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다. 새해는 새롭게 시작해야 맛이 난다. 그러자면 묵은 것은가능한한 걷어내야 한다. 이 과정이 인사다. 12월 결산법인들은2월주총에서 이 과정을 거친다. 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임기만료된임원들은 물러나고 새로운 「별」이 탄생한다.올 주총에서 임기만료되는 시중·지방·특수은행의 임원은 71명에달한다. 지난해의 75명보다는 약간 적다. 그러나 50명 안팎이던 예년에 비해선 많은 수준이다. 올해는 임기가 남아있는 임원들도 상당수 경질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지난 93년부터 일부 은행은 임기만료가 아닌 임원들도 과감히 교체해왔다. 경영합리화를 위해서다. 이런 추세는 올해 더욱 심화될 것같다. 특히 지난해 결산결과 상당수 은행이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은행의 배당률이 낮아졌다.◆ 현정권 세대교체 바람 파급, 교체 폭 커질 듯몇몇 은행은 아예 배당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로선경영책임을 문제삼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선 「희생양」이 필요하다. 자연 임원들이 임기에 관계없이 퇴진해야 한다. 여기에 비자금사건도 간접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비자금사건 연루은행의 임원들에 대한 직접적인 인사조치는 없었다. 그러나 주주총회라는 자연스러운 기회가 마련된 이상어떤 식으로든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렇게 보면 올 주총에도 예외없이 「인사태풍」이 휘몰아칠게 분명하다.올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중 은행장급은 5명이다. 홍세표한미은행장 이창희부산은행장 최종문강원은행장 이우영중소기업은행장 박종석주택은행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문민정부가 들어선지난 93년 은행장으로 선임됐거나 연임된 사람들이다. 이들의 연임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창희부산은행장만이 연임만료이기 때문에 퇴진이 불가피하다. 은행감독원에서 「3연임불가원칙」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이우영행장과 박종석행장의 연임가능성은 반반이다. 두 행장이 무난히 은행을 이끌어와 연임조건은 충분히 갖췄다는게 일반적인 평이다.그러나 국책은행의 성격상 대주주인 정부, 구체적으론 재경원의 의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명의 관료라도 더 산하기관에 내려보내야 할 필요가 있는 재경원의 입장을 고려하면 경질쪽에 무게가실리고 있다. 또 이들이 다른 기관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두 행장이 물러난다면 정부관료중에서 후임자가 선임될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부행장이나 전무급중에선 김용요 서울은행전무의 거취가 관심사다.전무로서는 초임임기만료이긴 하지만 감사를 거쳤다는 점에서 연임이 불투명하다. 김전무가 퇴진할 경우 김영휘감사의 전무승진이확실시된다. 구자용상업은행전무와 박준환외환은행전무는 이사임기가 만료되기는 하지만 지난해 주총에서 전무로 선임됐다는 점에서연임은 거의 확실하다. 구자정보람은행전무(금성투금출신)는 김동재 행장이 한양투금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임쪽으로 기울고 있다.감사들은 그동안 연임한 경우가 별로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기만료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회사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상무급중에선 반수이상이 교체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이런 예상은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하다.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끼여드는게 은행인사이기 때문이다.그렇다하더라도 올 주총에선 몇가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우선은 세대교체바람이다. 현 정권이 세대교체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준공무원」인 은행도 이런 바람을 비껴나지는못할 것 같다. 따라서 임원교체폭도 훨씬 커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임기만료된 임원의 48%가 물러났다. 중임은 물론 초임임원도 상당수 자리를 잃었다. 세대교체바람이 거세질경우 교체폭은 60%가까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