자는 불가능하다.수도권에서 한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지역들은 이미 값이 오를만큼 올라 평당 50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에 평당10만원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주말주택 후보지들은 수도권에서 2시간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곳들이다.따라서 수도권에서 2시간정도의 거리면 무난한 지역으로 추천할 수있다. 금요일 출발해서 월요일 아침에 돌아오거나 토요일 출발해서일요일 오후에 돌아올 수 있는 곳도 있다.물론 주말의 행락인파로 도로정체현상이 있겠지만 도심을 벗어난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움이고 텃밭이라도 가꿔 자연과 호흡한다는 생각으로 충분히 보상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주말주택을 「별장」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대부분의 주말주택은 단촐한 기존 농가주택이나 신축가옥이라고 보는게 정확하다.따라서 큰돈이 필요하지 않은 투자대상이다. 몇백만원부터 3천만원정도의 여유자금이면 수도권에서 2시간 거리에 충분히 주말주택을마련할 수 있으며 조금만 수리하면 당장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다.수도권 동부지역: 수도권 동부지역의 주말주택후보지들은 영동고속도로를 으뜸길로 한다. 현재 원주까지 4차선 도로가 시원스레 뚫려있어 1시간30분 정도면 원주진입이 가능하다. 매물정보를 수집하다보면 운 좋게 여주군과 양평군에서도 평당 10만원대의 주말주택을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경우라면 평창군 영월군 횡성군에서 주말주택은 평당 10만원으로 보다 좋은 여건의 주말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라면 광주에서 이천으로 42번 국도를 따라가면서 경관이나 조건이 좋은 주말주택을 만날 수 있다.서울동북쪽의 경춘가도를 따라 춘천방향으로 가다가 가평군 내륙과춘천군 안쪽에도 평당 1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주말주택이 남아있다. 특히 이 지역은 자연경관이 수려해 「그림같은 주말주택」이많다.◆ 경매부동산 공급시기 맞추면 싼값에 구입수도권 북부지역: 휴전선방향으로 가는 길은 크게 세갈래길이 있다. 우선 3번 국도를 따라 의정부 동두천 전곡을 지나 연천에 닿는길이 있다. 연천군에서 휴전선방향으로 조금 들어가면 평당 10만원대의 주말주택이 많이 있다. 다음으로 37번 국도를 따라 포천군 일동면과 이동면을 지나 철원에 당도할 수 있고 43번 국도를 따라 포천읍 갈말읍을 지나 철원에 이를 수 있다.철원군에서 휴전선방향으로 조금 진입해도 싼 주말주택을 구입할수 있다. 이곳은 군사보호구역이 많아 규제가 심하므로 자연환경이그대로 보존돼 있을 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이다.끝으로 자유로와 통일로를 따라서 파주군으로 가는 길이다. 수도권북부지역이면서도 교통여건이 좋고 일산신도시 주변이라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비싼 편이다. 그러나 파주군 적성과 파평지역 일부에서는 싼 주말농장을 만날 수 있다.수도권 동남부지역: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가 대표적인 도로다.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의 접근이 쉬운 지역은 이미 값이 올랐으며 매물도 적지 않은 곳이다. 반면에 조금 벗어난 평택군아산군에는 평당 20만원대의 매물도 나오며 충북 진천군 괴산군에는 평당 10만원대의 주말주택들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수도권 서부지역: 김포군과 강화군을 들 수 있으나 다른 지역에 비해 값이 비싼데다 개발 가능성이 높아 매물도 잘 나오지 않는 곳이다. 평당 20만~30만원대의 매물이 가끔 보이나 정보수집이 관건이다.◆ 구입시기 및 방법주말주택의 구입시기는 겨울철이다. 즉 지금이 가장 좋은 때다. 영농으로 인해 바빴던 농촌일정이 추수이후에 조금 한가해지기 때문이다. 이농으로 인한 농촌의 빈집들이 이 시기를 통해 매물여부가정해지고 설날을 전후해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부동산처분 등에관한 내용을 상의하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실명제 때문에 매물이많이 나올 것이라고 부동산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어 주말주택 구입시기는 지금부터 내년 6월말까지가 절호의 시기다.게다가 성업공사나 법원에서 실시하는 경매부동산의 공급이 다양해지는 시기에 선택만 잘하면 일반매매보다 훨씬 싼값에 주말주택을취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주말주택 구입은 지역의 부동산중개업소와 수도권의 중개업소, 일간지 등의 부동산 경매 급매물건을 보고 구입할 수도 있다.주말주택을 구입할 때는 농가의 상태, 도로여건 등을 반드시 사전에 살펴야 한다. 아울러 마을사람들이 외지인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있지 않는가에 대한 파악과 마을주민들과 융화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자칫하면 주말주택의 생활이 도시생활만큼 피곤해 질 수도있기 때문이다.◆ 구입시 주의점주말주택으로 이용되는 농가주택은 준공된지 20년이 경과한 단독주택과 25.7평이하의 주택을 말한다. 따라서 이미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주말주택을 구입할 경우도 1가구 2주택에 해당되므로 세법상의 절세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주말주택으로 구입하려는 농가주택은 토지소유주와 주택소유주가 다른 경우가 많아 반드시 등기부등본상 실소유주와 계약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별 규제에 관해서도 부동산전문가와 상의해 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