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액센트. 시판되자마자 길거리 모습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소형자동차다. 사하라 레드(황적색) 오팔 그린(연녹색) 벨플라워(연보라색) 등 화려한 색상의 액센트가 운행됨으로써 거리는한결 생동감 넘쳐 보였다. 액센트는 다양한 색상과 곡선미 넘치는디자인에 힘입어 곧바로 히트상품대열에 끼였다.액센트의 성공에는 이회사 디자인실의 유미연씨등 여성 카디자이너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그들은 「너무 튄다」는 중역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세대의 자유분방하고 감각적인 사고를 자동차 디자인에 반영했다. 이들의 과감한 시도는 대성공, 경쟁업체의 차도 다양한 색깔로 치장하게끔 하는 성과를 가져왔다.최근 기업에서는 액센트의 경우에서 보듯, 제품디자인 및 판매 등에서 여성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 다각적으로 실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삼성전자 「라이프리더팀?도 제품기획에 여성인력을 효과적으로활용하는 예다. 냉장고 TV 세탁기 전자렌지 등 가전제품을 사용할때 느끼는 불편을 소비자인 가정주부의 입장에서 발견, 개선하기위해 여성만으로 출범했다.라이프리더팀은 보다 편리한 가전제품을 기획하기 위해서 직접 가정을 방문하거나 우편물을 통해 주부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영 화관람 음악감상 타운워칭(Town Watching) 등을 통해서 아이디어를얻어 제품기획에 반영하고 있다. 손빨래 세탁기 조작부의 색상과디자인을 밝고 선명하게 하고 전자렌지의 내부조명을 높인 것, 그리고 월드베스트 냉장고 냉장실 문을 강화한 것 등은 이팀이 거둔최대 성과였다. 이에 힘입어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기쁨을 맛보았다.최고참인 김정숙 대리는 『여성만으로 구성됐다고 흥미거리나 홍보대상으로 전락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하면서도 여성으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가전제품을 집에서 직접 사용하는 주부 소비자들의 구매동기나 행동을 이해하는데 남성들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건축설계·부실공사 감리 등 참여 확대대우전자 「아마조네스팀」은 수출관련 문서 작성에 여성의 섬세함을 활용하기 위해서 발족한 팀이다. 수출 관련 업무를 담당해 온여직원을 전문인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존 수출부에 근무하던 1백여명의 여직원중 32명을 선발했다. 미주(8명) 유럽(12명) 중동아프리카(6명) 아시아(8명) 등 4개팀에 배치됐다.현재 아마조네스팀은 가전제품 수출에 필요한 수출승인서 원산지증명서 보험서류 네고서류 등의 발급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분 산됐던 업무를 일원화하여 서류작성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또한 바이어들과의 네고기간도 대폭 줄이는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 여직원들이 꼼꼼하게 문서를 작성, 실수를 대폭 줄인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조성식 중동·아프리카파트장은 『 결혼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있고 근무조건도 다른 부서보다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주부들을 채용, 활용하는 경우도 상당수 된다. 이같은 사례는 아파트건설업체에서 자주 볼 수 있다.중견 건설업체인 경남기업도 전문여성인력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업체다. 건축사 자격증을 소지한 30대 초반의 주부4명을 재택근 무형태로 채용하고 있다. 주부중 고급전문인력을 적극 활용하자는 김학수 사장의 방침에 따른 조치였다. 이들 재택근무자중 3명이 건축설계사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다. 재건축아파트의 도면 검토와 신규프로젝트의 사업성 검토업무를 담당한다.주택설계기술팀 권회구 부장은 『이들 주부사원은 보통 7년이상의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문 숙련 인력 부족을 해결해 주고 있다』며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아파트부실공사 방지를 위한 감리단 구성에 이들을 적극 참여토록 할 방침』이라고 계획을 밝혔다.동부건설은 지난 94년 상반기부터 주부를 모니터 요원으로 채용,아파트 자재와 실내장식 등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박영경씨 등 4명의 주부들은 바닥재 천장재 등의 건축자재와 수도꼭지위치 벽지색깔 등에 관해 보고서를 회사측에 제출한다. 이들이 건의한 내용은 대부분 수렴된다.대우자동차 차량을 전담 판매하는 우리자동차 직판부 영업3팀도 여성으로만 구성돼 있다. 대우센터빌딩 1층 자동차전시장의 상 담,판매를 전담하고 있다. 일반 영업사원처럼 직접 소비자를 찾아 판매에 나서기도 한다. 직장여성들이 주된 공략대상이다. 조성숙 과장을 팀장 으로 현재 15명이 활약하고 있다.문서타이핑 커피심부름 등 단순업무에 머물고 있는 여직원들의 업무능력을 여직원 스스로가 개선하는 조직도 있다.◆ 디자인 디스플레이등 분야서 맹활약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LG증권 「프리마돈나팀」이 이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프리마돈나팀은 금년말까지 활동하면서 장기근무, 고임금에 상응하는 여직원업무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활동한다. 여성의류 디자인실은 우먼파워가 돋보이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디자이너 디스플레이어 등 여성 전문인력의 활약상이 돋보인다. 여성의류나 디스플레이의 주된 대상이 여성들이기 때문이다.나산그룹에도 여성디자이너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메이폴 꼼바니아조이너스 예츠 뽀뜨르망 등 5개 여성의류브랜드의 디자인실 은 전원 여성들로 구성돼 있다. 많게는 15명에서 5명까지의 여성 디자이너들이 이들 의류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1천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한 꼼바니아팀에도 모두 15명이 근무하고 있다.전현정 디자인실장은 여성이라 『소비자 입장에서 디자인하거나 원단을 발주할 수 있어 남성들보다 유리한 편』이라고 장점을 얘기했다.디자이너와 더불어 최근 여성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분야가 디스플레이. 백화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의 실내장식이나 상품배치 를담당하는 전문직종이다.한화유통 판촉담당팀에는 모두 5명의 여성 디스플레이어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5명이 한화유통의 잠실점 천안점 수원점 그리고압구정동 소재 갤러리아백화점의 디스플레이를 전담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의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김선희씨는 『세심하고 감성적인여성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직업』이라고 디스플레이어의 특성을 말한다.다만 『백화점 폐장후인 야간에 작업을 하기 때문에 남성동료들의도움이 아쉬울 때가 많다』고 여성만으로 이뤄진 팀의 고충을 밝혔다. 조만간 남자디스플레이어의 충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처럼 영역을 불문하고 여성들의 활약상이 돋보이자 이들에 대한기업들의 시각도 변화하고 있다. 탁아시설 산후육아 휴가 등 각종지원책으로 여성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가전제품기획 소프트웨어개발 디자인 자동차영업 등 각 분야에서여성인력의 활약상이 기대된다.그러나 『여성 못지않게 섬세한 남성도 있는 것처럼 딱히 여성일남성일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여성인력의 활용폭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인사담당자의 말도 여성인력 활용과 관련해서 한번쯤 새겨들여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