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익률보장각서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투신사의 자산운용은 생각보다 보수적이다. 영업부문의 과도한 경쟁과 달리 효율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운용전략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유업무가 고객의 수탁자산을 운용하는 것인 만큼 과욕에 의한 무리한 투자나 편법운용이 설자리가 없다는게 펀드매니저들의 한결같은 입장이다. 따라서 주식투자의 경우에도 내재가치위주의 원칙론이 자리를 잡아가고있다. 투신사의 펀드에 삼성전자 포철 한전 현대자동차 등이 공통적으로 편입돼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수관련주를 편입함으로써 기본적인 시장흐름을 따라가자는 것이다.다시말해 투신사들의 자산운용 목표수익률은 기본적으로 시장(주식)상황을 웃도는 정도이다. 무조건 높은 수익률을 좇는게 아니다. 시장의 성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투신사 주식형펀드의평균수익률은 주식시장의 움직임보다 2, 3%정도 앞설 뿐이다.올들어 2월 7일까지 한국투신 대한투신 국민투신 등 서울 소재 3투신사들의 주식운용수익률은 2%내외를 기록하고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한 점에 비춰볼 때 평균적으로 직접투자보다 투신사를 통한 간접투자실적이 좋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투신사별로 또 펀드매니저별로 운용전략이 다르다.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매니저를 찾아 자금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 공격적인 영업스타일을 보이고있는 한국투신의 경우 그때그때 시황에 따라 시장을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은행주를 집중적으로 거둬들이는 것도 이같은 운용패턴을 반영한 것이다.매매면에서 리스크를 안고있는 중소형 개별종목도 실적 및 성장성이 좋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투자한다. 은행 보험 기금 등의 자산운용자들이 한투의 단기적인 운용전략을 주시하는 것도 시장흐름을같이 타자는 의도에서다. 94년 하반기 삼부토건이 자산가치를 바탕으로 주가가 폭등한 것도 따지고보면 기관들의 공감대가 적절히 형성된데 따른 것이다.이에 반해 대한투신은 가치위주의 투자를 고집하고있다. 잔잔한 물결에 따로 신경을 쓰지않는다. 삼성전자 한전 한국이동통신 등 핵심블루칩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물론 보험주 등 성장성이뛰어난 업종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펀드매니저들도 경제연구소출신이 많아 정석투자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일부에서는 리스크부담을 회피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대부분의 매니저들이 방어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고있다.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지않고 좋은 종목을 쌀 때 사들어가는게 대투의 투자비결인 셈이다.3투신중 막내격인 국민투신은 한투와 대투의 장점을 적절히 활용하고있다. 때론 단기수익을 거두기위해 공격적으로 시장에 참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적위주의 기본적인 투자원칙을 중시한다. 지난해 LG정보통신이 상장되자마자 공격적으로 매수해 단기간에 수십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도 발빠르게 시장에 대응한 사례이다.투신사별 운용색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펀드매니저들의 종목선정방식은 비슷하다. 회사차원에서 안정성 수익성 유동성을 고려해 종목을 선정하면 펀드매니저들은 자신이 맡은 펀드에 30~50여 종목을편입한다.따라서 펀드의 기본적인 골격은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유동성의 확보하고있는 일부자산(펀드의 20%정도)내에서 펀드매니저들은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80여명의 투신사펀드매니저들중 뚜렷한 간판스타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있다. 종신고용제에 따라 성취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않다. 그래서 계약직 연봉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