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에 올라탄 다수의 선수들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정해진 코스를 돌아 순위를 가리고 관중들은 미리 특정후보의 순위를 예상해돈을 걸고 이를 맞힐 경우 배당률에 따라 배당을 받는 게임」.이렇게 정의되는 경륜은 경마같이 아마추어 스포츠에 관중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행심유발의 기제」를 결합시킨 게임이다. 이 경륜이 햇수로 3년째를 맞이하며 지난달 15일 개막경기와 함께 96시즌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시즌중반으로 접어들면 경륜훈련원이 새로배출하는 3기선수들이 레이스에 가담, 팬들이 느낄 묘미를 한층 높이게 된다.올해 경륜계는 순조로운 몸집부풀리기와 함께 도박장이란 불명예를씻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96시즌을 맞이하면서 경륜사업본부측은 매출 1천2백억원을 넘겨 흑자원년을 맞이한다는 야심찬목표를 세웠다. 작년 한해동안 7백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작년실적보다 60% 큰 폭의 매출확대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이같은 목표가 어렵지 않게 달성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시즌 첫날부터 12억1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이는 1년전에 비해 3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날은 입장관중도 1만1천명정도로 전년 시즌개막일에 비해 역시 3배넘는 폭발세를 보였다.◆ 선수연봉 2천만 체력관리비로도 부족해올해는 선수와 레이스수도 크게 증가한다. 현재 경륜훈련원에서 교육중인 3기선수들이 43명으로 이들은 일정 시험을 거쳐 6월중반부터는 본격적으로 경주에 투입된다. 기존선수들과 합치면 2백20명안팎의 선수들이 벨로드롬을 누비게 된다. 총레이스수는 경주일수와하루 최고레이스수의 증가로 지난해보다 30%정도 늘어난 1천5백6레이스가 된다. 뿐만 아니라 팬들의 편의를 위해 투표소도 20여곳 늘릴 계획이다.사업본부측은 『선수들의 우승상금도 지난해보다 약17%정도 늘려경기에 심혈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들의 연봉은평균 2천만원안팎으로 아직까지 프로스포츠선수로는 부족한 감이있지만 이는 연차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처럼 선수층의 보강, 레이스의 증가, 투표소의 증설 등 예정된 확대방안들이 순로롭게 이뤄진다면 사업본부가 세운 양적인 팽창목표에는 크게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더군다나 올 하반기중에 장외발매소 설립문제의 윤곽이 드러난다.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문화체육부의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결정이 나는 대로 설립부지를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장외발매소 설립이 허용될 경우 경륜의 팽창은 당장 올해의 목표치를 웃돌수도 있으며 단기간에 경마에 버금가는 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관중수와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경륜이 제대로 정착, 안정적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관계자들의주장이다. 경륜장을 찾아보면 느끼는 사안으로 우선 경륜장은 깨끗하지 않다. 유달리 「그린스포츠」를 강조하는 경기장내의 간판과아나운서의 목소리는 관중석에 널려있는 각종 쓰레기들로 인해 무색하기 그지없다. 경기보조원은 바람에 날려 장내로 들어간 신문과과자봉지를 주워내야 한다. 경기장 주변도 지저분하기는 매한가지다. 물론 이런 경기장 환경문제는 경마를 비롯, 야구 축구 등 다른스포츠경기장의 공통된 사항이긴 하다.보다 더 심각한 것은 경륜이 아직 건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경주권을 사는 잠바차림의 중년층의 지갑에는 만원권 지폐가 수십장인 경우가 허다하고 경기장주변에는 「수표 바꿔줍니다」를 속삭이는 아주머니들이 포진해있다.◆ 건전하게 즐기기위해 ‘양질의 팬’확보가 시급오로지 돈을 따겠다는 마음으로 경주가 있는 날이면 출근하는 듯한인상을 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경주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이들은 경륜장 근처에서 파는 경마의 출주표를 사기 위해 다시 인파를 이루고 있었다. 실제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식지가 가장많이 팔리는 날이 금요일』이라며 이는 『토·일요일에는 관중들이경마장으로 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경마에서 담합의 여지가 줄어들면서 경마꾼들사이에 경륜으로 자리를 옮겨야겠다는 얘기가 나돈다는 소문도 있다』고 밝혔다.경륜장에서는 또 예의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않는다. 사이클경기이다 보니 속도를 내기 위한 것도 있지만 관중석에서 쏟아지는 욕지거리와 야유를 생각하면 누가 선수라고 해도고개 들 엄두가 나지 않게 된다. 간혹 들리는 격려의 목소리는 돈잃은 관중들의 「분풀이발언」에 묻혀버린다. 물론 토·일요일 경주에는 가족단위의 관중들도 많아져 이같은 현상이 약하다고 경륜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경륜선수들의 실정을 잘 알고 있는다른 관계자는 『연습을 위해 이동차량도 필요하고 체력관리에도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프로선수임에도 다른 프로선수와 비교도 안되는 적은 연봉을 받고 있다』며 『관중들의 야유를 듣고 있으면내속이 아플 정도』라고 토로했다.결국 경륜은 아직 「저질관중들을 위한 공인된 도박장」의 요소를다분히 포함하고 있다. 『술에 취해 패가망신하기도 하지만 술자리를 좋은 비즈니스기회로 삼는 사람도 많다. 경륜을 건전하게 즐길수 있는 보다 양질의 팬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한 영원히도박꾼들에게만 한정된 공간을 벗어날 수 없다』는 한 관중의 지적을 경륜사업본부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 경륜상식 / 경기방식쾌속질주 순식간 순위 바뀌어출발시각 30분전 출전할 선수들이 자전거에 올라타 경기장을 두세바퀴 돌며 관중에게 선보이는 것으로 경륜은 시작된다. 장내 아나운서는 선수의 번호 이름 나이 출신지등 인적사항을 관중에게 알린다.경주에는 7명의 선수와 1명의 유도원이 달린다. 유도원은 선수들에앞서서 코스를 달림으로써 주행을 순조롭게 하는 역할을 한다. 기록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유도원이 없으면 선수들은 서로 견제만하며 속도을 내지 않게 된다. 경주거리는 올림픽공원 경륜장의 여섯바퀴남짓(2천25m)으로 유도원이 마지막 한두바퀴를 남겨놓고 코스를 빠져나가면 선수들의 전력질주가 시작된다. 선수들의 실력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눈깜박할 사이에 순위는 뒤바뀐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는 시속 70km에 육박하는 속도감을 느끼게 된다.관전요령방식 3가지·1백원서 5만원까지 베팅★ 관전요령 / 방식 3가지-1백원서 5만원까지 베팅관중은 선수들의 최근 성적이나 신체조건등 각종 데이터가 수록된출주표를 배부받아 우승후보를 선택한다. 경기장주변에 비치된 경주권구매표에 「몇번 경주의 어느 선수에게 어떤 방식으로 얼마를거는가」를 기입한다. 베팅방식은 세가지로 1위선수 한명을 맞히는단승식, 순위에 관계없이 1,2위 두명을 적중시키는 복승식, 1,2위를 순위에 따라 알아맞히는 쌍승식이 있다. 베팅금액은 1백원부터5만원까지.적중시 받게 될 배당률은 자동전산처리돼 수시로 모니터와 전광판에 표시된다. 예를 들어 선택한 선수의 배당률이 「31」로 나왔으면 당첨시 베팅금액의 3.1배를 받게 된다. 배당률이 높은 것은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적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다. 베팅과 배당금을 받는 일은 모두 경주전후10∼20분사이에 이뤄진다.