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택사장은 OB맥주 사령탑에 오른지 석달이 지나도록 단 한 번도언론과 인터뷰하지 않았다. OB맥주 정도 규모의 회사가 사령탑을바꿀 경우 대부분의 언론이 인터뷰를 통해 새 사장을 소개하는 관례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유사장에게도 인터뷰 요청은 쇄도하고 있다. 단지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있을 뿐이다. 유사장은 『지금까지는 별로 한 일이 없어서 할 말이 없다』며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 내세울만한 것이 생겼을 때 응하겠다』는 말로인터뷰를 사양하고 있다.유사장이 인터뷰를 피하는데는 남다른 고민이 있다. 회사가 어려울때 지휘봉을 건네받은 고충이다. OB맥주가 시장점유율 50%선을 지키지 못하고 절반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사령탑에 올라 부담도 크다. 김준경 전OB맥주사장이 1천1백8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를 이어 사장자리에 오른 만큼 유사장의책임이 막중한 것이다.유사장의 어려운 심정은 올초 직원을 대상으로 밝힌 신년사에서도드러난다. 유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손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회사가 해야할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이럴 경우 고통이 따르겠지만 이는 우리가 다시 태어나기 위한 것이므로 참고 견뎌 줄 것』을 호소했다.또 『현 상황에서 벗어나 주류업계의 선두자리를 계속 지키기 위해전사원이 다함께 뭉쳐 같은 목표와 전략을 가지고 전진하는 것이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선두자리고수는 영업이 최고 비결선두자리 고수를 위해 유사장이 강조하는 것은 「영업」이다.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업소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 시장확대를 꾀한다」는게 기본 전략이다. 1차거래선인 주류도매상뿐만 아니라 2차거래선인 소매점과 업소도 직접 관리함으로써 지역밀착형 영업활동을 펼치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영업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일반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실적이 좋은 영업사원에게는 보너스를 더 많이 지급할 계획이다.유사장은 스스로도 시장 상황이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장기전으로 빼앗긴 시장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영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유사장은 일선영업 경험이 전무하다. 70년고대 상대를 졸업한 후 동양맥주에 입사, 쭉 기획·경리쪽에만 근무했다. 이 덕분에 그룹내에서는 이 분야의 1인자로 통한다. 사원시절인 70년대초 자금코스트 개념을 도입, 자금조달에만 급급하던풍토를 쇄신한 것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그룹 기획실에서 3년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어 사업을 크게 볼 줄안다는게 주위의 평이다. 분석력이 뛰어나고 합리적이라는 얘기도많이 듣는다. 부하들이 결재받기가 쉽지 않은 깐깐한 스타일. 최선을 다하는 부하는 감싸주지만 불성실한 사람은 그냥 보아 넘길 수없다는게 지론. 주량은 맥주 4∼5병 정도. 많이 마신다기 보다 즐기는 편이다. 44년 충남 공주 출생.★ 미니 인터뷰 / 이종율 영업이사가 얘기하는 우리회사 마케팅 전략올해 경영목표는 「시장점유율 확대」와 「손익구조 개선」이다.1억1천만 상자의 판매량(전년대비 28.9% 성장)과 55%의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OB라거 넥스 카프리를 중심으로한 다상표(멀티브랜드)전략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효율적인 영업활동을 위해 거래처 및 소비자에 대한 정보체계를 구축하는방안도 마련중이다. 정보가 축적되면 지역특성에 맞는 영업활동을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주류업계의 선두주자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OB호프 OB프라자 등의 생맥주 체인점을 늘려 나가는 한편 OB1번지 OB라운지 등 저가병맥주 업소도 확대할 계획이다.영업력 강화도 올해 주요한 경영전략의 하나다. 영업사원뿐만 아니라 일반 관리직 사원이나 공장 직원도 1일 영업사원으로 활동하게함으로써 전사원이 영업력 강화에 동참하게 할 예정이다. 영업사원의 재량권도 확대,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함으로써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영업의 비중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일반업소에 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