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어떤 일이든 정도를 지나치면 오히려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다. 요즘 관계나 재계를 가릴 것 없이 「한국 최고의 엘리트」 집단인 서울대 출신들이 요직에 대거 등용되는 「서울대 집중현상」에서도 이같은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어느모로 보나 우리나라의 서울대 출신들은 능력과 지식을 겸비한최고의 지성인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풍부한 경험이나 노하우를보유한 여타대학 출신들의 인재들이 「최고의 지성」이 아니라는이유로 뒷전에 밀려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력있는 인사들이 주요직책을 맡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최근들어 서울대 출신의 부각이 두드러짐에 따라 하나의 사회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최근 <한경Business designtimesp=20795>에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설문결과 최근들어 사회 요직에 서울대 출신으로 지나치게 편중됐다는 의견이 전체의 3분의1을 차지했다. 또 이같은 서울대 집중현상이 사회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가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에 달했다.설문결과를 보면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일컬어지는 연줄중에서 사회생활에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를 갖는 것은 단연 학연인 것으로분석됐다. 학연을 지목한 경우가 전체의 41.5%로 가장 많았고 혈연(29%) 지연(17%) 등의 순으로 나타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특정대학 출신, 사회생활 영향준다’ 85%특히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특정대학 출신이란 학연이 중요하다는 견해가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학연이 매우 중요하다(47%)는응답과 중요한 편(38%)이라는 지적이 전체의 85%에 달했다. 반면별로 중요하지 않다(11.5%)는 견해와 전혀 중요하지 않다(3.5%)는경우는 소수의견에 그쳤다.또 응답자의 21.5%는 그동안 관직이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특정대학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호소하고 있다.물론 그런 적은 없다는 응답이 78%로 많은 편이었다.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부당대우를 받았을까. 학연에 밀려 부당한대우를 받았다는 사람들중 절반가량인 48.8%가 승진기회에서 소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목도모 등을 위한 대인관계에서 제외됐다는 견해도 16.3%였고 심지어 임금에서 차별을 받았다는 경우도4.7%나 됐다.학연에 따라 울고 웃는 우리사회의 중견인사들은 특히 현 정부들어주요 요직에 서울대 출신들이 대거 포진하는데 대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문민정부들어 정부나 기업의 임명직에 서울대 출신들이늘어나는데 대해 「특정대학에서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임명됐다」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경우가 전체의 33%에 달한 것이다. 특히 이들 부정적인 견해는 공무원들의 경우엔 22%에 그쳤으나 공사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에선 45%를 차지했다. 연령층별로는 40대에서37.8%, 학력별로는 대졸이하에서 36.7%로 평균치를 웃돌았다.반면 「능력있는 사람들이 많이 임명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응답은 63.5%. 서울대 출신중 79.2%와 공무원의 74.1%가 이같은 견해를보여 눈길을 끌었다.◆ 공사 임직원 45%등 사회요직 서울대 편중또 서울대 출신들이 각분야의 고위직에 가장 많이 임명되는 현상이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46%로 긍정적이라는 응답(30%)보다 더 많았다. 응답자 부문별로는 공사근무자(65%)와 40대(50%)에서 부정적인 견해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또 전체의 19.5%는 부분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긍정적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그 근거로 능력과 실력에 따른 발탁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70.6%(복수응답)였다. 또 유능한 인재가많기 때문(12.9%)이라거나 엘리트가 사회를 지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9.4%)는 견해등이어서 대부분 유능한 엘리트라는 점을 지목했다.이밖에 엘리트라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노력한다(2.4%) 사회에 대한기여도가 높다(2.4%) 서울대 출신이어서라기 보다는 우수인력이어서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1.2%)는 점도 기타 의견으로 제시됐다.이에 반해 서울대 집중현상이 사회에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선 여타대학 출신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기 때문이라는의견이 28.4%(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나치게 학연에 매달리게 하는 풍토를 부추긴다(18.6%)는 견해와 서울대 위주의 사회구도로 인한 사회불평등을 초래한다(11.8%)는 견해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또 서울대 출신들이 조직이나 사회구성원으로 적응을잘 못한다(5.9%)거나 채용의 공정성이 없다(4.9%) 입시제도에 큰영향을 미친다(3.9%) 자기 사고방식대로 끌고가려는 성향이강하다(2%)는 의견도 나왔다.사회 요직에 서울대 출신들이 대거 등용되는 서울대 집중현상은 교육제도와도 직결되는 문제이다.이와 관련해 조사대상자들의 대부분이 각계에서 나타나는 서울대출신 중심의 사회현상이 입시문제를 과열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시과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64.5%)는견해와 약간 영향을 준다(24.5%)는 응답이 모두 89%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별로 영향을 안미치는 편(10%)이라는 지적과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편(0.5%)이라는 경우는 10.5%에 그쳤다. 특히 공사 근무자들은 모두(1백%)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을 보였고 비서울대 출신의 91.3%, 대졸이하에선 90.7%, 40대에서는 90.5%가 입시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서울대 출신들은 25%가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해 전체 평균(10.5%)을 훨씬 웃돌아눈길을 끌었다. 사회생활에 있어서 학연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입장을 보인 사람들 중에서도 26.7%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그렇다면 이같은 서울대 집중현상이 나타나게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 집중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학연 등의 인맥을 중시하는 사회풍토(34.5%)와 사회 고위층의 서울대선호경향(33.5%)을 지목한 경우가 엇비슷하게 많은 편이었다. 또입시중심의 교육제도(11%) 학연 등의 정실위주 인사제도(8%) 등도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 졸업생중 상당수가 여론선도층이기 때문(5%)이라든가 인재를 흡수할 수 있는 여타 대학이 없기 때문(4%)이라는 응답과 서울대 교육프로그램이 우수하기때문(2.5%)이라는 견해도 나왔다.특히 학연등 인맥을 중시하는 사회풍토를 지목한 경우는 일반기업체 직원의 45.5%, 공사 근무자의 40%가 차지했고 30대 이하에선39.4%, 대졸 이하에서도 37.3%로 나타났다.결국 기업체 간부직원이나 젊은 층에서 사회풍토를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또 능력있는 사람들의 서울대 선호경향을꼽은 경우는 50대 이상에서 45.2%, 공무원의 43.2%, 석사 이상 학위소지자들의 42%를 차지했다.사회전반에 걸친 서울대 집중현상이 폐단으로 인식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같은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 보고자 서울대 출신의 고위직 독점현상이 사회에 부정적이거나 부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밝힌 응답자들(전체의 65.5%)을 대상으로 대안을 들어보았다.◆ 서울대 폐지론? 87%가 반대이들은 대체로 학연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풍토가정착돼야 하고 인사관리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능력위주의 사회풍토를 대안으로 제시한 경우가22.9%(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17.6%는 최고위층에서 공정성을 유지하고 적성에 맞는 인물을 선정해야한다는 등의 공정한 인사관리를 지목했다.또 무조건 서울대만 좋다는 식의 서울대에 대한 사회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응답도 8.4%였고 입시제도를 비롯한 교육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견해가 5.3%였다.이밖에 대학을 평준화해야 한다는 극약처방을 내린 경우도 3.8%나나왔고 서울대를 대학원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0.8%였다.한편 서울대와 관련된 많은 부작용을 고려해 항간에 나돌고 있는「서울대 폐지론」에 대해선 전체의 87%가 반대한다고 입을 모았으나 찬성한다는 견해도 10.5%나 됐다. 나머지 3%는 잘 모르겠다는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반대한다는 응답은 각계각층에서 고르게 높은 분포도를 보인 반면 찬성한다는 견해는 공사 근무자중에서 35%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또 서울대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대 특별법」에 대해선63.5%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25.5%는 찬성한다고 밝혔으며나머지 11%는 유보적인 의견이었다. 서울대 특별법은 현재 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른 「서울대학교 설치령」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것을 서울대가 연구중심의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및 행정조직을 개편하고 이를 위해 인사와 재정의 자율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골자다.여기서도 반대한다는 견해는 공사 근무자(75%)에서 높게 나타난 반면 찬성한다는 입장은 서울대 출신(37.5%)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연령층별로는 30대 이하에선 67%가 반대한다고 밝힌데 비해 50대 이상에선 51.6%에 그쳐 나이가 젊을수록 반대한다는반응을 보였고 나이가 들수록 상대적으로 찬성하는 비중이 높았다.◆ 관-재계 5백여명 대상 '코리아리서치센터'조사이번 설문조사는 <한경Business designtimesp=20820>에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실시됐다. 조사대상은 관·재계에 활약하는 5백명의 여론선도층(오피니언 리더). 정부청사 전화번호부에서임의추출한 사무관이상의 공무원 2백명과 공사에 근무하는 4급이상20명과 상장기업명부상에 나온 과장급 이상의 대기업 임직원2백50명 등이다. 우리사회의 중견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이들을 대상으로 「코리아리서치센터」에서 지난 3월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엄선된 설문지를 바탕으로 직접 전화인터뷰를 통해 조사했다. 조사대상자는 서울대 출신이 전체의 12%였고 86%는 비서울대 출신이었으며 나머지 2%는 고졸이하거나 해외유학파였다. 또 연령층별로는 30대 이하가 47%였고 40대가 37%, 50대 이상이 16%였다. 학력 기준으로는 대졸 이하가 75%였고 대학원 이상이 25%의 분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