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이긴 자나 진 자나 망신창이가 되고 만다.걸프전에서는 그러나 CNN이란 혜성처럼 등장한 영웅이 있었다. 『백색의 섬광이 도처에서 번뜩이고 공중으로 포탄이 발사되고 있다』. 과거에는 감히 생각도 못했던 「전쟁생방송」으로 베트남전에서와 같은 전세의 은폐를 더 이상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통신위성의 위력이다.부시는 백악관에 앉아서 이라크군의 동태를 파악한다. 후세인은 지하벙커에 숨어야만 한다. 얼굴을 내밀면 군사위성의 렌즈에 잡히고곧바로 포탄세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북한 영변의 핵처리시설이도하신문지상에 올려진 것도 마찬가지다. 첩보위성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이처럼 각종 인공위성들은 푸른 빛이 감도는 지구를 맴돌며 가공할힘을 발휘하고 있다.CNN의 전쟁생방송을 가능케 한 것은 통신위성과 SNG(SatelliteNews Gathering)란 이동위성중계기가 있기 때문이다. 통신위성중에는 가장 귀에 익은 것이 인텔새트(INTELSAT)이다.인텔새트는 국제상업통신위성기구의 약어인 동시에 일반적으로는이 기구에서 관리하는 통신위성들을 지칭한다. 64년 미국 유럽 일본 등 11개국이 모여 잠정 발족한 후 65년4월에 인텔새트1호를 쏘아올렸다. 38kg의 중량에 통신용량은 약2백40회선이었다. 이후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상공 3만6천km의 지구정지궤도에 통신위성을발사, 전지구를 연결하고 있다.걸프전에서 CNN방송이 사용하는 SNG의 위력을 느낀 이후 국내방송에서도 SNG를 이용한 위성생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SNG시스템은 휴대용장비로 현장을 잡아내고 중계차에 탑재된 1.8m짜리 안테나를통해 위성을 향해 전파를 내보내기만 하면 된다. O.J.심슨을 차량으로 추적보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SNG는 어떤 지형적인 여건에도 구애받지 않고 전파만 쏘면 곧장 위성과 연결되므로 훨씬 신속한 보도가 가능해진다. 국내의 모 방송국이 독도 마라도 고성 통일전망대등을 연결해 SNG와 통신위성(인텔새트)을 통해 방영했던 「생방송 아침만들기」라는 프로그램이실례가 된다.◆ ‘인마살상용’ 안되도록 감시해야무궁화위성같은 정지궤도위성은 물론 세계적인 통신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이리디움 글로벌스타 오디세이 등의 각종 위성이동통신프로젝트들로 인해 조만간 지구둘레에는 더 이상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저궤도위성들이 들어찰 것으로 보인다.인공위성들이 놀라운 위력을 보여주는 또다른 쪽이 첩보나 기상등과 관련된 관측분야다.관측위성들은 지상2백km(위성이 떠있기에 좋은 최저높이)이상의 낮은 궤도에서 활동한다. 지구상 어느 곳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되고핵무기가 제조되며 태풍의 눈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등을밝혀내는 위성들이다.무궁화위성과 같은 정지궤도위성들이 일정한 위치에 있는 것처럼보이는데 비해 저궤도위성들은 위치를 바꿔가면서 전쟁시에는 적국의 영공을 날기도 한다.사진정찰위성의 경우 구름등 기상조건이 나쁘지 않으면 지상의30cm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해낸다. 또 전자정찰위성은 지상의 전자신호를 감지하는데 쓰인다. 지상의 전파를 수신, 무선통신이나 레이더의 특성 위치 등을 알아냄으로써 군사시설의 위치 작전동향을파악하게 된다. 미국의 랜드새트(지상관측) NOAA(해상관측) 일본의 GMS(기상관측) 유럽의 SPOT(지상관측)등이 관측위성들이다.인공위성기술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해 인간의 삶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물론 「인마살상용」이 아닌 쪽으로 발전시키는모두의 감시가 있을 때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