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현대그룹회장은 지난 1월 3일 취임식을 겸한 시무식에서 현대가 미래산업인 항공우주산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가 이같이 메하늘을 정복하겠다?고 선언하자 항공우주산업에대한 재계와 국민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게 됐다.현대의 참여로 항공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된 셈이다. 또 현대의 2세 경영체제가 출범하는 바로 그날, 말수 적은 신임 정회장의 입에서 제철업 금융업과함께 항공우주산업을 주력사업으로 정한다는 발표가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현대의 항공우주산업 본격 참여 선포는 곧 실천으로 이어졌다. 현대전자가 지난 1월 23일 메글로벌 스타 프로젝트?의 주관회사인미국의 스페이스 시스템즈 로랄사, 이탈리아의 알레니아 스파지오사와 글로벌 스타용 저궤도 위성체 26기를 납품키로 계약했다고 발표한 것. 정몽헌현대전자회장은 ?1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경기도이천 공장에 위성체 제작설비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현대전자는 내년중 저궤도 위성 1기를 제작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05년까지 정지궤도 위성을 포함, 총40기의 인공위성을 생산할방침이다.◆ 대한항공 LG정보통신 한라 한국중공업 등 진출현대의 위성체사업개시는 후발업체의 핸디캡을 딛고 항공산업에 당당히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자 우회전략이라고 해석된다. 먼하늘(우주)부터 정복하고 가까운 하늘(항공)로 들어선다는 계획이다.국내 항공기제작업계에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대한항공을 비롯해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한라중공업 등이 이른바 선발업체군을 이루며버티고 있다.이미 항공기생산체제의 역할 분담도 완료됐다. 일반항공기(고정날개)의 경우 삼성항공이 한국형차세대전투기사업(KFP)에 따른F-16기를 99년까지 생산하는 것을 비롯 경전투기겸 고등훈련기인KTX-2기도 2005년부터 생산할 방침. 대우중공업은 기본훈련기인KTX-1기를 2004년까지 생산완료하도록 돼있다.헬기(회전날개)는 대한항공이 대형헬기인 UH60(블랙 호크)생산을 오는 99년까지 마치고 대우중공업이 경전투헬기(KLH)사업을개시하는 것으로 작업이 분담돼 있다.현대는 러시아 야크기나 일본 가와사키의 헬기부품 등을 소량 생산해왔으며 항공전문업체인 현대기술개발을 94년 3월에 설립했으나아직 기술수준이나 생산경험은 미미한 수준.때문에 늦깎이로 시작하는 항공산업보다는 전인미답인 우주산업에선제공격을 해보자는 게 현대의 숨은 의도로 보인다. 현대의 이같은 우주선점전략이 골격을 드러내자 고정날개 항공기부문을 싹쓸이하고 있는 삼성항공과 한국 비행기역사의 「자존심」 대한항공 등기존 업체들의 영공수호전략이 곧 대대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방위산업부문에 특화해온 대우중공업과 무궁화1, 2호의 발사체 핵심부품을 국내 최초로 납품한 실적을 지닌 한라중공업 등도「스카이워즈」에 가세해 국내 항공우주산업은 전에 볼 수 없던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LG그룹도 지난해부터 LG상사를 통해 헬기판매영업을 시작했으며 항공우주기술의 총아라고 불리는 항공전자(애비오닉스)부문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그러면 여기서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은 지금 어디쯤에 와있는지를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먼저 우주산업에 대해서 살펴보자.한국은 지난 70년대 군용로켓의 개발을 시도한 이후 90년대들어 무궁화 위성사업과 다목적 실용위성 개발사업 국제공동위성이용사업참여 등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태동기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94년말 기준으로 본 국내 우주산업의 생산총액은 약 23억원, 종업원수는 5백80명, 수출액은 14억5천만원으로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서방 선진국의 우주산업 시장규모는 지난 92년 현재 약4백50억달러로 미국 EU 일본 등 3개국이 세계 우주산업을 주도하고 있다.우주산업은 80년대 이후 연평균 7.3%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있다.최근들어 세계 우주산업계에서는 자국의 기술우위유지와 위험분담을 위한 선진국간의 수평적 국제협력이 확대되고 있다.그 대표적인 예가 글로벌 스타다. 이 프로젝트는 전세계에 56개의위성을 쏘아올려 음성 화상 데이터 문자정보 등을 전송하는 국제위성통신사업이다. 전화는 물론 화상통신과 팩시밀리교환 등을 할수 있는 통신망으로 지구촌을 한데 묶겠다는게 취지다.한국의 우주산업은 올해부터 2000년사이에 독자적인 위성 운용국가로 발돋움하는 과정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동안에는위성시스템의 독자개발능력을 확보하고 주요 핵심부품을 국산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위성체와 함께 발사체 부문에서도 추진기관 핵심기술 개발을 이 기간동안 완료하고 지상설비와 이용기기등도 국내 수요분에 대해서는 자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업계의 목표다.이같이 우주산업의 전초단계를 거치고 2000년대를 넘어서면 한국은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우주산업 중심국가로 커나갈 수 있으리라는게 관련업계의 희망이자 지상과제다.그 때가 되면 핵심부품은 수출할 수 있고 발사체 시스템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개발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위성체 수출시장에 대해서는 오는 2005년이 되면 ?인공위성4백50억달러 ?발사체 5백50억달러 ?지상설비 8백억달러 등총1천8백억달러에 달한다는 전망도 나와 있다.(유러컨설트사 메월드 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서베이 10년 전망?,1993)◆ 2005년 1백5억달러 매출 전망국내 시장규모는 2001년부터 5년간 ?인공위성 1조3천5백억원 △발사체 1조2천억원 △지상설비 5조4천억원 등 총 7조9천5백억원대에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 91년에서 95년까지 시장규모가3천7백억원인 것에 비하면 21배나 늘어난다는 전망이며 올해부터2000년까지의 예상시장규모인 1조2천5백억원에 비해서도 6배가량확대된다는 계산이 나온다.우주산업이 이처럼 초고속성장을 할 것으로 예견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항공산업의 미래상도 가히 메극초음속?으로 비약하리라는 게일반적인 견해다.앞으로 세계의 항공여객수요는 오는 2005년까지 연평균 5.5%가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2013년까지 20년동안비행기의 예상수요는 신규수요 9천4백대 교체수요 4천6백대 등총1만4천대, 이에 따른 시장규모는 총9천8백억달러 수준에 달할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국내 항공기산업 시장규모는 세계시장의 성장세를 앞지를 것이 분명하다.한국의 항공우주산업 매출액은 지난 93년 기준으로 7억5천만달러수준으로 미국의 1천2백42억달러에 비해 1백6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영국(1백66억달러) 프랑스(1백59억달러) 독일(1백12억달러) 일본(75억달러) 등에도 비교가 안된다.그러나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중중형항공기 제조사업이라든지 엔진동체 등 부분제품제작사업 등이 활발하게 전개돼 오는 2005년이 되면 한국의 항공기산업은 1백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이중 62%인65억달러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수지도 2000년께17억5천9백만달러 정도 역조를 보이다가 2005년이 되면 23억4천5백만달러 정도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일단 2000년대에 들어서면 KTX-1(기본훈련기) KTX-2(고등훈련기)중형항공기 등의 완제기 수출이 본격화되는데다 차세대 전투기경전투기 및 다목적헬기의 국내생산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8인승 쌍발복합재 항공기 등 다양한 중소형항공기의 생산도 본격화될 것이다. 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등 업계는 이러한 근거로 한국이 오는 2005년께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중국 이탈리아 캐나다에 이어서 10대 항공국안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한국의 항공산업종사자도 10년후엔 현재 인력의 약6배 규모인 6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를 위해 약4조원의 투자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는 이같이 거대한투자를 위해서 정부당국의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있다.그래서 건의된 것이 대통령직속의 항공우주기획단이다. 개별 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성격의 사업이 항공우주사업이니 만큼국가 중점사업으로 지정해 금융 세제 인력 기술상의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우리나라 산업의 중심이 섬유에서 출발해 자동차 전자 반도체쪽으로 옮겨왔다고 할 때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산업은 항공산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이대원삼성항공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