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란 실수가 인정되는 게임이다. 골프는 매홀마다 실수를 해도「잘 친다」는 소릴 들을 수 있다. 규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90타를친다면 그것은 결코 못치는 골프가 아니다.90타는 핸디캡 18을 의미하고 핸디캡 18은 매홀 보기플레이를 한다는 의미이다.보기란 정규타수보다 1타가 많은 타수이고 그 「1타 플러스」는 홀마다 최소 한번 이상의 실수를 전제로 한다. 파4홀에서 티샷과 세컨드샷이 모두 부실해도 서드샷을 그린에 올리면 보기가 보장된다.심지어 서드샷까지가 모두 시원치 않았어도 4번째 샷을 핀에 붙이면 보기이다.골프의 보기란 이같이 「골퍼의 손」안에 있는 스코어이다. 그런데도 골퍼들이 보기플레이조차 힘겨워 하는 것은 실수를 인정하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실수가 나면 골퍼들은 그 실수를 만회하려애쓴다. 드라이버샷이 토핑이 돼 1백20m 굴러가는데 그쳤어도 골퍼들은 나머지 2백여m를 온그린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2백여m를 온그린시키겠다고 치면 더 치명적인 미스샷이 나는게 골프의 논리.무리가 무리를 낳으며 그 쉬운 「보기」가 물건너 간다. 결국 최초의 실수가 발생하면 그 실수를 그대로 두고 거기서부터 다시 정상적 플레이를 펼쳐 나가야 한다.파4홀에서의 2온은 프로의 기본이지 보기플레이어의 기본 포지션이아니다. 그러니 최초의 미스샷이 발생하면 「그 실수를 만회해야한다」는 욕심을 삭이고 다시 툭툭 쳐 나가면 된다. 매홀 실수가나오는데 매홀 만회하려 하다가 매홀 더블보기를 하며 후회하지 말자는 것.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를 하면 보기가 더 없이 부러운 스코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