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문가들은 최근 우리나라 증시에서 주가차별화가 심화되는 등증시의 체질이 옛날에 비해 크게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증시의 기관화현상이 진전되면서 기존의 큰손이라는 개념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으로 이들은 진단하고 있다. 또 투자유망 지표와 관련해 과거에는 정부의 증시정책에 의존했던 것을 이제는 PER(주가수익비율) 등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올 6월말 종합주가지수는 1,000선 미만일 것이라는견해가 절반을 넘었고 특히 950이상 1,000미만일 것이라는 의견이가장 많았다.이같은 내용은 <한경Business designtimesp=20648>에서 지난 1월25일부터 2월3일까지10일동안 국내 증권전문가 5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각지에서 활약하는 주요증권사의 지점장들과 은행 투신 보험 연기금 등의 주식운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최근 주가 개별종목별로 움직여설문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8%가 90년대들어 우리 증시의 흐름이나구조가 옛날에 비해 크게 바뀌었다고 보았다. 이들중 주가차별화가심화됐다는 점에서 증시체질 변화를 실감한다는 의견이 59.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과거에는 업종별로 동반 상승하거나동반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지금은 주가가 개별종목별로 움직이는 현상이 뚜렷하다는 견해도 27.8%였다.이어 옛날식의 투자지표는 잘 안맞는다(5.5%)거나 주가의 출렁거림이 보다 커졌다(2.8%)는 순이었다. 또 「작전」이 옛날보다 성행한다는 점을 꼽은 전문가들(0.9%)도 있었다.이처럼 우리 증시의 체질이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대부분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커지면서 그동안 우리 증시를 주물러 왔던 「큰손」의 개념이 달라졌다(52.3%)는 점에서 찾고 있다. 이어지난 92년의 자본시장 개방으로 대규모의 외국자금이 들어왔기 때문(37.4%)이라는 견해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신세대 투자자들이 등장하는 등 시장참여자의 면면이 달라졌다(4.7%)거나 상장기업수와 상장주식 규모가 늘어난 결과(3.7%)라는 지적은 소수의견에그쳤다. 특히 신세대 투자자의 등장을 지목한 경우는 증권사 지점장들이 8.6%를 차지한 반면 여타 기관에선 전무해 눈길을 끌었다.「큰손」의 개념이 달라졌다는 응답에서 보듯 큰손들이 우리증시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금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큰손의 영향력이 10%미만이라는 응답이 26.6%로 가장 많았고 10%이상 20%미만과 20%이상 30%미만이라는 견해가 각각22.8%를 차지해 전체의 절반이상이 30%미만이라고 보았다. 물론30%이상 40%미만(16.1%) 40%이상 50%미만(3%)에 이어 아직도 50%이상의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도 7.9%에 달했다. 기관별로는증권사에선 10%미만이라는 견해가 30.4%를 차지한 반면 여타 기관들은 20%이상 30%미만이라는 의견이 28.9%로 가장 많아 상대적으로증권사보다 은행 투신 등이 큰손의 「파워」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최근 1년여 우리증시는 침체를 면치 못해 숱한 투자자들을 답답하게 했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장 큰 수익을 내는 투자세력으로는 단연 외국인들이 지목된 점은 곰곰이 되새겨 보아야 할대목이다. 전체 응답자의 54.3%가 외국인들이 가장 큰 수혜자라고꼽은 것이다.또 보험사들이라는 견해가 22.9%였고 투신사와 연기금이라는 의견도 각각 12.4%와 5.6%를 차지했다. 반면 증권사라는 응답은 전무해증권사들의 무더기 유가증권 평가손을 반영했고 은행(1.8%) 일반회사(1%) 일반인(1%) 등으로 조사돼 개인투자자들의 「울화통」이 여실히 드러났다. 기타 의견으로 작전세력이라고 제시한 경우도 있었다.유망한 투자지표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 것일까. 과거 70~80년대에 가장 유망했다고 생각되는 투자지표로는 정부의증시정책(36.4%)이라는 견해가 가장 많아 우리 시장에서 정부의 잦은 증시개입이 주가흐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해온 것으로 분석됐다.이어 각종 차트분석 등의 기술적 분석(21.2%) 실적호전종목(15.2%)작전(9.1%) PER(7.1%) 등의 순이었다. 개별종목의 자산가치를 나타내는 PBR(주가순자산비율)나 미래성장성을 반영하는 PEG(주가성장성비율) 등을 지목한 경우는 전무해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의 투자행태를 보여온 것으로 드러났다.앞으로 일반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투자지표에 대해선 가장많은 35.5%가 PER라고 지적했다. 또 실적호전주를 눈여겨 보아야한다는 의견도 29%를 차지했다.특히 증권사에선 실적호전주(31.7%) PER(26.7%) 등의 순으로 지목한 반면 여타 기관들은 PER(46.8%) 실적호전주(25.5%)의 순으로 응답해 기관들마다 약간의 견해차이를 보였다. 이어 기술적분석(10.3%) PBR(8.4%) 증시정책(4.7%) 개별종목의거래량추이(3.7%) 등의 순이었고 PCR(주가현금흐름비율)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그래도 「작전」밖에 없다는 견해도2.8%나 있어 국내 기관들의 의식수준이 바뀌기에는 시간이 필요한것으로 분석됐다. 대주주의 매매현황이나 낙폭과대종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은 전혀 없었다.올해는 외국인한도의 추가확대가 예정돼 있다. 대개는 상반기중에현재 15%인 종목당한도가 18~20%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7월부터 한도가 기존의 12%에서 15%로 늘어남에따라 작년 전체로는 45억8천만달러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순유입됐었다. 올상반기중 외국인한도가 18%로 3%포인트 확대될 경우 올해말까지 외국인자금은 20억~30억달러정도 순유입될 것(36.7%)이라는견해가 가장 많았다. 이어 10억~20억달러(21.4%)30억~40억달러(17.4%) 등의 순이었으며 50억달러이상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9.2%였으며 오히려 빠져나갈 것이라는 견해도 2%를 차지했다.이제 우리 증시는 4월의 총선정국과 맞물려 복잡다단한 궤적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거 이후의 주가도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올 6월말 종합주가지수에 대해선 조사대상자중 3분의2가1,000선을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많은 27.1%가 950~1,000미만을 예상했고 이어 900~950미만을 내다본 응답자가 24%로대부분 900대에 그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6월말의 지수가1,000~1,050미만일 것이라는 응답이 13.5%인 것을 비롯, 1,000선을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한 경우는 전체의 32.3%에 불과했다. 기관별로는 증권사들의 41.5%가 1,000선을 넘을 것으로 본 반면 여타 기관들에선 20.9%에 그쳐 상대적으로 증권사들이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군다나 1,200선 이상을 내다본 경우는증권사에선 7.5%에 달했지만 여타 기관들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이밖에 증권사 지점장들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지점장들은 현재 일선 영업을 총괄하면서 수익률제고(61.6%)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건전한 영업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는25%에 달했고 투자자금 유치나 회전율 제고에 역점을 둔다도 10%였다. 수수료 수입을 높이기 위해 주식을 자주 사고팔아 회전율을 높이는데 급급하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